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10월호 - 아래 한글 2.1 무엇이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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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 리포트나 직장에서 문서는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워드프로세서의 기능 향상에 대한 요구도 부쩍 강화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중인 워드프로세서는 아마 '아래 한글'일 것이다.
버전 1.xx 부터 퍼진 탓에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져 있는 제품이다. 다소 빈약해 보이던 1.5x 버전대의 제품을 지난 해 버전 2.0대로 올리면서 다양한 글꼴과 강력하게 보강된 도표편집 등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사용자들의 특별한 요구들을 수용하여 새로운 기능들로 단장한 2.1을 다시 탄생시켰다. 성공적인 한글 워드프로세서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아래 한글 2.1'의 새로워진 면을 살펴본다.
설치하기와 환경 설정
아래 한글 2.1을 설치하려면 전문용은 80386이상의 CPU를 가진 PC와 640KB 이상의 메모리, 도스 3.30 이상, 하드 디스크 21MB 이상의 여유공간이 필요하다. 전문용이 386이상의 PC를 요구하는 이유는 아래 한글 2.1로 바뀌면서 386 도스 확장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386 전용 프로그램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문용이 이렇게 많은 사양을 요구하는 반면, XT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아래 한글 꼬마'가 있다. 이는 메모리 400KB 이상의 기본메모리만 가지고도 아래 한글 2.1의 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1.2MB 플로피 디스크 한장에 설치가 가능해 편리하다.
아래 한글 2.1의 설치를 시작하면 깔끔한 그림으로 13장의 디스켓이 화면 밑에 나타나면서 설치 상황이 보여진다. 설치 도중 실패하면 전부 새로 시작하지 않고 실패한 부분부터 다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 설정과 글꼴 환경설정 부분도 영문 투성이의 기존 아래 한글과는 달리 모두 한글로 바꿔놓고 있어 알아보기 쉽게 되어 있다.
글꼴 설정, 자판 설정, 확장된 비디오 드라이버(기존의 16개에서 28개로 다양해졌고 베사 표준 800×600 모드와 수퍼 VGA 800 × 600 모드도 지원한다), 여러 가지 프린터 드라이버를 설정한다. 또한 여러 개의 환경 설정 파일을 두고 원하는 환경으로 아래 한글 2.1을 실행시킬 수 있다.
아래 한글 2.1,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나
386 전용 프로그램화에 따른 풍부한 메모리
아래 한글 2.1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전문용이 386 도스 확장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386 전용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모리 관리 등에서 386의 모든 기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도스나들이 기능에서 메모리를 살펴본다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기존 2.0보다 여분의 메모리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웬만한 프로그램은 도스나들이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아래 한글 꼬마 탄생
아래 한글 2.1 전문용이 386전용 프로그램으로 변신한 것에 반해 아직까지 여러 기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XT에서도 아래 한글 2.1의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래 한글 꼬마가 만들어졌다.
1.2MB 플로피 디스크 한장에 설치가 가능하므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꼬마이지만 아래 한글 2.1 기능이 대부분 들어 있다. 다만, 아래 한글 꼬마는 출력 질에 신경을 쓰는 사용자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입력을 위해 쓰기는 좋아도 출력 기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양해진 글꼴과 외부 글꼴의 등록 사용 가능
아래 한글 2.1 전문용에는 다양하고 미려한 윤곽선 글꼴이 추가되었다. 기존의 몇 가지 안되는 글꼴에서 벗어나 샘체, 안체, 팸체 등이 포함되었고, 영어는 포스트 스크립트를 지원하는 표준서체가 추가되었다.
또한 글꼴 드라이버(래스터라이저)가 외부 파일로 독립되어서 다중 글꼴 등록이 가능하다. 이는 요즘 많이 나와 있는 전문 글꼴 개발업체에서 나온 다양한 글꼴을 등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꼴의 이름을 임시로 등록할 수 있어 일반용 사용자도 편의를 누릴 수 있다.
여러가지 파일과의 호환성
아래 한글 2.1에서는 2.0과 달리 여러가지 파일 포맷을 읽는 것이 가능하다. 얼마전까지 독자적인 행망 전산용 워드프로세서로 지정되어 있던 하나 워드 문서도 아래 한글 2.1에서 변환해 읽어들일 수 있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 파일인 .DBF 파일과 스프레드시트 파일도 문자 속성을 깨뜨리지 않고 읽어들일 수 있다.
따라서 여러가지 문서를 통합하여 아래 한글의 환경에서 편집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래 한글 2.1은 아래 한글 자체의 다른 버전에 대해 호환성을 지니게 되었다.
아직 완벽하게 1.5x 버전과의 호환은 아스키 파일 형태를 통한 변환밖에 되지 않지만 2.1과 2.0 사이에는 2.1에 있는 EXHWP.EXE라는 파일 변환 프로그램을 통해 2.1 파일을 2.0 파일로 문자의 속성등을 깨뜨리지 않고서 완벽한 변환이 가능하다.
다만 아래 한글 2.1에서 압축기능을 통해 저장된 2.1 파일을 2.0 파일로 변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저장방식에서 동시 저장을 선택하면 한번 저장할 때마다 다른 포맷의 파일로 동시에 저장을 한다.
