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2월호

기획 - 게임성공학, 우린 이런 게임을 좋아합니다 1부





국내 IBM PC 게임 유저들의 성향 분석 


PC 보급 대수가 200만대를 넘어 300만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물론 이 숫자가 가정에 보급된 PC 숫자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고등 학생이 있는 가정에서 PC를 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게임을 해 보았을 것이며, 특히 학생층에 있어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며, 어느 

회사가 인기를 끌고 있을까? 또, 좋아하는 추세는 어느 쪽으로 흘러가고 있을까?


본지 엽서를 통해 조사된 통계치와 아울러 동서게임채널 및 SKC에서 판매하고 있는 게임의 장르별 분포와 가격,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기로 한다.



1. 90~92년까지의 경향 사고력 요구하는 게임 오름세 

IBM-PC 게임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해를 89년 후반기로 본다면, 만 3년이 흘렀다. 그 당시까지 국내에 소개된 게임 521 종류를 장르별로 살펴보면,아케이드(스포츠 포함) 게임이 과반수가 넘는 276 종류로 전체의 53%를 차지했으며, 시물레이션이 96 종류로 18.4%, 어드벤처가 65 종류로 12.4%, 롤플레잉이 62 종류로 12%, 퍼즐이 22 종류로 4.2%를 차지했다.


그리고, 91년 1월호 ~ 12월호까지 본지 엽서에 게재된 독자가 뽑은 게임 베스트5를 매월 100장씩(모두 1200백장) 집계한 결과, 아케이드(스포츠 포함)가 136종류로 48%를 차지해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그 다음으로 시뮬레이션이 61종류로 21.5%, 롤플레잉이 38종류로 13.4%, 어드벤처가 30종류로 10.6%, 퍼즐이 13종류로 4.6%, 보드 게임이 5종류로 1.8%를 차지했다.  


역시 같은 방법으로 92년 1월호~12월호까지 독자가 뽑은 게임 베스트10을 집계한 결과(모두 1200장) 아케이드(스포츠 포함)가 가장 많은 197종류로 44.7%를 차지했으며, 시물레이션이 98 종류로 22.2%, 롤플레잉이 64 종류로 14.5%, 어드벤처가 56 종류로 12.7%, 퍼즐이 15종류로 3.4%, 보드 게임이 11종류로 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살펴보면 아케이드 게임은 점점 하락세를 보인 반면, 시뮬레이션을 비롯한 롤플레잉, 어드벤처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게임을 즐기는 경향이 단순히 빠른 손동작만을 요구하는 아케이드에서 점차 사고력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잉, 어드벤처쪽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본지 92년 11월호에 게재된 설문 조사 결과(339명 유효 처리)에서도 잘 나타났는데, 좋아하는 게임으로는 어드벤처, 시물레이션, 롤플레잉 게임이었으며 아케이드 게임은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에는 인디아나존스4가 판매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점도 한 몫 거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게임은 역시 사고력을 요구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2. 연도별 및 장르별 게임 순위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게임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이며, 장르별로는 어떤 게임들이 인기를 얻었을까? 또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임 제작사는 어디일까? 91년과 92년에 본지 엽서에서 100표 이상을 얻은 게임과 장르별로 인기를 모은게임, 그리고 게임 제작사들은 <표> 및 <그림>과 같다.











3. 꾸준한 인기 누리는 삼국지 시리즈

이상의 <표> 및 <그림>에서 보면, 91년도에는 아케이드 성격이 첨가된 롤플레잉 게임인 젤리아드가 1위를 차지했고, 어드벤처인 원숭이섬의 비밀이 2위를 차지했으며, 아케이드인 공룡시대와 오리아저씨, 레밍즈1 이 각각 3, 4, 5위를 차지했다. 1위와 2위는 커다란 차이가 없지만, 2위와 3위는 150표 이상의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 


91년도에 100표 이상을 얻은 141 종류를 장르별로 살펴보면, 어드벤처와 아케이드가 각각 4종류씩 순위에 올라 선두를 달리고 있고, 시뮬레이션, 롤플레잉이 각 2종류씩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 92년도를 살펴보면, 시뮬레이션인 삼국지2가 전년도 1위를 차지한 젤리아드를 118표 차이로 2위로 밀어내고 수위를 차지했다. 3~5위는 공룡시대와 원숭이섬의 비밀2, 부르스 부러더스가 각각 차지했다.


