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10월호 - 그래픽 세상 

 진정한 그림 그리기,  '코렐 드로우 '

 

 

컴퓨터 그래픽은 컴퓨터로 만든 그림일 뿐 사람의 손으로 그린 그림처럼 자연스럽지 않다. 요즘 3차원 그래픽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것 또한 3차원 소프트웨어로 모델링한 다음, 맵핑(물체 질감처리)하여 멋진 렌더링한 것이라 딱딱한 컴퓨터란 기계에서 오는 무미건조함을 결코 배제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리는 사람의 느낌이 큰 역할을 하는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와 작가의 능력과 자연스러움으로 대표 되는 손으로 그린 이미지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컴퓨터 그래픽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대하게 되는 것은 모니터의 도트(Dot)와 픽셀(Pixel)이라 불리우는 한 점이다. 또한 이 점들의 모임을 해상도 (가로와 세로 혹은 X, Y)라는 범위의 수치로 표시해 컴퓨터 이미지의 질을 좌우하는 근본 단위로 인식하게 된다.

 


 

 

 

대다수의 이미지들도 이 점들의 모임으로 표현되며, 우리가 신문과 같은 인쇄물이나 텔리비전의 실제 그림들이 한 점 단위로 구분됨을 알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돋보기로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그러나 인간이 실제 손으로 그림을 그릴때 이미지의 최소 단위가 점이 아니다.

 

이것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점을 찍으며 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인간들이 처음부터 컴퓨터 이미지의 기본 단위인 점으로 그림을 그렸다면 현재의 컴퓨터 그래픽을 이해하기 훨씬 수월했을 것이며, 완성된 작품도 컴퓨터로 나타내기에 매우 적합했을 것이다.


인간이 컴퓨터보다 더욱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그림 그리는 방식을 흉내내는 것이 완벽한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필수요건이다. 인간이 그림을 그릴 때에는 기본단위로 선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컴퓨터로 그림 그릴때 선을 기본으로 작업할 수 없는가? 물론 아주 간단한 소프트웨어인 디럭스페인트에도 선으로 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사용된 선은 결국 점들의 조합을 흉내낸 것일뿐 인간이 원하는 그런 부드러운 것은 아니다. 특히 사선을 그어보면 더욱 이해하기 쉽다. 사선을 확대해 보면 분명히 점들이 모여 형성되있으며 그 점들의 단위가 가로, 세로 정수 단위의 데이터로 정의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의 이러한 문제는 벌써부터 컴퓨터 그래픽 알고리듬 전문가에 의해 파악되었고, 그 해결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3차원 그래픽이다.

 

3차원 모델을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 독자라면 점이란 단지 기준점일 뿐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또 이를 이용해 물체를 한번 그리기만하면 아무리 확대해도 결코 2차원에서의 선처럼 지그재그형의 선으로 깨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2차원 페인팅 (Painting) 소프트웨어인 페인트 브러시, 디럭스 페인트의 데이터는 도트가 이미지의 가장 기본 단위인 비트 맵 (Bit map) 방식이고, 3차원의 모델링은 벡터 데이터 (시작점과 끝점, 각도로 이루어진 데이터) 방식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되면서 3차원을 선호하는 근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통 2차원 페인팅 작업을 할 때 해상도를 1000이 넘는 경우는 데이터가 방대해 처리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작가가 화면 상에서 수정하려면 여간 어려운 것이 아
니다.

 

그러나 해상도가 낮은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해보면 거친 이미지가 눈에 거슬릴 정도로 보기 흉하게 된다. 이에 반해 3차원 작업은 2차원 보다 고해상도(대략 해상도 1500도트 이상)로 제작하기가 쉽다. 독자들이 매달 보는 마이컴 표지는 고해상도의 3차원 그래픽이기 때문에 매우 선명하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3차원이라고 모든 것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기도 하다. 3차원 작업은 2차원 작업과 달리 사물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간단한 표현조차 마음대로 되지않아 작가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2.5 차원으로 해결

앞에서 말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시원스럽게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벡터 드로잉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독자들은 3차원에서도 가능한 벡터 처리 방식을 굳이 렌더링도 되지 않는 2차원에서 그 유용성을 부여하는 것에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두가지 의미에 그 답을 찾 을 수 있다. 첫째 3차원 모델링은 조각하는 것과 같이 물체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2차원 벡터 소프트웨어는 조각과 달리 그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윤곽을 그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두 번째로 2차원 벡터 소프트웨어에서도 3차원과 같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렌더링 기능을 지원하고 있어 표현하고자하는 이미지를 빠른 시간 내에 쉽게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컴퓨터 그래픽 작업에서 비트 맵과 상반되는 개념인 벡터 드로잉 방식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벡터 드로잉 소프트웨어가 갖는 또하나의 의미는 객체 지향형 소프트웨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운영체제나 개발 소프트웨어 등에서 조차 객체 지향형 (Object-Oriented)이란 말이 심심찮게 인용되고 있다. 비트맵 방식의 소프트웨어에서는 한번 그린 부분은 원래대로 되돌리기 쉽지 않는 반면, 객체지향형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대개 컴퓨터 그래픽의 장점을 이야기할 때 "undo” 기능이 있어 사람의 손으로 그리는 것보다 좋다라고 말하곤 한다. 즉,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기존의 수(手)작업에 비해 월등히 편리하다는 것이다. 벡터 데이터는 만들어진 물체(Object)를 단위별로 처리하게 된다.

