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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1.05 마이컴 1993년 7월호 - 사람과 사람들, '위한글' 제작한 서울대 마이컴 팀

 

 

 

 

 마이컴 1993년 7월호 - 사람과 사람들, 서울대 마이컴 팀 

 


최근 국내 컴퓨터 산업이 모든 부분에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는 외국의 뛰어난 소프트웨어와 경쟁하면서 힘겨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 실정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는 역시 우리가 개발한 것이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와함께 컴퓨터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꼭 필요하면서 구입에 대한 부담이 없는 소프트웨어를 바라는 마음도 커져만 가고 있다. 저작권에 관한 개념이 높아지고 불법복제 단속이 강화되면서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은 사용자들은 좋은 내용의 소프트웨어를 쉽게 접하기가 어려워진 것도 컴퓨터 생활의 장애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컴퓨터 구입비의 30∼50% 정도나 차지하는 정품 소프트웨어를 선뜻 구입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망설여지는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때에 모든 사용자들을 위해 우리의 컴퓨터 마인드를 확산한다는 순수한 생각에서 개발된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위한글'이 발표되어 관심있는 사람들의 화제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 제품은 말 그대로 무료로 배포될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관련 기술을 얻기 위해 위한글 개발

서울대학교에는 여러가지 연구소가 있다. 그 가운데 컴퓨터와 관련된 큼직한 일은 '서울대 컴퓨터 신기술 연구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연구소에는 각 과제별로 연구주제를 두고 연구실이 구성되는데 마이컴팀은 '음성 및 화 상인식 연구실'에 소속된 소규모 모임이다. 특별히 색다른 장비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개발 의욕은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마이컴팀의 원류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전인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팀은 그동안 386과 486 EISA 바이오스를 개발하였고, 상공부와의 협력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연구하기도 했다. 또한 도스용 워드프로세서인 '누리글'을 개발한 실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마이컴이란 명칭이 본지의 제호 (마이컴 : My Computer)와 똑같아 정확한 뜻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초창기에는 주로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위주로 연구하기 모임으 로 마이크로 컴퓨터 (Micro Computer)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근래들어 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개발에 치중하게 된 것은 관련 기반 기술을 축적할 수 있고, 석사과정의 논문 주제로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위한글이 나오기까지

위한글의 개발을 담당하였던 연구진은 현재 박사과정에 있는 신병석과 이철희, 석사과정의 신효정, 이민석, 한기용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박사과정 연구의 한가지 분야로서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기 시작했던 이들은 사용자들앞에 내놓을 제품에 몇가지 조건을 먼저 설정 했다. 그것은 우선 모든 사람이 무료로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담당교수도 '판매되는 상품이 아니어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일이지만 이들의 개발과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버티고 있음은 당연했다. 한글 입출력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영문보다 양적으로 늘어난 코드를 감당하기가 힘들다.

 

특히, 워드프로세서의 특성상 잡다한 기능을 하나의 소프트웨어에 담아내려면 자연히 일은 많아진다. 이같은 한글 소프트웨어 제작의 문제점과 더불어 윈도우란 환경에서 구현이 더욱 잔손질이 많게 한 원인이 되었다.


이범석군은 "도스에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루틴도 윈도우에서는 매우 복잡해집니다. 우리가 처음 윈도우용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만들고자 계획할 당시에는 윈도우에 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면서 어려움을 이야기 한다.


개발 초기에는 한글 윈도우 3.0의 기능이 약하여 이를 채용하지 않았던 이유로 위한글은 영문도스나 한글윈도우 상에서 무리없이 실행되는 범용성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한글 구현도 자체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위한글'의 한글 구현 방식이 그리 반갑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제품과 같이 한글을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굳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속박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라고 입을 모은다.

 

'위한글'을 개발하기로 하면서 세계적인 윈도우 사용에 발맞추기 위해 수 많은 자료를 모으는데 노력이 기울인 것도 지
금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91년 12월부터 92년 2월까지 약 3개월간은 '위한글'이 가져야 할 기능들을 자세하게 정의하였고, 92년 3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 간은 프로그래머들에게 있어 가장 지루한 프로그램 소스 코딩과 디버깅 작업를 거쳤다. 이때는 밤과 낮이 바뀌는 날의 연속이었다.

 

윈도우의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여러가지 기능들을 기초로 연구하였지만 윈도우와 관련된 자료와 프로그램 소스를 입수하는 일이 큰일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자료들은 상업용 개발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이 대부분이 었다.

 

신효정양은 "위한글에서 사용된 특수 루틴들은 모두 우리 스스로 개발한 것입니다. 자료도 없었지만, 연구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었으므로 남들이 만들어 놓은 루틴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강조한다.

 

 


주변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위한글을 개발해 놓고 보니 문제점이 한두가지 나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사용되는 소 프트웨어는 개발자가 사후지원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통신에 올려놓은 다음부터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었지만 계속되는 전화문의로 연구를 계속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한기용 군은 "위한글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선그리기 부분과 느린 출력 속도, 몇가지 버그가 발견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끔 다운받은 것이 왜 이러냐는 항의성 전화를 받을 때면 매우 곤혹스럽기도 하고 사용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면서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이러한 열성 팬(?)들 말고도 이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기업체들이라 한다. 연구 목적으로 개발된 이 제품을 보고 많은 업체에서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면 순수 연구팀들이 업체의 유혹에 휘말려 본래의 연구 목적을 벗어나 팀이 갈라지는 사태를 심심치 않게 보아왔기 때문에 이들이 느끼는 거부감은 쉽게 이해가 된다.

 

위한글이라는 이름이 같은 서울대 출신의 이찬진씨가 개발한 '아래아 한글'과의 미묘한(?) 관계에 의해 붙여졌다는 소문도 있지만 '위한글'이라는 이름 이전에는 '누렁이'로 알려졌다.


이름자체에서 풍기는 느낌이 무언가 어울리지 않아 여러가지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를 위한 한글 워드프로세서'라는 의미로 위한 글이라 정하게 되었다. 

 

신효정양은 "저희는 위한글의 소스를 공개하였는데 이것은 저희처럼 이 분야를 연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되도록 하기 위해 서입니다." 라고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동일한 분야를 개발하는데 많은 낭비가 있었음을 안타까워 했다.

 

 

 

멀티미디어와 결합된 워드프로세서를 만들 생각 

이들의 꿈은 야무지다. 다음 버전을 준비하면서 음성과 문자 인식 기술이 결합된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할 계획을 세워 두었다. 기존의 워드프로세서가 문자나 그림 위주였지만, 이들은 문자와 그래픽 뿐만 아니라 음성 데이터를 오브젝트 단위로 처리, 이를 쉽게 관리할 수 있 도록 윈도우의 기능을 최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윈도우 NT에서 작동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꿈은 멀티미디어 워드프로세서, 오브젝트 워드프로세서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들에게 통신에서 자료를 제공 하거나 세미나를 통한 사용자 교육을 행할 예정이다. 지금의 문제점은 하이텔(아이디 : bssshinx)로 문의하면 성의껏 대답해 준단다.

 

이 팀의 구성원들은 세월이 지나면 바뀌겠지만 위한글을 개발하면서 내걸었던 생각인 '누구나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이를 위하는' 마음은 영원히 변함없을 것이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7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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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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