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7월호 - 음악산책
1편. 국내 음악카드 소개
컴퓨터용 음악 카드는 외국에서 개발된 것은 물론, 국내에서 개발된 것도 수십 종에 이르고 있다. 그 중에는 세계적으로 음악 카드의 표준이 되고있는 사운드 블래스터를 비롯, 사운드 블래스터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미디어 비전사의 프로 오디오스 펙트럼도 포함되어 있다.
사운드 블래스터는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미디어 비전사의 제품도 약 5만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뒤를 쫓고 있다. 현재 국내 음 악카드 시장은 여러 제품이 각각의 고유 기능을 자랑하면서 선보이고 있다.
IBM-PC 에서의 사운드 기능
1989년 교육용 컴퓨터가 IBM-PC 호환 기종으로 바뀐 후, 93년 현재 IBM PC호환 기종은 XT, AT, 386 ,486을 비롯해 펜티엄 (586) CPU까지 발매되고 있다. 그동안 CPU를 비롯해 주변 환경에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램은 초기에 256KB였던 것이 최근에는 거의 4메가바이트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그외 주변장치의 발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바로 사운드 부분이다.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IBM-PC사운드에 대한 글을 많이 접했을 것이다. IBM-PC는 원래 업무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단지 "삐-" 하는 소리를 내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러한 소리는 에러 메시지나 경고를 표시하기 때문에 그다지 듣기에 좋지 않아 사람들로 하여금 "좀 좋은 소리를 내게 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IBM PC는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586 컴퓨터가 개발된 오늘날에도 사운드를 개선할 생각을 좀 처럼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매킨 토시, 아미가 등의 컴퓨터가 막강한 사운드 기능을 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 카드의 등장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사운드 때문에 걱정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IBM-PC의 뛰어난 확장성을 이용한 음악 카드가 많이 개발되어 있고, 또 이것을 장착하고 있는 사용자가 많기 때 문이다.
음악 카드의 역사는 사실상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1989년 말부터 조금씩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애들립 카드'가 그 시초이다. 물론, 그보다 먼저 사운드 블래스터를 만든 Creative Lab사에서 나온 CMS카드가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실제로 필자도 몇몇 CMS 카드(일명 게임 블래스터)를 쓰고 있는 사용자를 접할 수 있었으나, 지원 소프트웨어의 부족 등으로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국내 음악 카드 시장 동향
1. 애들립 애들립
카드는 캐나다의 애들립 사에서 만든 카드로, 말 그대로 '즉흥 적인 연주'라는 음악 용어이다. 이 애들립 카드는 국내에서는 정품이 아 닌 복제품으로 보급되었다.
애들립 카드는 게임 지원과 PC 통신에서의 음악 동호회 활성화로 인해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했다. 한 예로서 당시 인기를 끌었던 게임 '페르시아 왕자'의 경우, 애들립을 지원하여 환상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애들립 카드의 주요 특징은, 일본 야마하(YAMAHA)사의 YM-3812 FM 음원(Frequency Modulation)을 채용하여 멜로디 6채널과 타악기 5채널의 11화음을 동시에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비프 음만 을 내던 IBM-PC에 비하면 가히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애들립사에서 자체 개발한 비 주얼 콤포저(Visual Composer)를 이용해 작곡 및 편곡을 할 수 있으므로,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들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데 공헌을 하였다.
비주얼 콤포저는 아직도 인기가 많아서 국내에 현재 약 2만 여곡의 데이터 파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주얼 콤포저는 데이터로 ROL 파일을 만드는데, 현재는 이러한 ROL 파일을 이용해 노래방 형식의 출력을 하는 ‘하늘소'에서 만든 Implay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2. 사운드 블래스터
사운드 블래스터는 CMS 카드를 만든 싱가폴의 Creative Lab사에서 개발한 카드로, YM-3812를 채용하여 애들립 카드와 완벽한 호환성을 이루며, DAC(Digital Analog Converter)를 이용하여 음성 출력이 가능한 특징을 갖는다.
미디 인터페이스와 조이스틱 포트 등을 내장하고 있어 값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으며 애들립 카드의 퇴조와 더불어 1991년부터는 국내 음악 카드 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였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에서 음성이 나오는 것은 매우 신기한 현상으로 인식돼, 값비싼 사운드 블래스터를 가진 사용자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낮아졌으나, 당시에는 1.0 버전이 15~20만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였다.
특히, 게임에서의 음성 지원, 효과음 지원 등은 사운드 블래스터의 보급을 가속화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사운드마스터 등의 호환 카드도 많이 소개되었으며, 현재는 2.0 기종과 20음 스테레오를 지원하는 신버전 FM 칩인 YMF-262M을 채택한 사운드 블래스터 프로와 16비트 음성 입, 출력을 지원하는 16비트 버전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3. 사운드 마스터
1991년 초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사운드 마스터는 사운드 블래스터 호환 기종으로 옥소리와 함께 대표적인 국내 개발의 음악 카드이다. 사운드 블래스터 2.0과 완벽한 호환을 이룬다.
성일정보통신에서 개발한 사운드 마스터는 사운드 블래스터와 완벽하게 호환된다는 점과 사운드 블래스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폭넓은 사용자 층을 확보하였다. 현재 YMF-262M을 탑재한 하이파이 스테레오와 팩스 기능 등이 합쳐진 사운드 마스터 FX를 출하하고 있다.