92년도에 100표 이상을 얻은 18종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순위에 오른 장르는 전년도와는 달리 시뮬레이션이 7종류로 1위를 차지 했으며, 전년도 공동 1위였던 아케이드와 어드벤처는 각각 2위와 3위로 밀려났다.


시뮬레이션이 1위를 차지한 가장 커다란 이유는 우리나라 게임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인 삼국지2 가 91년 말에, 대항해 시대와 황제가 각각 92년 초에 소개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1년과 92년을 통틀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일본에서 만든 게임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젤리아드는 시에라 온라인 재팬과 일본의 게임아츠가 합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 게임은 과거 MSX는 물론 PC엔진 CD-ROM 등 기타 게임기로도 컨버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스(YS) 시리즈와 같은 형태의 게임으로, 울티마 시리즈와 같은 정통 롤플레잉 게임에 비해 강한 아케이드 성향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게임 유저들이 좋아하는 롤플레잉 성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삼국지2는 역사 시물레이션 게임 제작사로 널리 알려진 고에이의 작품이다. 


특히 고에이가 만든 삼국지 시리즈를 비롯한 대항해 시대, 황제, 수호지, 징기스칸 등의 게임은 국내에 소개되자마자 커다란 히트를 기록했는데, 그 가장 좋은 예가 92년 가을에 등장한 삼국지3를 들 수 있다. 


이 게임은 하이텔내의 게임 동호회인 「시뮬레이션 동호회」에 업로드되자마자 압축한 형태로 2메가 바이트가 넘는 많은 용량임에도 불구하고 2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또 본지 92년 12월호 엽서 응답자 100명 가운데 64명이 삼국지3를 베스트 10으로 지목, 마침내 1위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4. 코믹하고 사고력 요하는 아케이드 게임 인기 

한편, 장르별 특징으로는 아케이드의 경우 91, 92년 모두 공룡시대를 비롯한 레밍즈1, 2, 부르스 브러더스, 오리아저씨 등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게임은 무조건 쏘고 부수는 폭력성이 가미된 기존의 아케이드와는 달리 캐릭터가 코믹하거나, 만화영화 또는 영화로 등장했던 것, 또는 상당히 머리를 써야만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상당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레밍즈1, 2는 1만 패키지 이상이 판매 돼 지금까지 판매된 정품 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숫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92년도 아케이드 게임 분야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국산 게임이 등장 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소프트액션팀이 개발한 폭스 레인저1은 92년 5월 5일 판매된 이래 6개월 만에 약 5천 패키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성공을 거두었으며, 역시 같은 팀이 개발한 박스 레인저 역시 10월 31일 시판 이후 순조로운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폭스 레인저1에 비해 약 2개월 정도 늦게 판매된 미리내 소프트팀의 자유의 투사는 비교적 고전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가장 커다란 원인으로는 홍보의 부족과 게임 난이도의 실패로 분석할 수 있다. 


즉 폭스 레인저1의 경우, 게임이 판매되기 전에 하이텔내의 게임 동호회 등에 데모 버전을 업로드시키는 등 나름대로 홍보에 주력을 했다. 


이에 반해 자유의 투사는 처음에는 스트레반으로 출발했다가 91년 12월 컴퓨터 영상 축전에 출품했을 때는 운명의 결전으로 바꾸었으며, 정식 제품이 등장했을 때는 다시 자유의 투사로 이름이 바뀌어 유저들에게 혼동을 주었다. 


