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4월호 - 칼럼, '정보자원'과 세계 속의 기업


세계는 오늘날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어떤 학자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입장에

있다.  테크놀로지 차원에서 볼 때, 2000년이 됐다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첨단 공학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가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보자원의 분배 및 정보자원의 발달이 앞으로 몇 년간 세계적인 관점이 될 것이다. 이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정보자원 분배의 불균형이다. 


여기에서 "정보자원"이라고 말할 때 는 "정보" 자체 뿐 아니라 그 정보를 획득하고, 저장하고, 처리하고, 옮기는 등의 활동에 필요되는 테크놀로지를 모두 포함시키는 의미로 말하고자 한다. 


또한 정보 자원의 "분배" 라고 할 때는, 정보자원을 소유하고 있는자 뿐만 아니라 그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도 함께 포함해서 의미한다. 정보자원의 분배도 다른 자원과 마찬가지로, 국가와 국가, 또 한 국가내의 사회-경제 수준에 따라 불균형의 문제가 대두된다. 


정보공학을 전공하거나 정보 통신관련자, 또는 정보통신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가장 직접적인 관심이 있는 분야가, 정보 자원의 접근에 대한 실질적 또는 잠재적 불균형이라 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차원에서도 그렇겠지만, 무엇보다도 국제 경쟁력의 시대에서 기업의 차원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세계시장의 새로운 질서 

오늘날 세계의 비지니스 판도를 보자. 

1)전자 및 광 테크놀로지의 엄청난 향상과 더불어 가격의 하락이 지속적인 추세이다. 그 결과 지난 20년 동안 컴퓨터는, 귀하고, 비싼 물건의 위치에서 싸고 어디에나 있는 물건으로(적어도 컴퓨터 산업에 경쟁력이 있는 나라에서는) 전환되었다. 


1980년대에는, 통신산업이 마찬가지로 희귀 품목으로부터 일상적인 품목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적어도 가시적 미래에서는, 지속적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2) 1960년대는, 위성의 출현으로 원거리 통신(텔레커뮤니케이션)은 적어도 시간적인 측면에서 볼 때 거리라는 개념이 없어졌다. 즉, 오늘날 지구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과의 통신이, 마치 바로 맞은편 골목에 사는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즉각적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90년대에 들어서는 원거리통신이 가격이라는 측면에서도 거리의 개념이 거의 없어져가고 있다. 이제 대기업의 중앙 부처와 산하 공장간에 서로 통신하는데 있어서 건물이 바로 옆에 나란히 소재하고 있건, 수천 마일 수백 마일 떨어져 있건 통신 가격의 차이가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무역, 고용, 경제 발전에 관련된 많은 공공정책에 대해 암시하는 바가 많다. 공학의 발전에 따른 무역의 세계화 추세는 한 국가의 독점을 와해시키려는 세계적 노력과 병행된다. 


그 결과, 세계각국의 각종기업은 규제의 변화, 공학적 혁신, 그리고 새로운 외국의 경쟁자들에 의해 증가되는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비지니스과정 재설계, 작업과정의 관리, Lean-제조업, 시간 중심경쟁, 총체적 관리 등의 획기적인 재구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모든 시도들의 공통된 점은, 모든 기업들이 "정보 자원"을 활용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의 성공이란, 가령 부품은 대만이나, 태국에서 구입하여 멕시코에서 제조한 후 미국이나 이탈리아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것이 된다. 


그런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프랑스에서 고용하고, 엔지니어는 미국의 실리콘 벨리에서 선발하고, 은행은 런던은행을 이용하고, 국제 변호사는 오터와 등에서 고용해야 가장 비용이 효과적 일런지 모른다. 


이와 같은 복잡한 국제적 기업을 운영해 나가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며, 진정한 경영자들의 능력에 대한 시험은 변화하는 국제법, 관세, 공학,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매년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하는데 있다. 


현대의 기업이 지구화 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그가 처한 환경을 직시하고, 이에 주의하고 그 변화에 빨리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데 있다. "세계 수준의 정보자원"을 손에 넣지 못하고서는 이런 게임에 성공할 수는 없다.



