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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11 마이컴 1993년 6월호 - 이달의 포커스 (컴퓨터 바이러스)

 

 

 

 

마이컴 1993년 6월호 - 이달의 포커스

 

 

 

컴퓨터 업계에도 '녹색 태풍' 몰아친다

 

"이 상자는 재생용지를 사용했습니다." 

어느 일본 회사의 플로피 디스켓 상자 한 구석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책이나 환경 단체, 혹은 관련 정부기관 공무원들의 명함에나 적혀 있을 이 글귀를 컴퓨터 관련 제품에서 볼 수 있었다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건 상자에 있던 "この籍は 再生紙を 使用しています."라는 낯선 글씨를 읽어야 했던 탓이 아니었을까.

 

거스를 수 없는 ‘환경’ 보호라는 시대의 분위기를 재빨리 읽어낸 일본 기업의 얄미우리만치 민첩한 대응이다. '녹색 운동'이라고 불리워지는 환경보호운동의 중요성은 날로 거세지는 환경운동 단체의 입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제서야 오랜 잠에서 깨어나 부시시 눈비비는 국내 현실과 달리 독일 같은 나라는 1976년 일찌감치 '녹색'을 기치로 모인 '녹색당'이란 정당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그러나, 이런 천차만별의 수준차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는 녹색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주부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각국의 소비자 단체들 역시 운동의 전면에 나서서 뛰고 있는 상황이다. 

 

물건 구매의 결정적인 실권을 쥐고 있다는 주부들의 움 직임은 좋든 싫든 기업체로 하여금 ‘환경’에 눈돌리게 강 제한다. 유형 무형의 압력을 받는 기업체들, 특히 환경 오염의 주범처럼 인식되는 업체들은 각자 새로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합성세제 업체들은 조금만 사용해도 되는 컴팩트한 세제를 개발, 사용량 줄이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고, 어떤 휴지 업체는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모토로 지속적인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는 등 환경 오염 업체라는 이미지 대신 환경 보호에 앞장선 기업 이라는 이미지 고양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부지런한 다른 분야의 업체들과 달리, 시대를 앞서 첨단을 이야기한다는 자부심에 사로잡힌 컴퓨터 업계는 환경 문제에 관한 한 유난히 굼뜬 거북이 걸음이다. 

 

깔끔하고 깨끗한 산업일 것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컴퓨터 산업은 환경 오염에 있어 유죄이다. 엄청난 전기 소모, 더 좋은 출력물을 얻으려고 마구 버려대는 프린터 용지, VDT 증후군 등을 안고 있는 모니터 재생이 어려운 일회용 프린터 카트리지들, 프린터나 컴퓨터 뒷쪽의 팬에서 들려오는 소음, 소프트웨어 보호 등을 이유로 행해지는 과도한 포장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나, 컴퓨터 업계에도 녹색 물결은 피하지 못할 대세이다. 앞서 든 일본 기업의 디스켓 상자 사례외에 미국의 대형  컴퓨터 업체들 역시 그 예가 될 수 있다.

 

절전형, 저소음 PC는 예전에 내놓았고, 재생가능한 카트리지 개발, 제품 크기나 매뉴얼 줄이기, 효율적인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는 등 환경오염 업체라는 오명 벗기에 바쁘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절전형, 저소음이라는 '그린 PC'를 처음 선보였다. 이제, 우리 컴퓨터 업체들도 그간 막고 있던 귀를 열고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환경보호운동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 측면에서도 따라가기 급급한 국내 업체는, 환경문제에서조차 '그린웨어 (Green ware)'라는 환경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선보이는 앞선 외국의 발자국을 뒤쫓아 밟아가기 바쁠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은 바로 우리가 살 터전을 남겨두자는 절박한 위기의식의 호소이다. 더구나, 환경 보호를 핑게(?)삼아 무역 장벽까지 세우고 있는 야속한(?) 선진국들의 행태 앞에 선 우리 기업들은 더 이상 뒷짐지고 남들이 하기만을 기다리는 구경꾼일 수 없다. 팔 걷어붙히고 나서야 할 '책임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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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 틈타 바이러스 극성

 

지난 4월과 5월, 신종 바이러스가 잇달아 출현하여 컴퓨터 사용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5월 초 하이텔의 Protect.com 이라는 파일에서 토요일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토요일 바이러스는 토요일에만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실행 파일만 감염시키는 파일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초에 처음 발견되었다. 

 

토요일 바이러스 이외에도 93년 상반기 동안에 신종 바이러스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미이라 1.1 바이러스 (Mummy 1.1 virus)는 외국산 파일 바이러스로 3월에 발견되었고, 4월에도 세 종류의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여행자 바이러스(Traveller virus), 물고기 부트 바이러스(Fish Boot virus), 패리티 부트 바이러스(Parity Boot virus) 등이 4월에 발견된 바이러스인데 하드디스크의 FAT(부트 섹터)을 감염시켜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외국산 부트 바이러스들이다.

 

국내에서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은 1989년 하반기부터이다. 그전까지는 국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브레인 바이러스 하나뿐이어서, 사실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989년 9월 이후 최초의 국내 제작 바이러스(트로이목마 프로그램은 제외)인 LBC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져,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하던 많은 사용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예루살렘 바이러스가 발견되어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렇게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자, 바이러스의 존재와 치료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여러가지 예방책이 소개되었다.

 

특히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3월 6일이 되면 온통 신문 지상과 방송 매체에서는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각종 예방책과 함께 경고문을 알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만큼 예방책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 늘어 났다.

 

그러나 1992년 초에 발견된 DIR II 바이러스 이후 특별히 바이러스 피해로 주목을 끄는 바이러스가 줄었고, 백신 프로그램의 확산으로 그만큼 치료가 훨씬 쉬워지자 사람들의 바이러스에 대한 주의도 해이해진 것이 사실이다. 

 

토요일 바이러스의 출현은 이런 컴퓨터 사용자의 방심한 틈을 이용한 것으로,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5월 13일 안철수씨는 새로운 백신 V3 V117을 공개소프트웨어로 소개하였는데, 그 백신 프 로그램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되어 명칭이 알려진 바이러스는 모두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컴퓨터바이러스는 지금의 하이텔 서비스가 무료였을 당시 무분별하게 통신상에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올린 악덕 프로그래머들 덕택(?)에 한창 기승을 부린 적이 있었다.

 

특히 트로이목마 프로그램의 경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나, 기존의 유명한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소식, 샘플 프로그램의 형식을 띄고 지나치게 훌륭한 프로그램인 것처럼 가장하여 많은 사람이 다운받아 실행시키면, 그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서 동시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도록 되어있었다.

 

이제 하이텔이 유료화되어 프로그램을 업로드시키는 것이 예전만큼 그렇게 간단하고 쉽지 않으며 센터에서도 업로드시키는 프로그램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므로, 그런 피해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방심하고 있으면 쉽게 찾아오게 마련이다. 바이러스 예방을 생활화한 컴퓨터 사용자만이 안전한 컴퓨터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6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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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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