자체 파일의 압축 기능 - 하드디스크의 절약
아래 한글 2.1은 저장파일을 자체적으로 압축하여 저장할 수 있다. 압축저장기능을 설정해 놓으면 파일을 압축하여 저장한다. 도표나 그림이 포함된 문서는 더욱 더 작게 압축할 수 있다.
보통 파일이라면 30% 가량 압축된다. 필자의 실험으로는 2.0에서 저장된 98KB짜리 파일을 2.1에서 불러들여 압축저장을 실시한 결과 25KB로 줄어들었다. 이런 기능은 지금까지 '한글'은 버전이 올라갈수록 파일 포맷 크기가 점점 커져 불편했던 문제에 대한 처방책이라 볼 수 있겠다.
아래 한글 2.1에서 팩스 보내기
아래 한글 2.1은 자체적으로 팩스 보내기가 지원된다. 아래 한글 편집화면 상태에서 팩스 보내기를 실행할 수 있다. DBF 파일로 저장된 전화번호부를 통해 직접 보낼 수 있어 아래 한글2.1 서체를 그대로 볼 수 있고 일반 팩스를 보낼 때 문서가 비뚤어지는 등의 단점들도 보완할 수 있다.
이제는 PC를 이용하여 확실하게 팩스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래 한글 2.1의 팩스 머지 기능도 메일 머지 못지 않게, 시간과 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는 기능이라 보여진다.
강력해진 도표 편집 기능
아래 한글 2.1은 2.0의 불편한 도표 편집기능을 여러 면에서 보강하였다. 줄이나 칸 전체를 복사하거나 잘라낼 수 있고 셀 단위로 블럭을 잡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틀만 남겨두고 도표의 내용을 모두 지우는 기능, 처음 도표를 그릴 때 본문의 문단과 크기가 적절하게 조절되어 나오는 점, 도표 기능의 메뉴가 일괄적으로 정리되어진 점 등이 돋보인다.
메뉴의 일률적인 배치
아래 한글 2.0에서 잡다하게 배치되어 있던 메뉴들이 모양, 들이라는 이름 등으로 다시 정렬되었다. '모양' 메뉴에는 인쇄설정에 포함되어 있던 용지 설정 메뉴가 들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2.0 사용자들은 인쇄 설정에서 이 메뉴를 찾으려고 하기 쉽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쇄 모양을 설정하는 것이므로 '모양' 메뉴에 들어 있는 것이 더 조직적이다.
매크로의 편집기능
아래 한글 2.1 이전 버전에서는 <ALT-B>로 시작되는 매크로 기능을 직접 키 스트로크에 의해 지정해 주었지만 아래 한글2.1부터는 매크로를 편집하는 것과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 가능해서 기존의 매크로는 지정하다 틀렸을 때 처음부터 다시 지정해 주어야 하지만, 부호에 의해 매크로를 편집하는 것이 가능하여 다시 지정해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
또한 기존 매크로 수가 10개로 제한되는 점은 실제로 매크로를 파일로 저장해 놓으면 사용할 수 있는 매크로는 더욱 많아진다.
여러가지 외부 유틸리티 추가
아래 한글 2.1에는 자체적으로 몇가지지 유틸리티들을 가지고 있다. 디렉토리 바꾸기 (HCD.EXE), 파일 찾기(HFF.EXE), 시스템 정보보기 (HSI.EXE), 아래 한글 2.1 파일 보기(HV.EXE), .DBF 파일 편집기(HDBU.EXE), 아래 한글 2.1 파일을 하나 워드나 아래 한글 1.5파일로 변환해 주는 CONVHWP.EXE 등의 유용한 유틸리티들이 추가되었다.
HCD.EXE는 한글 2바이트 코드를 사용하였으므로 한글을 띄운 상태에서도 선문자가 깨지지 않는다. HFF.EXE는 노턴 유틸리티의 FILEFIND.EXE 보다 훨씬 빠르다. 특히 HCD.EXE, HFF.EXE, HSI.EXE 등은 유틸리티 국산화에 한몫을 하고 있는 유틸리티들이다.
그 밖의 나아진 점
앞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인쇄만을 필요로 할 때 아래 한글을 띄워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명령행 옵션을 통해 인쇄만을 할 수 있는 기능, 초기 실행시에 명령행 옵션으로 미리 지정된 매크로를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예) HWP /B FILENAME <= 명령행 인쇄 옵션
예) HWP /M MYMACRO.MAC <= 초기실행 매크로 지정
바라는 점
2.0 발표에 뒤이어 1년만에 2.1버전이 선보였다. 특별하게 많은 기능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기능들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고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선, 단축키 배당에 이전 버전과 바뀐 부분이 있어서 기존 사용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사용자들에게 조금 더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려는 노력 탓이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아쉬웠다.
또 한가지, 아직까지 아래 한글은 다중 편집이 두개까지 밖에 가능하지 않고 또한 그림이나 스프레드시트 등을 외부에서 작성하여 불러들이는 기능밖에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영문을 위한 철자검색 기능 등도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이다.
자체적으로 그림을 작성할 수 있는 툴이나 스프레드시트 작성기 등을 포함한다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국산 워드프로세서가 될 것이다. 이는 아래 한글의 다음 버전을 기대해 보며 더욱 더 편리한 워드프로세서가 탄생하기를 바란다.
안호성 -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2학년, 서울대 컴퓨터 연구동아리 회원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10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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