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7월호 - 허운나 컬럼, 텔레컴 혁명과 세계적 도전

 

 


"텔레컴의 혁명에 대비하자. 새로운 디지털 공학의 확산과 자유경쟁을 저해하던 전화산업의 독점형태가 무너지면서 $300억달러의 세계 산업 시장을 급격히 전환시키고 있다. 이제 전화는, 개인용 커뮤니케이터, 컴퓨터 컨퍼런싱 및 무제한의 무선 전화기로 대치되어가고 있다. 세계의 5.8억대의 전화 고객들은, 미래 세계의 모습이 어떤 것이 될지 상상하 기에도 벅찬 지경이다."

 

이것은 93년 4월5일자 Newsweeks지(표지에 광섬유 선으로 빙빙 감은 지구의 모습을 제시하고, "세계를 선으로 연결하다 : 텔레컴 혁명 (Wiring the world; The Telecom Revolution)"이라는 제목을 부쳤다)의 머릿기사이다.

 

그리고는 본론에서 "단순한 전화 서비스가 퇴장함에 따라 텔레콤 혁명과 90년대 사상 최대의 비지니스 전쟁을 준비하 라"고 경고하고 있다.

 

19C의 여러 주요한 발명가 중에서도, 상상력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알렉산더. 그레엄 벨이 만약 오늘날의 텔레컴 혁명의 모습을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가령 그가 프랑스 주간지인 "르 포인트(Le Point)"지의 파리 사무실을 들여다본다면, 아마 소스라쳐 놀라고 말 것이다.

 

마감시간이 임박하고 있는 사무실에서는, 사진 편집기자가 다음 호에 실릴 사진을 고르기 위해 컴퓨터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면 컴퓨터가 알아서 곧 프랑스 통신(French Telecom) 의 누메리스(Numeris) 네트워크로 연결시킨다.

 

그러면 몇 초 이내에, 파리시에 있는 여러 사진 대행업체에서 직접 보낸 사진들이 컬러 이미지로 형상화되어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나게 되고, 이 편집기자는 자신의 의자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사진을 고를 수 있다.


물론 아직도, 세계의 전화회선 가운데 90%가 목소리를 전달하는 재래식 통화의 목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앞으로 텔레콤 비지니스에서는 "과거"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누메리스 네트워크와 같은 VAN (Value Added Networks: 부가가치 네트워크)이라든지, 무선전화 비지니스가 급성장해 가면서 세계 산업시장을 혁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혁신은 첫째, 디지털 공학의 도래와 둘째, 장거리 또는 국제전화의 전통적 독점 산업형태가 무너지고 자유경쟁 형태로 전환되면서 가속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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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혁신의 가능성의 사례들은 세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가령 미국의 회계사라든지, 변호사등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재정, 또는 법적문서를 다루면서 동시에 비디오 컨퍼런스를 통해 다른 주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동료와 일을 할 수 있다.

 

또 어떤 외과의사는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다른 외과의사와 함께 3차원의 X-Ray를 스크린 상으로 보면서 서로 자문을 주고 받을 수 있 다. 애플 컴퓨터 회사에서는, 캘리포니아, 아일랜드, 그리고 싱가포르에 각각 떨어져 있는 상품 엔지니어들이 신상품의 스펙과 불루 프린트를 비디오로 보면서 서로 협의한다. 

 

가정에서는 텔레비전, 컴퓨터, 캠코더 카메라, 라디오, 전화수화기 등 중에서 몇 개, 또는 모두를 전화 아우트렛에 연결된 블랙박스에 연결하여, 자신의 TV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청해 보거나, 은행구좌를 정리하거나, 전화로 친한 친구와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전자 통신 메시지를 보내는 일 등을 할 수 있다. 가히 텔레컴의 혁명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이 모든 공학적 발전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디지털화에 있다. 오디오, 비디오, 문자데이터, 그리고 인간의 음성등, 어느 것이든 1과 0이라는 디지털 신호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이 라면 모두 동시에 ISDN (Integrated Service Digital Network)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과거에는 각각의 데이터를 따로 전달해주는 전용 도로가 필요했었다).

 

뿐만아니라 화이버 옵틱(광학) 케이블 테크놀로지는 좀더 방대한 용량을 다를 수 있게 하며, 무선 전화는 융통성을 제공한다. 한편 데이터 압축 기술의 향상은 속도와 네트워크 능력을 증가시킨다. 더 나아가서 대단히 세련된 소프트웨어들이, 데이터의 교류를 원활히 조정해 주고 과거에 독립적으로 고립되어 있던 기술들 을 연결해 줄 수 있게 되었다.

