마이컴 1993년 2월호 - 게임성공학, 우린 이런 게임을 좋아합니다. 2부
특집 - 게임성공학, 우린 이런 게임을 좋아합니다
2부 - 국내 게임업계의 실정과 게임개발사
국내의 실정 및 대비책
게임 관련 산업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각광받을 가장 유망한 분야임에 틀림없다. 세계적인 게임 업체인 닌텐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92년 9월까지의 중간 결산 결과 닌텐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2% 늘어난 2천 7백 74억엔이었으며, 이 가운데 1천 6백 62억엔의 경상 이익을 남겨 토요타 자동차, NTT(일본 전신전화)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종업원 1인당 경상이익은 일본 최대의 가전 업체인 마쯔시다의 80배가 넘는 9천만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산업쪽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 소프트웨어는 서비스업이 아닌 제조업으로 보아야 마땅하며, 각종 지원에 인색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자금 제공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을 제공받기 위한 담보물 설정 등 그 조건이 여간 까다롭지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다. 따라서 동서게임채널이나 SKC,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에서 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게임 개발 업체들을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
물론 이들 업체들은 게임 개발팀이 개발한 제품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제품을 매매하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 또는 외국 게임을 한글로 컨버전 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들의 지원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다. 하나의 게임을 만들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걸려야 한다. 그 동안에 그들은 장비 구입이나 유지, 그리고 최소한의 생활비는 있어야 한다.
하나의 개발팀이 최소 3~4명으로 구성된다고 가정할 때 필요 경비는 아무리 적어도 2천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 이처럼 적지 않은 비용을 그들이 직접 충당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결국 누군가가 그 일에 관심을 갖고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나라 게임 업계의 외국 의존도는 점점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소프트액션을 비롯한, 미리내, 막고야 등 몇몇 게임 개발팀들이 있다. 그 중에서 현재로써는 소프트액션팀이 개발한 폭스레인저1 및 박스레인저는 나름대로 순항을 계속하고 있으며, 적어도 게임 유저들의 눈에 소프트액션팀은 '영웅'으로 비치고 있다.
고비는 바로 지금이라 할 수 있다. 제2, 제3의 소프트액션팀이 속속 등장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기업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공'을 향해 뛴다.
컴퓨터 산업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하게 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며,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져만 가고 있다.
이 점은 게임 소프트웨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업계에서는 올 PC 게임 소프트웨어 정품 시장을 약 1백억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롬팩의 경우는 전체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 가운데 약 30%인 3백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날로 커가고 있는 게임이라는 '황금어장'에 보다 튼튼한 그물을 던지기 위해 열심히 그물을 짜는 사람들이 있어 국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상황이 그리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황금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로 한다.
"영웅을 꿈꾼다" 소프트액션
92년 4월 중순, 케텔(지금의 하이텔) 게임 게시판에 폭스 레인저의 스테이지 1이 업로드 된 적이 있었다. 이 게임은 당시까지 최단 시간내에 가장 많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이것을 계기로 폭스 레인저를 만든 소프트액션팀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박스 레인저 1은 92년 5월 초 발매 이후 국산 IBM PC 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으며, 같은 해 10월 말에 발매된 박스 레인저 역시 꾸준한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소프트액션팀이 IBM PC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91년 봄으로, 폭스 레인저 1을 만들 당시까지만 해도 4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11명의 대식구로 늘어나 3개의 팀으로 나누어 일을 하고 있다. 소프트액션팀의 구성은 음악 및 기획 1명, 프로그래머 3명, 그래픽 디자이너 5명, 음성 제작 1명, 사운드 편집 1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은 폭스 레인저 2를 비롯한 승천대한, 어디스 3종류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진척된 것은 승천대한으로 약 90%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같은 격투기 게임인 승천대한은 당분간 발매를 보류한 채 자체 제작하고 있는 디스크 잡지에 수록해 빠르면 올 1월 안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배포 방식은 하이텔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2HD 1장 분량의 이 디스크 잡지에는 이 외에도 폭스 레인저 1, 2와 박스 레인저, 어디스, 기타 게임 소식 등도 수록 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미리내나 막고야 작품도 함께 수록할 생각이라고 한다.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3차원 방식의 폭스 레인저 2는 2월 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4~6 스테이지로 구성될 이 게임은 아케이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2HD 10~12장 정도의 엄청난 분량으로, 리얼타입 뷰 방식을 사용해 미사일 추적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맞는 각도에 따라 애니메이션이 다르게 표현된다.
