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9월호 - 허운나 컬럼, 학교네트워킹 서비스의 방향 (II)

 

 

 

 

 마이컴 1993년 9월호 - 허운나 컬럼

 학교네트워킹 서비스의 방향 (II)

 

 

 

학교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의 청사진

 

가. 탐구학습의 촉진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네트워킹은 좋은 연구도구가 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관심이 있는 AIDS 예방과 같은 주제라든지 청소년 문제등 다양하고 흥미있는 주제에 관해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들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함으로서, 이 연구조사를 주도한 학생들은 무엇에 관해 조사할 것인가를 선정하고, 어떤 질문을 던지며 그 결과는 어떤 식으로 분석할까 하는것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관련된 교재들을 통해 이런 의견조사를 하기 위한 기본 설계, 통계, 샘플링 등에 관해서 학습할 수 있다. 네트워킹은, 함께 일할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며, 국내 또는 국외 학생들과 함께 하는 조사를 가능하게 하고 또 그 결과를 함께 나눌 수 있게 한다.

 

이런 네트워킹 프로젝트 중에서 가치 있는 방식은 학생과 교사들이 스스로 선정하고 만들어 내는 협동적 프로젝트일 것이다.

 

가령, 이 서비스로 연결된 약 10여개 정도의 학급들이 "쓰레기 재활용 문제"와 같은 공동의 주제를 가지고 학습을 설계한다고 하자. 이 프로젝트의 주체 학급에서는, 프로젝트의 구조와 시간 스케쥴을 정하고, 각 학급에서는 참여 학급 모두를 위해 자료를 제공한다. 이런 식으로 하여, 모두가 모아진 자료를 기초로 학생들은 진정한 의미의 연구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나가며, 자신들이 도달한 결론은 더욱 의미있는 학습이나 경험이 될 것이다.

 

 

 

나. 다양한 자원과의 연계

기존의 여러 네트워크들은 상당한 양의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보들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아낸다는 것은 주눅이 들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 목적에 맞는 새로운 정보를 그때그때 검색해 주는 지능적인 보조구를 개발해야겠다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아무튼, "도서관 온라인 연구 서비스(Online library research service)" 같은 기능을 설치해서, 재래식 도서관의 한정된 자료를 보충해 주고, 학생들에게 최근의 사태나 최신 발전 분야 등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예컨대, "뉴스"라든지 "대학관련 정보"  "전문과학지 기사 초록" 등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교사의 경 우에도, 온라인으로 각종 교육뉴스, 연구서, 세미나 정보 등을 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각종 과학용 데이타나 이미지 뱅크도 네트워크를 통해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가령, 미 항공 우주국 나사(NASA)의 위성이 지구를 관측한 영상자료 등 같은 것은 다른 정규 학습자료와 함께 묶여져, 학습하고자 하는 내용의 백그라운드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다. 의사소통 및 출판

학생들이 공동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의견을 교환하게 되면 피상적인 펜팔 형태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의사 소통이 될 수 있다. 학생들간의 공통의 관심사를 다루는 공동 프로젝트는, 의사 소통의 폭을 향상시키고, 문제 해결 및 조직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동기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외국 학생들과의 네트워킹은,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서로 관련된 뉴스를 교환하고, 상대방뉴스에 관한 견해를 피력한 저널을 펴낸다든지 함으로서 상대방의 언어를 습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전자 네트워킹은, 학생들의 출판을 도와줄 수 있다. 온라인 학생 뉴스 서비스를 마련해서, 모든 학급에서 학급뉴스를 제공하고, 학생들이 그 중에서 기사를 골라 자신의 그룹 목적에 맞게 자신의 잡지나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다.

 

 

 

라. 새로운 학습자원 제공 

네트워크를 통해서 특정한 학습 목표를 겨냥한 여러 학습 자료를 제공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첫째, 네트워크 시뮬레이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학급마다 주어진 역할을 맡아서 스케쥴과 게임의 규칙에 따라, 다른 학급과 상호작용 함으로서 학습 내용에 빠져들어 가는 학급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역할에 몰두함으로서, 관련된 정보를 흡수하고, 상황의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학습의 대표적인 예로 네트워크용 'Fish Banks' 시물레이션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자원의 고갈 문제를 다룬다.

 

한편 'United Nation'이라는 네트워크 모델은, 현대 정치, 및 협상, 경제이론을 공부하는데 가치 있는 방식을 제공해주고, 'Sim City'라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한다. 

 

미국의 Digital Telecommunications사는 대규모의 청중을 대상으로 비디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독특한 의사소통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TVTI (TV with Telecomputing Interaction: 텔레컴퓨팅 상호작용을 수반한 TV)라고 불리우는 이 방식은, TV의 장점을 살리고, 싸고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상호작용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서 일방적 의사 전달이라는 TV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정해진 날짜에 학생들은 비디오 프로그램을 본 후, 방송된 내용과 관련된 이슈들을 관련 과학자, 또는 교육자 등과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작용한다. 비디오 프로그램은, 우편이나 케이블을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전달함으로 생방송과는 비교할 수 없이 싼 가격으로 많은 대중에게 제공할 수 있으므로 이런 방식은 원격 교육에서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둘째, 딱 부러지는 쉬운 답이 없는 수학이나 과학의 문제들을, 정기적으로 네트워크에 실어주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전자통신을 통해서, 전문가들에게 나름대로 발견해낸 창의적인 해결 방법이나 해답을 보낼 수 있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들의 의견을 보내주고, 최고의 해결 방안이 나온 경우 이를 통신으로 인정하고 잡지 등을 통해 기사화해 줄 수 있다.

 

이런 식의 학습유도 방식은, 이미 유럽에서 전자 통신이 아닌 방식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고, 많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교육의 일부로 이용된다.

 

여기서 제시한 방식들은 우리의 재래식 교실수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의 적용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소개하고 앞으로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교육적 문제들이 과거의 교실 형태를 일대 전환시키는 새로운 해결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교육의 치유되지 않는 뿌리 박힌 문제점은, 학생들의 정신적 참여를 최소화하는 권위주의적이며 교사 중심적 교육이란 점이다. 분명,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학생은 배우는 것도 없을 것이다. 

 

미국 MIT 대학의 Pepert 교수(1990)는 "더 나은 학습은, 교사가 더 나은 교수방식을 찾음으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스스로 경험을 구성하는 기회를 주는데 있다. (p3)"고 하였다. 

 

네트워크는 과거의 교육 파라다임에 따라 원격 강의라든지 원격 비디오 등을 제공하는 역할만을 함으로서 현행의 학교교육을 답습할 수도 있고, 반면 학생들의 직접 참여와 창의성 발휘 및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제공함으로서 더 나은 학습을 제공하는 일대 교육 변혁을 가져오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도 있다. 

 

여기에서 교육개혁의 기로에 있는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네트워킹 테크놀로지는, 세계적인 교육개혁의 방향과 흐름을 같이하고 우리나라 교육의 개혁을 주도하는데 일익을 담당해야한다.

 

이것에 실패하면, 네트워킹도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창출하는데,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어 버릴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네트워킹의 역할은, 교육용 텔레컴퓨팅이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용 서비스를 통해서 교육개혁에 가져올 잠재성을 보여주고 있다.

*Pepert. S. (1990). Introduction, In I.Harel (Ed.), Constructionist Learning (pp 1-8). 

Cambridge, MA: MIT Media Laboratory.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9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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