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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4.23 마이컴 1993년 12월호 - 게임시장을 잡아라 II, 시에라 온라인 1

 

 

 

 마이컴 1993년 12월호 - 게임시장을 잡아라 II 

 게임 세계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꿈꾸는 「시에라 온라인」 

 

 

 

어드벤처 게임의 전통적인 명가(名家) 시에라 온라인. 스티브 워즈니악도 매료당할 정도의 게임을 빚어내는 시에라 온라인. 이 시에라가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의 명문인 다이나믹스를 맞아들였다. 2천년대를 대비하기 위해...

 

 


워즈니악이 보낸 한 통의 편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197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시미라는 한 작은 마을에 초라한 컴퓨터 가게가 생겼다. 가게 주인은 다름 아닌 오늘날의 시에라 온라인 (Sierra On-Line)을 있게 한 켄 윌리암스 (Ken Williams)와 로버타 윌리암 스(Roberta Williams)였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굳이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시에라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시에라는 게임 세계에서, 특히 어드벤처 게임 분야에서는 웅장한 산맥과도 같은 존재이다.

 

마치 시에라 네바다 산맥 (Sierra Nevada: 캘리포니아주 동부에 위치)처럼. 이 시에라가 90년 봄, 다이나믹스(Dynamix)를 흡수함으로써 2천년 대를 대비하고 있다.

 

시에라의 성공은 여러 팬들이 보내오는 편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켄과 로버타는 과거는 물론, 지금도 수천통의 편지를 받고 있다. 때로는 칭찬과 격려의, 또 때로는 팬들로부터의 제안이나 불평 등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팬들로부터의 편지를 통해서 그들은 게임 발전에 대한 좋은 제안을 발견하게 되고, 회사 내에서의 문제점들도 알아차리게 된다.

 

또한 그들이 만든 게임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 고무되기도 하고 자극받기도 한다. 독자들로부터의 편지 가운데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함께 애플 컴퓨터의 신화로 잘 알려진 스티 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이 보낸 편지도 있다. 워즈니악은 1981년 5월 23일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저 2월에 비행기 충돌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지만, 충돌에 대한 기억이나 그로부터의 5주간에 대한 기억은 저에게는 없습니다. 잠시 기억상실이 된 것이죠. 그런데, 사고와 병원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병원에서 찍은 사진 속에서 저는 애플로 당신의 새로운 게임 '미스테리 하우스(Mystery House)'를 하고 있었답니다. 아마도 저로서는 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으면서도 게임은 그만둘 수 없었던가 봅니다.... 나의 생에 당신이 가져다 준 행복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창조력에 한계가 없기를 바랍니다."

 

 


켄에게 있어 신기에 가까운 해커이자 애플 컴퓨터의 제작자인 워즈니악은 영웅이었다. 워즈니악의 편지는 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보내어져 왔다. 켄이 처음 소프트웨어에 관한 사업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을 때, 그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참여하길 원해 게임을 주장한 로버타를 어리석다고까지 생각했었다. 이에 대해 켄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솔직히. 컴퓨터 게임으로부터 시작된 성공적인 모험, 즉 모든 사업과 회사들에 대해 나는 심지어 약간 거북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워즈니악의 편지에서 그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워즈니악은 우리의 게임을 '자신이 컴퓨터를 디자인한 목적에 가장 접근한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로 인해 켄은 회사가 걷고 있는 길에 대해 더욱 안심할 수 있었으며, 워즈니악과 같은 사람들의 지지는 그가 하고 있는 일에 자긍심을 불어넣어 주었다. 바로 켄이 그러한 자부심을 진정으로 원했던 바로 그 때에 이러한 자신을 불어넣어 준 편지에 대한 기억은 비단 켄 뿐만이 아니다.

 

로버타도 아주 뜻깊은 한 통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다. 로버타는 그 편지를 액자에 넣어 보관했지만, 안타깝게도 화재로 인해 타버렸다. 하지만 로버타는 아직껏 한 단락을 기억하고 있다. 그 단락은 노란 형광펜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로버타는 그 단락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것은 1981년, 시에라의 초창기 고객 가운데 한 사람이 보낸 것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 아이들이 더 이상 텔레비전을 보지 않아요. 그들은 언제나 위저드나 프린세스 아니면 당신들이 만든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놀아요. 그들은 텔레비전이 지루하고 생각한답니다. 텔레비전은 단지 앉아서 바라보기만 하니까요. 도전할 수 없어 더 이상 즐겁지 않다고 말합니다...."