그리고 어디스는 2인용 아케이드 게임으로, 폭스 레인저 이나 박스 레인저와는 달리 세로 스크롤 방식을 사용했다. 3월 말 완성을 계획 하고 있는 이 게임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3차원 모델링으로, 약 30% 정도 3차원 모델링 기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작업은 그래픽 디자이너인 기훈석씨가 맡는다.
소프트액션팀은 스테이지 에디트, 맵 에디트 등 기본적인 툴을 완성한 후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라이브러리 구축과 그림 제작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들이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기간은 평균 6개월 정도로, 이를 금액적으로 계산하면 적어도 5~6천만원 정도는 된다는 것이 소프트액션측의 설명이다.
소프트액션팀은 아케이드 이외의 장르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팀장인 남상규 씨는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장르는 외국에 비해 너무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준은 너무 높다"면서 현재의 실정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아케이드 장르에서 만큼은 비디오 게임기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소프트액션팀은 아직 변변한 작업실이 없다. 그래서 게임을 만들 때면 1/3 정도는 각자의 집에서 작업을 하고 나머지는 남상규씨 집에서 일을 한다. 소프트액션이 만든 게임은 모두 퀵 C와 퀵 어셈블리를 사용하며, 그래픽은 오토 애니메이터를 사용한다.
프로그래머로 어디스를 만들고 있는 나성철씨는 하드웨어상의 제약으로 게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면서 8비트 애플 시절의 캡틴 굿나잇과 같은 여러가지 장르가 혼합된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리고 팀원 가운데 가장 막내인 이현기씨는 과기대 1학년 재학중으로 처음에는 부모님들이 게임을 만드는데 반대를 했으나, 같은 팀원인 강창수씨의 설득으로 지금은 많이 이해하는 편이라면서 "학교 친구들 중에 게임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올해는 양보다 질에 중점을 두겠다는 소프트액션. 그들은 올 1월 안에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게임 음악 CD를 내놓는다. 소프트액션 콜렉션 Vol. 1인 이 CD에는 그들이 만든 게임 중에서 11곡을 발해 수록했으며, 서울음반이 제작했다.
"게임은 하나의 문화입니다" 남상규씨는 게임을 이렇게 평가한다. 그는 국내 게임 개발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지금은 투자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1년 정도 투자를 하면, 국산 게임은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또 사용자들에게 복사의 자제를 당부하면서, 사용자들이 게임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은 좋으나, 방법상의 절차를 밟아 정확히 비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두 번 실패는 있을 수 없다" 미리내 소프트
8비트 MSX시절부터 그날이 오면 1, 2로 국산 게임 개발을 주도해왔던 미리내 소프트. 이 미리내 소프트가 92년 11월 18일, 대구 생활을 청산하고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정보의 뒤늦음을 해결하기 위해.
미리내의 대표작으로는 92년 6월 말에 발매된 자유의 투사를 들 수 있으며, 지금은 올 2월말 완성을 목표로 아케이드 게임인 그날이 오면 3, 6~7월 완성 예정으로 수퍼 샘통을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수퍼 샘통은 음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6명이 약 1년에 걸쳐 만들고 있는 가로 스크를 아케이드 게임인 그날이 오면 3는 모두 6스테이지로 되어 있다. 언어는 어셈블리를 사용했으며, VGA 256컬러를 지원한다. 그래픽 프로그램은 자체 개발한 그래픽 둘과 오토 애니메이터를 사용했고, 다중 스크롤을 구현했다.