또 하이텔이나 PC서브 등의 통신망을 전혀 이용하지 못했으며, 게임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 흥미를 끄는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여기서 통신망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은 미리내팀이 대구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다는 점으로 추측할 수 있다.




5. 비행 시뮬레이션 인기 상승  

91년과 92년에 삼국지 등의 역사 시뮬레이션이 강세를 보인 외에 시뮬레이션 세계에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91년도에 A10 탱크킬러가 시뮬레이션 부문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91년 초에 발발한 걸프전의 덕을 톡톡히 보았기 때문이다. 


걸프전이 발발하자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언론 매체는 위성 중계 또는 지상 중계를 하듯 걸프전에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한 최첨단 병기들의 활약상을 알리는데 열을 올렸으며,그 영향이 게임에까지 미친 것이다. 


만일 92년에 등장한 건십 2000을 비롯한 F117A, 팰콘 3.0이 91년 초에 발매되었다면, 커다란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




6. 인기 끈 대만 

게임 롤플레잉의 경우는 젤리아드의 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대만에서 만든 란마, 지카의 전설이 상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특히 지카의 전설은 1992년도 롤플레잉 분야에서 젤리아드에 이어 2위를 차지 했을 뿐아니라, 같은 해 전체 게임 순위에서도 1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또 삼국지 형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연의는 1991년도 시뮬레이션 부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쟁 상대로 자주 비교되곤 하던 대만이 게임 수준에서도 이미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이 외에 '롤플레잉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울티마7이 20메가바이트 이상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3위를 차지했으며, 92년 8월에 한글로 컨버전되어 다시 등장한 프린세스 메이커가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7. 루카스아츠의 위력 

어드벤처는 91년에는 원숭이섬의 비밀1이, 92년에는 원숭이섬의 비밀2가 각각 수위를 차지해 루카스 아츠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어드벤처 세계에 있어 가장 커다란 특징으로는 91, 92년 모두 '어드벤처 게임의 명가'라 할 시에라 온라인을 제치고 루카스아츠가 수위로 부상했다는점이다.


이것은 본지 92년 11월호에 게재된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났다. 즉 제작사 가운데 재미있는 게임을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 3개를 꼽는 문항에서 루카스 아츠가 1위로 올라섰으며, 시에라 온라인과 오리진 시스템즈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또 가장 재미있었던 게임 3가지를 고르는 항목에서는 삼국지 시리즈,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 인디아나존스 시리즈 순으로 나타나 루카스 아츠 제품이 2개나 차지했다. 


결국 시에라 온라인은 작품 수에 있어서는 루카스 아츠보다 앞서지만, '재미'라는 점에서는 적어도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눈에는 루카스 아츠보다 못한 것으로 비친 셈이다.  




8. 폭스레인저 1위 차지


한편, 하이텔내의 게임 동호회인 개오동에 개설되었던 '내가 좋아하는 베스트 5'를 분석한 결과 (173명의 응답을 유효 처리), 아케이드(스포츠 포함)가 54표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시뮬레이션 46표, 어드벤처 45표, 롤플레잉 23표, 퍼즐 5표, 보드게임 1표로 나타나 본지가 조사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으로는 어드벤처인 인디아나존스 시리즈로 79표를 차지했으며, 역시 어드벤처인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가 59표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삼국지 시리즈가 차지했으며, 4위는 울티마 시리즈, 5위는 수퍼 패미컴용 스트리트 파이터2를 IBM PC에서 구현한 스트리트 파이터2와 프린세스 메이커가, 7위는 본지가 조사한 결과와 마찬가지로 국산 게임인 폭스레인저1 이 차지했다. 그리고 8위는 하드볼2와 킹스 퀘스트 시리즈가 차지했다. 




미국 및 일본의 경향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게임 사용자들이 즐기는 장르가 아케이드(스포츠 포함),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어드벤처 순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어떠 할까?