 

 


벡터 드로잉 소프트웨어

지금부터 IBM-PC의 벡터 드로잉, 소프트웨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이러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들은 현재 수십가지가 판매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코렐드로우 4.0을 이용하여 실제적 기능을 파악 하기로 하자.


먼저 코렐드로우는 윈도우 환경에서만 작동되며, 386DX급 이상의 고속 컴퓨터와 많은 양의 메모리면 여유있게 돌려볼 수 있다.

 

코렐드로우에서 선그리기는 손으로 그림 그릴때 연필로 대강 스케치하듯(물론 직선과 곡선 그리고 자유 곡선까지) 코렐 드로우에서도 화면 좌측의 연필 아이콘으로 대부분의 스케치를 하게 된다.


몇가지 부가적 기능이 있긴 하지만 코렐드로우에서 선을 긋는 방식(알고리듬)은 베지어 곡선을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작점과 끝점 혹은 중간의 각각의 기준점(node라고 함)마다 보조선이 있어 점과 점사이의 선(대부분 곡선)을 원하는대로 그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어렵게 선을 그리고 난 후 그 선의 굵기, 색, 선의 형태(점선, 화살표 모양)뿐만 아니라 둥근 붓, 평붓 등 붓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더욱이 코렐 4.0의 새로운 기능인 파워 라인(Power line)은 인간이 붓을 사용할 때처럼 세기를 조절하는 효과를 표현할 수 있다. 물론 벡터선이기 때문에 모니터에서 볼 때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붓을 기울이거나 크기를 변형해도 전 혀 깨짐이 생기지 않으며, 특히 포스트스크립이 지원되는 프린터로 출력하면 완벽하게 손으로 그린듯 한 매끈한 선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이제 선으로 스케치한 후 물감을 골라 면을 칠해보라. 물론 기존의 페인팅 소프트웨어에서 보통 물감통 이이콘을 선택하면 쉽게 색 그리고 그라데이션까지 처리되기도 한다.

 

그러나 코렐 드로우 면 칠하기는 물체를 선택(객체지향 형이기 때문에 가능)한 후 원하는 물감만 선택하면 자동으로 색이 칠해 진다.

 

또 페인팅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지정된 그라데이션 방식에 의해 면을 칠할 수 있으며, 벡터 데이터를 패턴으로 채울 수도 있다.최근에 발표된 코렐 4.0에는 패턴 뿐만 아니라 프렉탈을 이용하여 수많은 변형 이미지를 만들수 있다.

 

이러한 기능과 더불어 면칠하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간단한 면 채우기가 아닌 브렌드 (Blend) 기능으로 어떠한 물체라도 세세한 그라데이션을 표현할 수 있다.

 

이 기능를 이용하면 2차원의 코렐 드로우로 마치 3차원 렌더링한 그림처럼 표현할 수 있다. 물론 3차원 소프트웨어에서 렌더링처럼 광원의 위치, 물체의 모양 등을 모두 계산하는 것이 아니므로 완벽하지는 않다.

 

 

 

 

코렐드로우가 지원하는 3차원 기능에는 브렌드 뿐만 아니라 익스트루드(Extrude)가 있다. 3차원 소프트웨어에서도 물체의 두께를 주는 명령어로 Extrude를 사용하는데, 코렐드로우에서는 이를 흉내내는 것이다. 보통 글자에 3차원 효과를 주어 큰 제목글씨를 표현할 때 많이 사용 된다.


익스트루드(Extrude)에는 진짜 3 차원 모델링을 하는 것처럼 빛의 방향, 빛의 강도까지 선택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물체 형 자체의 자유스런 변형인 엔벨롭(Envelope)과 투시감을 주는 퍼스펙티브 효과 그리고 안선, 바깥선을 생성 시켜주는 콘터(Contour) 등의 새로운 표현의 도구로서 준비되어 있다.

 

물론 이외에도 완벽하게 자유스런 그림 그리기를 위해 코렐드로우는 많은 기능이 있으나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 놓기로 한다. 그러나 한가지 코렐드로우의 장점 중 빼 놓을수 없는 것이 문자 처리이다.

 

특히나 문자를 자유곡선 위에 나열시킬 수 있고 문자 간격 및 위치 변형 그리고 부분 수정까지도 가능해 간단한 전자출판도 가능하다.

 

IBM 컴퓨터로 그래픽을 하는 대다수의 독자들이 3차원인 3D 스튜디오에 매료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모두가 3차원만 해야 할 만큼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기본 기술이 튼튼하지는 않음에 우려가 된다.

 

그러한 기본적인 기술에 다시 한번 투자 한다면 코렐드로우 같은 객체형 벡터 드로잉 소프트웨어로도 멋진 이미지를 만들수 있는 능력이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앞으로의 멀티미디어 분야까지 새로운 실력자가 될수 있으리라 믿는다.


윤석민·청 CG 연구소 실장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10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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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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