5.25인치 2HD 디스크 3장 분량 정도의 이 게임의 스테이지 1은 하이텔이나 PC-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케이드 요소를 가미한 롤플레잉 게임 수퍼 샘통 역시 어셈블리와 자체 개발한 그래픽 툴 및 오토 애니메이터를 사용했으며, 5.25인치 2HD 4장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이 게임의 데모는 1월 11일 현재, PC-서브 샘틀 동호회에 업로드되어 있다.
89년부터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미리내팀은 양재영, 정재성, 김경수, 이수진 등 모두 8명의 내부 인원과 이우엽, 최종엽, 오창호 등의 외부 인원으로 되어 있으며, 팀 평균 나이는 20대 중반이다.
내부 인원은 프로그래머 3명, 그래픽 디자이너 4명. 시나리오 1명으로 되어 있으며, 외부 인원은 시나리오 1명, 작곡 및 음악 1명, 사운드 편집 1명, 사운드 모니터 1명, 애들립 편집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냉혹한 시장 경제에서 이미 실패를 맛보았다. 그날이 오면 1, 2와 자유의 투사가 바로 그것이다. 자유의 투사는 게임의 전반적인 구성은 수준급이었으나 지나치게 어려워 사용자들로부터 별다른 환영을 받지 못했다.
또,하나의 게임을 만드는데 적어도 7~8명의 인원이 참가하며, 기간은 최소한 8개월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금전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물론 금전적인 압박은 비단 미리내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모든 게임 제작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생계와 직결되는 가장 커다란 문제이다.
미리내의 한 달 경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유지비만 약 3백만원이 필요한데, 지금은 프로그래머인 정재성씨를 중심으로 모든 비용을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게임 만들기에 매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에 대해 팀장격인 양재영씨는 이렇게 말한다. "게임을 만듬으로서 일종의 보람같은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게임을 인식화시키고, 외국에 우리의 사상 이라든가 문화를 알리고도 싶구요. 그래서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을 우선 외국에 수출하고 싶어요."
미리내팀은 인원을 둘로 나누어 각각 다른 게임을 만든다. 작업실에는 권투 교본을 비롯한 헬리콥터 등의 각종 프라모델, 노래 모음집, 비디오 게임기 등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그들은 비디오 게임을 보면서 외국의 게임 기법이라든가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에 대해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김경수는 "다른 개발팀이 만든 게임을 완전히 분석해 장단점을 파악합니다. 이를테면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시나리오를, 아케이드 게임에서는 표현 기법을 눈여겨 보죠. 물론 만화나 프라모델을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하기도 하구요"라고 한다.
당분간 PC 게임 만들기에 전념하겠다는 미리내팀은 동서게임채널이나 SKC 등의 업체로부터의 지원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으며, 국내 사용자들이 올바른 평가를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국내 사용자들이 국산 게임의 단점만 볼 것이 아니라, 장점도 함께 보아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게임 분야 진출, 후회 없어" 막고야
세균전 1. 아마 이 게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92년 초에 나온 이 게임은 소프트라인과 한국 소프트웨어 유통 센터를 통해 겨우 2백 패키지만이 배포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요정전사 뒤죽은 세균전1 보다는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 요정전사 뒤죽은 원래 일종의 퍼즐 형태인 뒤죽박죽이 탈바꿈한 게임으로, 젤리아드를 본 후 궤도 수정을 한 것이다.
막고야팀은 올 1월 완성을 목표로 두 종류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하나는 원시소년 토시이며, 또 하나는 세균전2이다. 원시소년 토시는 만화가 최신오씨의 연재만화 원시소년 토시에서 캐릭터를 빌려온 것으로, 원더보이 형태의 아케이드 게임이다.