미국의 IBM-PC 게임 전문지인 Computer Gaming World 1992년 11월에 게재된 1982년 부터 1991년까지 가장 인기있었던 게임 베스트 5의 41종류를 장르별로 살펴보면 시뮬레이션이 58.5%(24종류)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롤플레잉이 29.3%(12종류)를 차지했으며, 아케이드(스포츠 포함)가 7.3% (3종류), 보드 게임이 4.9%(2종류)로 그 뒤를 따르고 있어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 게임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순위에 오른 게임은 롤플레잉인 위저드리1으로 모두 다섯 번에 걸쳐 5위 안에 들었으며, M.U.L.E가 세번, 울티마3와 Kampfgruppe, Pirates, Railload Tycoon, SimCity가 각각 두 번 5위내에 기록되었다.  


가장 인기있는 게임을 만든 회사를 살펴보면 일렉트로닉 아츠와 SSI가 각각 7작품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오리진 시스템즈와 마이크로프로즈가 각각 6작품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루카스 아츠는 2작품으로 뉴 월드 컴퓨팅과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한편,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삼국지 시리즈가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정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PC 게임 전문지인 로그인 1991년 2월 15일자에 게재된 1990년도 일본 독자가 뽑은 베스트 20 가운데 상위 5개 작품을 살펴보면, 시뮬레이션인 삼국지2가 2665표로 1위를 차지, 로그인 잡지가 수여하는 BHS(Best Hit Software)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5위는 모두 롤플레잉인 드래곤 슬레이어-영웅전설, 에메랄드 드래곤, 던전 매스터, 부라이 상권이 각각 차지했다.  


또 1992년 12월 18일자 발행 로그인에 게재된 일본 독자가 뽑은 베스트 20 가운데 상위 5개 작품을 살펴보면, 시뮬레이션인 삼국지3가 2322표로 1위, 롤플레잉인 위저드리 (Bane of the Cosmic Forge)가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인 천무(天舞)- 삼국지 정사가 3위를, 어드벤처인 나이트메어가 4위를, 시뮬레이션인 천하통일2가 5위를 차지했다. 결국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삼국지 시리즈를 가장 좋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만은 삼국연의 등의 전략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만 PC 게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지관과기유한공사의 국외시장개발과 홍유서 과장의 말에 따르면, 대만의 경우 무협지 등 롤플레잉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가 많아 롤플레잉쪽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국내 정품 게임의 장르별 분포 


우리나라에 정품 게임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동서게임채널과 SKC, 한도홍산무역, 그리고 최근에 시작한 지관유한회사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출발할 업체는 동서게임채널로 90년 9월, 사업을 시작했으며, SKC가 91년 6월 첫 제품을 시판함으로써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동서게임채널이 국내 공급 계약을 맺은 회사는 일렉트로닉아츠, 시에라 온라인 (다이나믹스 포함), 루카스 아츠 등 모두 39개 업체이며, SKC는 마이크로프로즈를 비롯한 오리진 시스템즈, 브로더번드 등 모두 12개 업체이다. 


그리고 한도홍산무역은 일본의 가이낵스사와 계약을 체결해 일본 게임의 한글판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관유한회사 역시 대만의 지관과기 유한회사로부터 기술 제공을 받아 대만 게임의 한글판을 내놓고 있다. 물론 국내 업체들이 맺은 외국 계약사 가운데는 제품별로 계약을 맺은 회사도 상당수에 달한다. 


동서게임채널과 SKC가 공급하는 게임의 장르 분포는 어떠할까? 동서 게임채널의 경우 1993년 1월 초까지 나온 제품 가운데 단종된 제품과 교육용을 제외한 197 종류를 분석한 결과 아케이드(스포츠 포함)가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 52.3%(103 종류)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어드벤처가 17.3%(34 종류), 시뮬레이션이 16.2%(32 종류), 롤플레잉 10.7%(21 종류), 보드 게임 3.0%(6 종류), 퍼즐 0.5%(1 종류) 순 이었다.