정보자원 분배의 불균형 

일반적으로 기업은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정보자원에 불균형적 분배로 고생한다. 우선은, 개인 기업이 정보자원의 중요한 성격을 인식하지 못해서 이런 정보자원 개발에 역점을 두고 투자하지 않는데 있다. 


회사들은 그들이 처한 환경 변화의 성격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술과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정보 자원에 제대로 투자함으로서 다른 기업보다 좀더 경쟁우위를 차지하게 될 수 있다.  


둘째로는, 기업이 들어가 있는 나라의 정보 자원에 대한 정책이 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한나라의 정보 자원 정책이 타국 기업이 일하는데 쉽게 할 수 있고,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불가능한 경우를 보면, 정부의 정책이 외국 기업으로 하여금 인쇄 매체나 전화, 복사기 등에 전혀 손을 못 대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 소련의 경우가 바로 그런 정책의 경제적 우둔성의 대표적 예이다. 전통적인 보호주의 정책도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런 극단적인 양상이 아니더라도, 국제 정보 관리는 혼란스런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나라들이 세계수준의 정보 자원을 각 기업에 분배하겠다는 목적에는 동의한다 하더라도, 그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에서는 경제 발전을 위해서 '정보시대의 하부구조(Infrastructure)'의 중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 나라들은 정부차원에서 통신망(Network)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공공 스위치 Netwook의 현대화에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같은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실행방법은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는 원거리 통신과 정보 산업의 모든 영역간의 자유 경쟁을 통한 성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개인기업의 네트워크 투자가 현격히 성장하였다. 5~10년전에는, 일본도 프랑스와 독일의 모델을 따랐었으나 오늘날은 미국 영국의 모델과 더 유사하게 보인다.  


이 두 가지 모델을 다국적 기업의 눈에서 비교해 보자. 가령 미국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이 있다면, 이 회사의 정보 자원에 대한 선택은 이 회사의 예산, 전문성 및 상상력에 의해서만 제한을 받는다. 


즉, 이 회사는 무한정의 모뎀, PBX, 중앙스위치, Hubs, 브리지 등을 사거나 임대 할 수 있다. AT & T, MCI, Sprint, 또는 다른 여러 회사에서라도 우리 기업이 원하는대로 개인 네트워크를 건설해 줄 수 있다. 


IBM 또는 다른 회사에서 우리나라 회사의 스팩에 맞게 네트워크 디자인을 해 줄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는 수많은 서비스와 수많은 제품 중에 무엇을 선택할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대규모의 세련된 대기업에게는 큰 문제가 안되겠고 작은 기업에서는 혼돈스럽고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한편, 만약 우리기업이 프랑스나 독일이나 싱가포르에서 일한다면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네트 워킹의 선택은 그 나라의 텔레콤 당국에서 제공하는 것에 한정되고 그나마 미국이나 영국에서 지불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용이 들것이다. 


그리고 요즘처럼 복잡한 세계에서는 중앙에서 개발된 단 한개의 네트워크로 우리 기업의 특수한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기 쉽다. 이에 따라 VAN(부가가치 네트워크)에 임의로 접할 수 있도록 자유화시키는 움직임이 있지만 많은 기업체의 변화하는 요구와 비교하면, 그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



정보자원의 불균형 어느 정도 문제가 되는가?

정보자원은 오늘날 세계의 기업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유일한 결정 요인은 아니지만, 상당히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상대방 나라의 정보 정책에 의해 업무에 많은 제한을 받는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 궁극적으로 개별국가들은, 다국적 기업들에게 정보 자원을 평등하게 제공하기를 금하는 정책들을 수정하게 될 것이며, 그렇지 못하면 그 심각한 결과를 맛보아야 할 것이다. 


기업에 정보자원을 제공하는데 있어서 프랑스/독일 모델과 미국/영국 모델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단언 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 통신을 중심으로 국가차원에서는 프랑스 모형을 주축으로 하지만, VAN의 개방등, 미국 모델도 병행하는 형태를 보인다.


경제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는 우리나라는 이런 각 정책의 결과를 심각히 생각해 보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4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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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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