5~6 스테이지로 이루어질 이 게임은 헤어진 아빠를 찾는 것이 목적으로, 가로 스크롤 중심으로 다중 스크롤과 라인 스크롤을 구현했는데, 소프트액션팀의 폭스 레인저과 박스 레인저의 기법에서 힌트를 얻었다. 사용 언어는 C와 어셈블리이며,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도 지원할 생각이다.
세균전 2는 일종의 인공지능(AI)를 응용한 게임으로, 대전략과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쪽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인 박두기씨와 이창우씨가 중심이 되어 만들고 있으며, 역시 C와 어셈블리를 사용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SKC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으로, 역시 SKC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막고야팀은 홍동희씨를 비롯한 프로그래머 3명과 그래픽 디자이너 1명, 음악 2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막고야팀은 다른 제작팀들과는 달리 인원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들이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데는 약 1년 정도의 기간을 잡는데, 토시의 경우 툴과 라이브러리 제작에
약 3개월, 수정 및 보완에 약 4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대전략 형태의 전략 시물레이션과 젤리아드 형태의 아케이드 성격이 강한 롤플레잉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홍동희씨는 "사용자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을 때가 가장 괴롭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게임 분야에 진출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혼이 담긴 게임 만들터" ANIMUS
영혼이나 고귀한 정신을 뜻하는 라틴어 ANIMUS. 이제 막 게임 개발 분야에 첫 발을 내딛은 갓 태어난 팀이다. 이 팀이 만들고 있는 게임은 대격으로, 캡틴 날개나 수라의 문과 같은 커맨드(명령어) 방식의 독특한 격투기 게임이다.
무(武)를 통해 도(道)를 구하고자 하는 한 청년이 우리나라 곳곳에 퍼져있는 각 유파의 명인들을 찾아다니는 수련 여행을 통해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내용의 대격은 모두 6화(話, 스테이지에 해당)로 되어 있으며, 각 화마다 이야기가 연결돼 있다.
또 갈수록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늘어나는 등 성장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으며, 단순 스크롤이 아니라, 풀 모션 비주얼 신을 제공하게 된다.
또 기존의 게임과는 달리 독특한 윈도(Windowing) 스크롤 및 애니메니션 기법을 사용해 다중 윈도우의 다양한 비주얼 신을 제공한다.
허큘리스도 지원할 예정인 이 게임은 92년 4월 중순에 기획을 시작, 8월에 라이브러리를 완성했으며, 본격적인 작업은 9월부터 시작했다. 분량은 2HD 3장으로 예정하고 있다.
ANIMUS팀은 기획 및 자료조사 1명, 프로그래머 1명, 스크립터 1명, 사운드 2명, 그래픽 디자이너 3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다. 이 가운데에는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 대학교 록그룹 출신, 만화 동아리 회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팀장격인 이승호씨는 본지 게임분석 필자로 활약한 바 있다.
ANIMUS팀은 게임을 만들에 있어 SKC로부터 사운드 모듈, 타블렛 등의 하드웨어를 지원받았다. 게임 제작 환경에 대해 이승호씨는 "저의 팀같은 경우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그다지 어려움을 겪진 않았습니다만, 다른 팀의 경우 금전적인 문제가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는 많지만, 그래픽이나 사운드의 경우 아직 게임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탓인지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며서 자금과 게임에 대한 마인드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추세가 멀티미디어를 지향하고 있어 업체 등에서 멀티미디어에 대응할 수 있는 게임 제작에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면서, 국내 사용자들에게 외국 게임에는 없는 한국적인 요소를 눈여겨 봐줄 것과 친근감을 갖고 국산 게임을 대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 였다.