4. 오디오 스펙트럼
오디오 스펙트럼은 미국의 미디어 비전사에서 만든 음악 카드로 비교적 늦게 국내 음악 카드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주력 기종은 16비트 입출력을 지원하는 '프로 오디오 스팩트럼 16'으로서 SCSI(Small Computer System Interface) 방식의 CD-ROM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으며, 사운드 블래스터 프로와 호환되는 특징을 가진다.
'사운드 스튜디오'는 미디어 비전 사의 DSP(Digital Signal Processor)를 탑재한 제품으로 '오디오 스펙트럼'과 기능이 거의 비슷하다.
5. 예스
애들립 호환 카드를 만들던 PC 라운드에서 개발한 음악 카드로, 사운드 블래스터 2.0과 호환되며, MPU-401 UART 기능 지원 등으로 현재는 CD-ROM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버전 1.5를 판매하고 있다. 1.5 버전의 특징은 YMF-262M을 지원 하며, 또한 AT-BUS CD-ROM 인터페이스가 있다는 것이다.
CD-ROM 인터페이스란?
요즘 들어 음악 카드가 멀티미디어 장비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특이할 만한 것이 CD-ROM 인터페이스인데, 외국산 음악 카드는 물론 국내에서도 92년 초에 '옥소리 1.2 멀티카드'에 탑재된 것을 시작으로, 요즘 나오는 음악 카드들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CD-ROM 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장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음악 카드는 대부분 AT-BUS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내장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 마쯔시다의 CD-ROM 인터페이스가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데, 예를 들어 사운드 블라스터 프로 및 '옥소리 1.2 멀티' 이상에는 모두 마쯔시다의 CD-ROM 인터페이스가 내장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보급된 것은 파나소닉 (마쯔시다의 상품명)의 AT-BUS 드라이브이다.
하지만 점점 SCSI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SCSI 인터페이스를 내장한 기종이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프로 오디오 스팩트럼', '사운드 갤럭시 NX 프로' 등은 SCSI 인터페이스를 내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옥소리 신 버전도 SCSI 인터페이스를 내장할 것이라고 한다.
SCSI 방식의 장점 중 하나는, 제조사에 관계없이 CD-ROM 드라이브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 오디오 스펙트럼'은 SCSI 회로가 모두 내장되어 있고, '사운드 갤럭시'나 '옥소리'는 AT-BUS 방식의 CD-ROM 인터페이스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SCSI칩은 필요한 사람에게 1만 5천원에서 3만원선에서 별도 판매하고 있다.
6. 사운드 갤럭시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으로 호환성을 주요 특징으로하고 있다. '사운드 블래스터', '디즈니 사운드 소스', '코복스 스피치씽' 등과 다양한 호환성을 가지며 윈도우와 도스 상에서 여러 번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하늘소에서 만든 Implay를 번들로 해 노래방으로 인기가 있다.
현재는 '사운드 갤럭시 NX', '사운드 갤럭시 NX PRO'를 출하하고 있는데, 모두 AT-BUS 방식의 CD-ROM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사운드 갤럭시 NX PRO'의 경우, SCSI 칩을 별도로 꽂을 수 있는 소켓이 있다.
7. 옥소리 카드
옥소리 카드는 미디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사운드 블래스터와 호환될 뿐아니라, 음소 녹음 기능 등을 통합한 것으로, 91년 말에 버전 1.0이 처음 공개되면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옥소리 1.0'은 음악 카드의 표준으로 유명한 음원 칩인 일본 야마하 사의 YM-3812라는 FM 방식의 음원 칩을 주음원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애들립과 100% 호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사운드 블래스터와의 호환성은 좋지 못해 ADPCM(Adaptive Differencial Pulse Code Modulation) 등이 출력되지 않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점은 게임에서 음성 지원 등이 잘 안되어 음이 늘어지는 것이었다.
1.0 버전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1.2 버전은 '1.2 멀티'라는 미디 인터페이스가 별도로 장착되어 있으며, AT-BUS 방식의 CD-ROM 인터페이스를 내장했다. 이 제품은 사운드 블래스터와의 호환성은 완벽하지 못하지만, 안정성이 뛰어나고 한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지 않고, 음악 카드를 새로운 용도로 이용하게 한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새로운 음원 칩인 YMF-262M을 채용한 2.0버전을 소개하였고 계속해서 사운드 블래스터와 호환되는 1.5, 2.5 버전을 개발하였다.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1.6, 2.6, 3.0 버전이다. <표 1 참조>.
싱크 기능이란?
싱크는 싱크로나이즈 (Synchronize)를 줄여 부르는 말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중 녹음 방식을 의미한다. 모든 AT 이상의 컴퓨터는 내부에 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시계로 여러 가지 기능을 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음악에서 빠르기 등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시계는 미디 악기도 갖고 있는데, 여러 대의 미디 악기를 가지고 작업할 때 이 시계들이 서로 다르게 작동한다면 매우 곤란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녹음을 할 때에도, 어떤 악기는 빨리 음악이 연주되고 어떤 악기는 늦게 음악이 연주된다면 음악이 어떻게 될지는 들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악기간의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쓰는 기능이 싱크 기능이다. 전문적으로 미디 악기를 연주하여 레코딩 작업을 한다면 위의 기능은 필수이나, 취미로 이용한다면 그다지 필 요없는 기능이다.
마치면서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음악카드의 종류를 특징별로 알아보았다. 좋은 것을 추구하려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멀티미디어'도 보는 것과 듣는 것을 동시에 만족시키는데 그 매력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옥소리 카드를 연재 하면서 그 활용도에 더욱 중점을 두고 설명을 할 예정이다. 다음 호에서는 옥소리의 하드웨어에 대해 설명하 기로 하겠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7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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