반면, SKC의 경우 총 91 종류 가운데 시뮬레이션이 41.8%(38 종류)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아케이드(스포츠 포함) 23.1%(21 종류), 롤플레잉 15.4%(14 종류), 어드벤처 7.7%(7 종류), 퍼즐 6.6% (6 종류), 보드 게임 5.5%(5 종류)이 따르고 있다. 


이들 업체의 게임 장르를 볼 때, 동서게임채널의 경우는 국내 유저들의 성향과 그 흐름을 같이하지만, SKC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그 가장 커다란 이유는 계약사 가운데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나 마이크로프로즈, 맥시스 등 전통적으로 시뮬레이션 게임이 강한 제작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어드벤처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게임 유저들의 성향을 시뮬레이션쪽으로 유도하려는 SKC의 의도와 루카스아츠나 시에라 온라인같은 어드벤처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 회사가 이미 동서 게임채널측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별 분포

가격면에 있어서 동서게임채널측은 저가형인 4천 5백원 ~ 7천원의 미니팩과 중간 가격인 1만원~1만 5천원의 미니팩 골드, 그리고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2만원 ~ 3만 5천원의 제품으로 구분, 가격 차별화를 실시 하고 있다.


동서게임채널 제품의 가격별 구성비를 보면 4천 5백원 ~ 9천원 제품이 38.6% (76 종류)로 가장 많으며, 1만원 ~ 1만 4천원이 25.4%(50 종류), 1만 5천원 ~ 1만 9천원이 16.8 %(33 종류), 2만원 ~ 2만 4천원이 8.1%(16 종류), 2만 5천원 ~ 2만 9천원이 9.6%(19 종류), 3만 5천원이 1.5%(3 종류)로 조사돼 전반적 으로 2만원대 미만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그림 9). 


이에 반해 SKC 제품은 6천원 ~ 3만 9천원으로 동서게임채널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가격 구성비를 살펴보면 6천원 ~ 9 천 5백원 제품이 27.5%(25 종류), 1만원 ~ 1만 4천원이 28.6%(26 종류), 1만 5천원 ~ 1만 9천원이 24.2 %(22 종류), 2만원 ~ 2만 4천원이 5.5%(5 종류), 2만 5천원 ~ 2만 9천원이 2.2%(2 종류), 3만원 ~ 3 만 4천원이 5.5%(5 종류), 3만 5천원 ~ 3만 9천원이 6.6%(6 종류) 로 되어 있어 역시 2만원 미만의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그림 10).  



하지만, 동서게임채널이나 SKC 모두 게임에 재미를 느낄 만한 소위 '쓸만한 게임'의 가격은 거의 대부분이 2만원을 훨씬 뛰어 넘어 최고 3만 9천원까지로 되어 있어 선뜻 소비자들의 손이 미치기에는 다소 먼 거리에 있는 실정이다.  


게임 소프트웨어 가격이 이처럼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대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2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관련 기사 92년 11월호) 정품 게임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응답자 207명 가운데 과반수를 훨씬 넘는 135명이 비싼 가격을 그 이유로 꼽았으며, 가장 적정한 가격을 2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절대 다수인 121명이었다. 


반면에 2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겨우 9명에 지나지 않았다. 참고로 저축추진 중앙위원회가 서울 및 직할시 소재 국민학교 6학년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들의 한 달 평균 용돈은 8천 5백 60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금액은 5천 ~ 1만원 미만으로 44.0%를 차지했으며, 1만 ~ 1만 5천원이 19.8%, 1만 5천원 이상은 13.6%이다. 이 가운데 약 20%는 용돈이 부족하다고 응답을 했다.