ANIMUS팀은 다음 작품으로 대격 2부와 어두운 정오를 기획하고 있다. 세계 각 무술에 대한 소개와 그들과 대련을 하는 과정을 묘사할 대격 2부에서는 리얼타임 액션 부분을 첨가할 계획이며, 올 7월 완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3차원 그래픽을 사용할 어두운 정오는 변두리에 위치한 낡은 6층짜리 오피스텔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다룬 추리형 어드벤처 게임으로, 모든 배경을 3차원 그래픽을 이용해 처리할 생각이다. 이 게임은 올 여름쯤 선보일 예정에 있다.
"한글화를 시도한다" 한도흥산무역, 지관(유)
한도홍산무역과 지관유한회사. 이 두 업체는 현재 일본과 대만 게임을 한글로 컨버전해 판매하고 있다. 한도에서 한글로 바꾼 게임은 일본 가이낙스가 만든 롤플레잉인 프린세스 메이커 1으로, 애들립을 지원하는 버전을 올 1월 10일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자체 게임 개발팀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팀은 프로그래머 및 그래픽 디자이너 각 4명, 사운드 2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올 5월 완성을 목표로 2인 대전 격투기 게임을 만들고 있다.
한도측은 이 밖에 일본에서 올 6월 경에 발매될 것으로 알려진 프린세스 메이커 2와 어드벤처 게임인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도 한글로 바꾸어 내놓을 예정에 있다.
지관 유한회사는 92년 12월에 출발한 회사로 현재 대만의 역사 시물레이션 게임인 삼국연의를 한글로 바꾸어 판매하고 있으며, 동방불패를 역시 한글로 바꾸어 대만과 동시 발매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관(유)는 대만 게임을 한글로 만들기 위해 대만의 지관과기유한공사로부터 소스를 받고 로열티를 지불하는데, 지관과기유한공사의 국외시장개발과 후유서 과장이 들어와 한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관(유)의 최은오 실장은 원래 대만의 한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던 유학생으로, 그가 게임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유학 시절 삼국연의를 즐긴 소감을 제작사인 지관과기유한공사에 응모, 채택된 후부터이다.
우리에게 연체계 또는 Soft World로 더 잘 알려진 지관과기유한공사에는 50~60명에 달하는 게임 제작자들이 있으며,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데 약 5~10명의 인원과 한 달 반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 광주에 게임 제작소 설치를 완료함으로써 올 3월부터는 한 달에 하나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관(유)이 하나의 게임을 한글화 시키는 데는 약 2주일의 기간을 필요로 하는데, 한자와 우리나라 말의 길이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한편, 홍유서 과장은 "대만의 경우 아이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대한 부모들의 입장은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게임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일종의 기술자로 보는 것이 사회적 관념이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같은 한자권이라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나름대로의 시장을 전망한다.
지관(유)의 목표는 대만 게임의 한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올해 완성을 목표로 우리나라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제일주의를 실현한다" 삼성전자 겜보이팀
삼성이 추구하는 제일주의. 이 제일주의는 게임에도 적용된다. 삼성전자가 비디오 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은 89년 4월로, 매년 약 30%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 매출액 목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합쳐 비디오 게임기 전체 시장의 약 50%에 육박하는 200억 정도로 잡고 있다.
현재 국내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하드웨어 대 소프트웨어 비율은 7:3 정도이며,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16비트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관련 업계에서는 16비트 대 8비트 비율을 하드웨어는 4:6, 소프트웨어는 8:2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날로 커감에 따라 삼성전자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부분을 92년 1월부터 독립시키는 의욕을 보였다.
삼성전자 겜보이팀이 한글화시킨 제품은 8비트 겜보이용 환타지 스타와 16비트 수퍼 알라딘 보이용 알렉스 키드 등 모두 5종류이며, 자체 개발한 수퍼 알라딘 보이용 우주 거북선이 있다. 우주 거북선은 올 2월 상품화될 계획이다.