 

 

 


극찬받은 게임들

시에라의 대표작으로는 뭐니뭐니 해도 '킹스 퀘스트(King's Quest) 시리즈'를 비롯한 '폴리스 퀘스트 (Police Quest) 시리즈', '스페이스 퀘스트(Space Quest) 시리즈' 등 의 시리즈물을 들 수 있다. 이들 게임은 각종 컴퓨터 게임 전문지로 부터 극찬을 받았는데, 컴퓨터 엔터테 이너지는 전직 경찰관에 의해 기획되고, 수사관들로 부터 그 뛰어난 현실성에 대해 격찬을 받은 '폴리스 퀘스트 시리즈'를 리얼리티에 충실한 게임으로 평가했다. 이 게임은 미국 경찰에서 트레이닝용 프로그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PC 게임 매거진지는 '스페이스 퀘스트 시리즈'를 스피드와 유머 감각이 뛰어난 게임으로 평가하면서, 주인공 로저 윌코가 돼 게임을 하기 위해선 머리 끝까지 짜낸 지혜와 생생한 유머 감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드래곤 매거진지는 로빈의 활약을 그린 '로빈의 모험 (Conquests of Longbow: The Legend of Robin Hood)'을 시대를 풍미하는 음악, 정확한 세부 사항들, 그리고 살아 숨쉬는 듯한 인물들이 매력적인 모험 세계에서 신화와 역사의 흥미진진한 혼합물을 빚어낸 다고 평가했다.

 

 

 

 

 

 

 

 

 

 

 


행운을 안겨 준 게임 아츠와의 만남

91년 국내 최고의 게임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젤리아드 (Zeliard)'. 이 게임을 모르는 독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서양의 정통 롤플레잉 게임과는 달리 적당히 아케이드 요소가 섞여 있고 아기자기한 맛을 풍기는, '이스(YS)'와 닮은 '젤리아드'는 일본 게임 아츠(Game Arts)가 만들고 시에라가 배포한 게임이다.


시에라와 게임 아츠와의 관계는 켄 윌리암즈가 처음으로 일본을 여행하던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켄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고해상도 그래픽과 멀티 보이스 스테레오 사운드 트랙(Multi-Voice Stereo Soundtracks)을 일본 게임 개발자들이 당연시 여기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 게임의 수준은 미국과 대등한 아니 어쩌면 한 발 앞섰을 정도로 커버린 것이다. 켄은 그 후 "이것은 프로그래밍 이 아닌 예술 작업이었다"고 술회 했다.

 

일본 동경 북서쪽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게임 아츠는 요이치 미야지에 의해 1985년에 설립된 회사로, 설립 당시 단지 6명의 인원이 차고에서 게임을 만들던 아주 자그마한 회사였다. 게임 아츠에 매력을 느낀 켄은 게임 아츠가 개발한 유명한 '덱스더(Thexder)'를 1986년에 계약, 크리스마스 때에 맞춰 미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게임 아츠 최초의 작품인 '덱스더'는 일본에서만 5십만 카피가 판매돼 일본의 BHS(Best Hit Software)상을 탓으며 1987년, 시에라 게임의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게임 아츠 게임의 미국 판매에 성공을 거둔 시에라는 '덱스더'에 이어 '실피드(Silpheed)'를 89년 4월, 미국에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덱스더'의 후속편인 '파이어 호크 (Firehawk: Thexder the Second Encounter)'와 '젤리아드'도 판매했다.

 

 

 

 


놀면서 배우는 디스커버리 시리즈

시에라의 매력은 단지 게임에 있는 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교육 분야에도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한 교육용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즐기면서 저절로 교육적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성격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디스커버리 시리즈인 '브레인 박사의 성(Castle of Dr.Brain)'과 '고래왕 세터스를 찾아서 (Eco Quest:The Search for Cetus)', '잃어버린 숲 속의 비밀을 찾아서 (The Lost Secret of the Rainforest)', '터보 사이언스(Turbo Science)', 그리고 '페퍼의 시간 여행(Pepper's Adventure in Time)' 등이 그 대표적이다.


마냥 즐거운 공부를 목표로 해 만들어진 이들 디스커버리 시리즈는 PC가 공부 방법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에서 태어났다. 이 신나고 교육적인 게임들은 경험과 지식과 즐거움에 빠져드는 느낌들이 결합하여 이루어 낸 교육적인 여행으로 사용자들을 이끌어 준다. 시에라의 디스커버리 시리즈는 홈 컴퓨터가 갖고 있는 무한한 교육적 파워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텔레비전의 자리를 노린다

시에라의 당면 목표는 게임이 텔레비전을 대신하는 것이다. 시에라의 사무실에는 언제나 경쟁감이 감돈다. 업계 라이벌간의 경쟁 뿐아니라, 형태가 다른 오락과의 경쟁 때문이다. 시에라에서 창조를 지휘하고 있는 로버타와 동료 디자이너들은 더욱 더 신나고 인터액티브한 무언가로 텔레비전과 오디오를 대신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시에라의 프로그래머팀과 애니메이터팀, 그리고 음악팀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데이터베이스나 스프레드시트가 아닌, 앞으로의 오락 시장을 지배하게 될 일종의 영화 예술의 한 분야임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시에라는 현재 1988년 일본에 시에라 재팬을 설립한 데 이어 1990년 10월에는 영국에 유럽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전세계를 향해 뛰고 있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12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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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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