물론 PC 게임의 주요 수요층이 국민학생이 아닌 중고등학생이란 점을 생각한다면 용돈의 금액은 분명히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2 ~ 3만원 대의 가격은 그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는 가격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한편,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은 대개 패키지당 30 ∼ 60 달러선이며, 비싼 편에 속하는 킹스퀘스트6은 79달러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대만은 우리나라 돈으로 1만 2천원에서 1만 8천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여기서 미국의 경우는 우리 나라보다 비싸지만, 1인당 GNP(국민 총생산)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2년 우리나라의 GNP가 6천 7백 40달러(추정치)인데 반해 미국은 그 3배가 넘는 2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게임 소프트웨어 가격이 외국에 비해 비싼 이유는 우선 판매 개수당 수 불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며, 국내 시장이 외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또 50%에 가까운 유통 마진도 가격 향상에 커다란 몫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IBM-PC 게임 공급 업체의 취약점  


동서게임채널이나 SKC의 가장 커다란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신종 게임 발매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들어 신종 게임 발매 시기가 과거에 비해 빨라지긴 했지만, BBS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것과 비교하면 초음속 비행기와 자동차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외국과의 동시 발매까지는 못 미치더라도, 적어도 외국에서 게임이 발매된 지 1 ~ 2주일 후에는 국내 사용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 하나, 이미 신종 게임이 들어왔더라도 미처 그것을 제품화 시킬 수 있는 인력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동서게임채널이나 SKC는 신종 게임의 매뉴얼 작업 등을 외부 인력에 의뢰를 하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 소화를 한다. 


하지만 그들 업체들이 확보한 전문 인력의 부족과 회사 내의 처리 능력 부족으로 제때에 제품화 되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롤플레잉이나 비행 시뮬레이션처럼 매뉴얼이 방대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매뉴얼 번역은 단순히 영어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어느 정도 게임에 관련된 지식을 갖고 있어야 매끄러운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 이다. 물론 매뉴얼 부실 등의 문제점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이러한 점은 곧바로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실예로 본지 1992년 11월호에 게재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품 게임 소프트웨어를 구입했을 경우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만족한다의 거의 2배인 207 명이었으며, 만족하지 못한 이유로는 매뉴얼 부실이 비싼 가격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다.




게임의 추세  

현재 외국 게임의 추세는 보다 그래픽에 치중하는 동시에 멀티미디어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즉 그들의 목표는 영화 바로 그것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에 중점을 두는 한편, 음성을 첨가 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용량은 거대화 될 수밖에 없어 결국은 보다 상위 기종에서 작동되도록 만들고 있으며, 기록 매체는 지금의 자기 매체에서 CD-ROM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추세이다. 보다 발달된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은 점차 거대화 되어가고 있다. 


시에라 온라인이 다이나믹스를 합병 하기도 하고, 마이크로프로즈가 파라곤 소프트웨어를 매수하기도 했으며, 오리진과 일렉트로닉 아츠가 합병함으로써 그들은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또 기존에 특화되어 있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즉 롤플레잉 게임 제작사로 널리 알려진 오리진 시스템즈가 윙코맨더나 스트라이크 코맨더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제작하는가 하면, 시에라 온라인은 다이나믹스와의 합병을 통해 시물레이션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즈 역시 시뮬레이션 제작사라는 기존의 전통에서 벗어나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를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미국 최대의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인 일렉트로닉스 아츠는 최근 일본의 빅터 음악산업과 공동으로 일렉트로닉 아츠 빅터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의 마쯔시다 전기와 미국의 일렉트로닉 아츠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SMSG(산마티오 소프트웨어 그룹)는 비디오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닌텐도와 세가에 대항하기 위해 32비트 게임기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CD-ROM 드라이브를 장착한 이 게임기는 미국 VLSI 테크놀러지와 영국의 아이컨사가 개발한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 고화질의 3차원 그래픽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닌텐도를 비롯한 세가 엔터프라이즈, NEC 등의 비디오 게임기 업체에서는 보다 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해 소니나 마쯔시다전기, 필립스, 도시바, 카레이더(IBM과 애플이 공동 출자한 회사) 등과 마치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관계를 맺고 있다.




2부에서 계속(클릭)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2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2부에서 국내 게임 개발과 유통사에 대한 부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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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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