 

텔레컴의 혁명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이같은 공학의 발전 뿐 아니라, 자유 경쟁시장 형태가 큰 몫을 차지한다. 과거 수십 년간 텔레컴의 세계시장은, 국가건 회사이건간에 독점 사업이었다. 전화 서비스가 한 장소를 다른 장소와 연결시켜 주는 것이라는 정도의 사업일 때 독점은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정부에서 우편, 전신 서비스의 일환으로 이를 맡아왔다. 미국의 경우에도 전화 네트워크를 개인 기업인 AT&T에서 운영했지만, 이것도 독점 사업이었다. 

 

1982년, AT&T의 장거리 전화와 장비, 시내전화 사업이 분리되면서 자유경쟁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이런 새로운 세계질서를 최대한 이용하고, 이미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경쟁 회사를 앞지르기 위해서 텔레콤 회사들은 크건 작건 간에 세계시장을 향해, 2중적 구조로 개편하고 있다. 

 

첫째는 다국적 기업 체들을 위해 개별 VAN 설치 및 네트워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이미 기초적인 전화 서비스는 되어있는 개발 도상국에 국내 비지니스를 개발하고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텔레컴 시설을 현대화 하도록 새로운 공용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통신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설비 제조사이며 국내시장은 전체의 25%밖에 차지 않는 프랑스 Alcatel사의 국제부장인 루이스 작크 콤피뇨는 "이제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이미 산업화된 국가보다는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에 새로운 전화선이 가장 많이 설치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구 동구권 국가도 황폐화 된 공공 네트워크의 재건을 최상의 과제로 삼고있다. 폴란드의 통신부 장관인 후르이스토프, 킬리안 장관도 지난 45년간의 황폐화된 산업을 단 1~2년 동안 다 커버할 수는 없지만, 서유럽 국가들의 기준과 같아지는 제일 첫번 분야가 바로 통신 분야일 것 이라고 말한다.


현대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큰 곳은 역시 급격히 근대화해 가는 중국이다. 북경이나 광동에는, 가끔 현대식 이동 전화기도 볼 수 있지만, 평균전화 보유량이 100명에 1.6대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베이징에서 기차로 3시간 남짓가는 인구 3,000명의 소도시 고제황에서는 기차역에 설치된 하나의 전화를 지역 주민 모두 나누어 써야만 한다.

 

북경 체신부에서는, 2,000년까지 전화기의 수를 600%(1억 2천만대) 증설 시키기로 하였는데, 이는 매년 1,200만선을 추가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에서는 32,00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광섬유를 깔고, 19개의 위성을 설치하고, 또다른 15,000킬로미터를 포함하는 디지털 마이크로 웨이브 연결을 세울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북경은 이 시스템을 위해 93년도 한해만에 5억 2천만 달러를 쓸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새로운 혁신은 이에 드는 비용과 서비스의 방대함으로 인해 아무도 혼자 이 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 영국 통신(British Telecom) 도, EDS와 함께 손을 잡을 계획을 세우고 있고, 독일 통신(Deutshe Bundspost Telekom)과 프랑스 통신(France Telecom)도 Eunetcome을 형성하여 유럽지역의 회사들에 좀더 세련된 서비스와 네트워크 관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화산업이 국영산업이었던 그 외의 나라에서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영국에서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개인 회사에 이를 넘겨주고 있는데, 그 변화가 가장 획기적인 곳이 라틴 아메리카이다. 1990년이래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 베네즈웰라 등이 개인기업화했으며, 콜롬비아, 브라질 등도, 계획을 하고 있다.


차세대의 전화는, 한곳에서 또 다른 한 곳으로의 연결이라는 과거의 개념에서 어디든지, 누구든지 연결하는 개념으로 전환되어진다. 디지털 무선 전화는 챠낼 능력이 훨씬 커서 현재의 아날로그 전화기 한대가 차지하고 있는 회선에 약 20대가 함께 쓸 수 있다.

 

ISDN과 같은 디지털 트랜스미션은, 일초동안에 1,500만 비트의 정보를(일상 전화는 65,000 비트) 동시에 수송할 수 있음으로 목소리, 비디오, E-mail 등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미 ISDN 서비스는, 고객이 주로 회사이지만 유럽이나 일 본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다.

 

차세대의 광역 밴드 ISDN은, 광섬유의 덕분으로 더욱 높은 트랜스 미션을 할 수 있게 되어 일반 전화 가입자들로 하여금 메인 후레임 컴퓨터와 연결을 가능하게 하거나, 고감도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고, 비디오 전화로 친구와 이야기 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제 전화선은, 1차선의 좁은 길에서 21세기의 초고속도로로 바뀌어 무제한의 정보를 손쉽게 날라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텔레컴의 향상은 정부의 규제가 따라가기에는 너무나 빨리 진행되어서, 공공 기업의 전유물이기 어렵다고 본다. 이미, 텔레컴 산업에서 과거의 질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새로운 혁신의 물결에 함께 타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7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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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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