이외에 수퍼 알라딘 보이용으로 올해 말 상품화를 목표로 2종류의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 중에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전세계 동시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국내 환경에 비추어보면 실로 엄청나다. 92년에 6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약 15억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개발실 인원은 모두 10명으로 이 가운데 멤버십 출신이 2명이다. 삼성이 하나의 게임을 개발 하는데 투자하는 비용은 약 1억 5천 ~ 2억원 으로 기간은 보통 1년 정도를 잡는다.
삼성이 이처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국내 시장 뿐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바라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겜보이팀의 임창선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도 대만처럼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개발을 해야 합니다. 시나리오나 프로그램 능력은 오히려 우리가 일본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전반적으로 콘트롤 할 수 있는 기획 능력이나 그래픽은 일본과 차이가 많아요. 앞으로 94~95년 정도가 되면 국내 게임 소프트웨어도 안정기에 접어들 전망 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 달에 10개 정도의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야지요. 그래야만 일본이나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현재의 사회적 관념이 사라져야 게임 시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삼성 역시 아직은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이 활발하지 않은 관계로 일본 게임을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경우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어떤 게임을 선택할까이다. 겜보이팀은 이를 위해 몇가지 선정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잔인한 게임 배제, 사업성 타진 등이 그것이다. 특히 스포츠나 퍼즐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해 가급적 배제를 한다. 또, 일본 게임 전문지나 홍보용 비디오를 참고하기도 한다.
겜보이팀에는 상식적으로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남훈이라는 괴짜가 있다. 서울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멤버십 출신으로, 왜 겜보이팀에 들어왔느냐는 물음에 시원스레 이렇게 대답한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 멤버십에 들어왔어요. 가장 만들고 싶은 장르는 롤플레잉 이구요." 한편, 미국에서 게임 관련 일을 하다 겜보이팀에 합류한 김기환 대리는 게임을 전체적으로 보는 기획이 가장 어렵다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게임에서의 기획은 영화에서의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상당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보다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야 합니다."
삼성은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현재 팀 인원 3명을 세가엔터프라이즈사에 파견, 세가측과 함께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시중 오락실용 게임 분야까지 진출할 꿈을 갖고 있다. 겜보이팀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이것은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는 뜻이다.
"유통 뿐아니라 게임도 만든다" 동서게임채널
90년 9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외국 게임 제작사와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한 유통 업체로, 올 1월 초 현재 39개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동서게임채널이 계약을 맺은 회사 가운데는 미국 회사가 23사로 가장 많으며, 그 밖에 영국, 프랑스, 캐나다의 회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 계약사와의 계약 기간은 2~4년이며, 영화사를 갖고 있는 회사, 즉 루카스아츠가 가장 비싼편에 속한다.
동서게임채널의 가장 커다란 강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루카스아츠, 시에라 온라인 등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은 영국 시그노시스가 만든 레밍즈1 으로 1만 패키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게임채널은 60여명의 사원과 2개의 직매장, 그리고 30여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으며, 유통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게임 제작에 손을 대고 있다. 지금까지 동서게임채널이 외국 게임을 한글화시킨 제품은 두 종류로 주시자의 눈 1과 92년 12월에 판매를 시작한 어둠의 씨앗이다.
이 가운데 어둠의 씨앗은 부분 적으로만 한글화한 주시자의 눈과는 달리 모든 메시지는 물론, 거리에 있는 간판까지 모두 한글화 했을 뿐아니라 우리말 음성까지 지원한다. 어둠의 씨앗은 약 20명이 참여해 한글화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1천 3백만원 정도의 경비와 1천 2백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동서게임채널의 목표는 단순히 외국 게임을 들여와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게임을 만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빠르면 올 1월 말까지 자체 개발팀을 구축할 예정으로, NASA(미 항공 우주국)에서 시뮬레이션 제작에 참여한 바 있고, 또 인텔에서 칩 디자인에 관여한 적이 있는 프로그래머 등 2명의 프로그래머를 확보해 놓고 있다. 그리고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2년에 걸쳐 약 4억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동서게임채널이 올 완성을 목표로 자체 개발할 게임은 시에라 수준의 한국적 소재를 지닌 한글 어드벤처로,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또, 올 해 안에 2∼3 종류의 어드벤처 게임을 한글화할 계획을 갖고 있는 외에 내년 하반기중에 사이버드림스사 제품인 사이버레이스라는 게임을
한글로 바꾸어 동시 발매할 것이라고 한다.
동서게임채널의 윤원석 사장은 선망의 대상이라 할 국제 변호사 출신이다. 그런 그가 좋은 직업을 마다하고 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은 변호사 생활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생활한 그는 14살 때부터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으며,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면서 생물학에 관계된 시뮬레이션을, 대학원에서는 법학을 전공하면서 변호사 시물레이션을 해보았다고 한다.
"게임은 모든 요소가 종합적으로 모여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게임을 함으로써 젊게 살 수 있지요." 게임에 대한 평가를 윤 사장은 이렇게 내리면서 게임에 관한한 국내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루카스의 경우 원숭이섬의 비밀 등과 같은 시리즈물은 약 4억원의 비용이 들며, 전혀 새로운 게임을 만들 경우에는 그 배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기간은 1년 ~ 1년 반 정도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윤 사장은 이렇게 말 한다. "앞으로의 컴퓨터 환경은 멀티미디어쪽으로 흐를 것이며, 그렇게 되면 CD-ROM으로 기록 매체가 바뀔 전망입니다.
물론 지금은 기존에 나온 게임을 CD-ROM에 담는 수준 이지만, 2~3년 후면 CD-ROM 전용 게임이 상당수 등장할 것으로 봅니다. 이번에 나온 명탐정 셜록홈즈는 CD-ROM 으로의 변환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합병을 통해 거대화되는 것도 바로 멀티미디어에 대한 준비인 셈이죠."
국내 게임 제작 수준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 게임 수준은 외국에 비해 애니메이션 처리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며, 전반적으로 캐릭터가 딱딱한 인상을 줍니다.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때 사용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고 평가하면서, 지금의 추세대로 간다면 올 안에 유럽의 아케이드 수준으로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단속을 펼칠 것임을 분명히 밝혔으며, 소비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을 안타까워한다.
동서게임채널은 서비스 차원에서 I-NET라 는 자체 BBS를 운영하고 있다. 3천명 정도의 회원을 두고 있는 이 BBS는 게임에 대한 빠른 정보를 목적으로 하지만, 지금은 게임 문의에 대한 답변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BBS는 현재의 8노드를 16노드로 늘릴 예정이다.
"우리 게임, 적극 지원할터" SKC
동서게임채널에 비해 1년 정도 늦게 IBM PC 게임 시장에 뛰어든 SKC의 올해 목표는 시장 활성화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 변경을 단행했으며,유통망 확장과 롬랙, CD-ROM 등의 아이템 다양화, 계약사 증가를 꾀할 방침이다.
SKC는 동서게임채널과 마찬가지로 외국 게임 제작사와 국내 공급 계약을 맺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계약을 맺은 외국 회사는 마이크로프로즈,오리진 시스템즈 등 모두 12개 사로, 역시 미국쪽에 편중되어 있다. 하지만 동서게임채널과 달리 자체 게임 제작팀을 갖고 있지 않아 게임 전문 제작팀이 만든 게임을 판매하고 있다.
SKC의 가장 커다란 약점은 시장성 있는 쓸만한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계약사 중에 몇 안된다는 점이다. 이는 계약사 선정시 뚜렷한 기준이 없이 유명 회사에 촛점을 맞추는 등 정보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관하거나 해외 지사를 통해 계약사를 모색할 방침이다.
SKC가 외국 계약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한 패키지당 수 불 정도로, 아직까지는 로열티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PC 보급대수가 6~700만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95년 정도가 되면 로열티가 상당히 올라갈 전망"이라는 게 민병관 과장의 설명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SKC는 국내 게임 제작팀 개발 및 지원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SKC가 판매한 국산 게임은 소프트액션팀의 폭스 레인저 1과 박스 레인저, 막고야의 요정전사 뒤죽이며, 앞으로 나올 막고야의 원시소년 토시를 비롯해 세균전 2, ANIMUS팀의 대격도 판매 계약을 맺은 상태이다. 이 가운데 폭스 레인저1 과 박스 레인저는 영국의 그랜드슬램사를 통해 유럽 수출을 타진 중에 있다.
물론, SKC가 금전적으로 국내 게임 제작진을 지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아직 국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국내 제작 게임의 경우, 5천 패키지 이상 판매됐을 때 2~3천만원의 개발비를 제작팀에게 지불하는 것이 적정선이라는 것이 SKC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제작팀에게 있어 이 금액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제품땅 1만 패키지 이상 판매되어 하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리고, 50%에 가까운 유통 마진을 줄여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편, 국산 게임에 대해 민병관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국산 게임은 아케이드 일색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케이드보다는 동화 내용을 담은 롤플레잉 게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SKC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시장성과 소비자의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저변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쪽으로 눈을 돌리려 한다. 즉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국내외 소프트웨어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학생들과 게임에 대해 토론을 하죠" 차승우 선생님
PC 게임은 이제 더이상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신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차승우 선생님은 열렬한 롤플레잉 게임 팬이다.
차승우 선생님이 PC를 만지기 시작한 것은 5년전으로 당시에는 XT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486 시스템을 갖고 있다. 차 선생님이 PC를 다루기 시작한 동기는 학교의 서류정리와 시험문제를 출제를 위해서였고, 보다 더 큰 목적은 앞으로 PC가 생활에 꼭 필요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차승우 선생님이 처음으로 즐긴 게임은 아케이드인 페르시아 왕자였지만, 폭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롤플레잉 게임에 매료돼 그 이후로 열렬한 롤플레잉 애호가가 돼 버렸다.
"롤플레잉 장르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매달리는 까닭은 험난한 과정 속에 얻어지는 주인공과의 동일화와 실제로 그렇게 느끼는 사실적인 감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승우 선생님의 롤플레잉 게임 예찬론이다.
그가 처음으로 즐긴 롤플레잉 게임은 유명한 울티마 6였으며, 마법사의 음모(Might & Magic: The Clouds of Xeen)와 울티마 7을 직접 미국에 주문하기도 했다. 또, 외국에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외국 게임 잡지를 부탁하기도 한단다.
"게임을 함으로써 상상력을 즐길 수 있고, 새로운 예술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또 게임을 통해 프로그램의 알고리듬을 배울 수도 있구요. 부모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 등을 제대로 조절 해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루에 2시간 정도 게임을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학생들이 PC 게임을 즐기는 것에 대해 차 선생님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그는 대항해시대 등 하나의 게임을 선정해 놓고 수업이 끝난 후, 반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한단다.
이처럼 반 학생들과 게임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이유는 PC를 갖고 있는 학생 가운데 약 40% 정도가 PC 게임을 즐기고 있고, 또 상당수가 게임 관련 직업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게임을 새로운 예술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으며, 프로그램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C언어를 배우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 차 선생님의 설명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차승우 선생님은 아직까지 시나리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같다며 안타까워 한다. 차승우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삼국지 시리즈와 협영기, 지카의 전설 등이며, 대개 정품을 구입해 서로 교환하면서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그는 게임을 주제로 삼음으로써 아이들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게임을 저급한 문화라고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의 관념을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그는 "밝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풍토가 이루어져야 해요. 그래야만 밤에 몰래 혼자서 저질 게임을 하는 문제점이 없어지거든요. 그리고 게임의 국산화와 외국과 동시 발매가 이루어져야 불법 복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경 개선을 지적한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2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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