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궁금한 이야기 - 영화 판권은 누구에게 사나?
영화 판권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우선 지역에 따라 국내 배급권과 해외 배급권으로 나뉜다. 매체에 따라서는 극장 배급권, 비디오 판권, DVD 판권, 텔레비전 방영권, 인터넷 상영권(IP 주소의 국적에 따라 국내 인터넷 판권이냐 해외 인터넷 판권이냐를 구분한다) 등으로 나뉜다.
상영 목적에 따라서도 교육용 판권, 영화제 배급권(예전엔 해외 영화제에서 요청하면 공짜로 프린트를 빌려줬지만 요즘엔 돈 받고 빌려준다), 퍼블릭 비디오 판권(도서관이나 문화 센터처럼 공공장소에서 상영하는 판권), 커머셜 비디오 판권(비디오방이나 DVD방에 비치한 영화 판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지역별 판권, 매체별 판권, 목적별 판권을 이리저리 짝짓고 접붙이면 국내 극장 배급권, 홍콩 텔레비전 방영권, 과테말라 교육용 비디오 판권, 파푸아뉴기니 커머셜 DVD 판권 하는 식으로 수많은 세부 판권들이 잉태되는 것이다.
이처럼 영화 제작과 함께 태어난 판권들을 강아지 분양시키듯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팔아버리는 것, 그게 바로 판권 계약이다.
만약 멕시코에 사는 사람이 교육용 CD제작을 위해 영화 판권을 구하고 싶다면 어떤 판권은 구입해야 할까?
지역적으로 멕시코 판권이고 매체적으로는 CD/DVD 판권이며 목적으로는 교육용 판권, 결국 '멕시코 지역 교육용 CD/DVD 판권을 사야 하는 것이다. 시네마서비스 국제부 문혜주 이사가 말하길, 교육용 판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수 있다고 하니 양이 많다 해도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덧붙여 문 이사는 "상영 기간이 한 달 정도로 짧고 상영 횟수가 많지 않다면 영화 프린트를 대여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많은 시네마테크가 이런 방식으로 프린트를 빌려 가는데 한국 영화의 경우 한 편당 5백에서 8백 달러 정도를 받고 프린트를 내준다. 물론 교육용으로만 상영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판권을 도대체 '누구' 한테 사야 하는지 모르는 데 있다는 것이다. 판권의 주인을 정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영화 판권의 행방은 크게 다음 네 가지 경우의 수를 따른다. 먼저 시네마서비스나 CJ 엔터테인먼트 같은 소위 메이저 투자 배급사에서 전액 투자를 한 경우. 모든 판권은 그쪽이 갖는다.
둘째, 배급사들이 전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액 투자를 한 경우, 계약하기 나름이지만 많은 판권을 배급사들이 갖는다.
셋째,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 모은 경우, 보통 흥행 수익에 대한 배당만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더러는 일부 판권과 맞바꾸기도 한다. 가령 제작비 일부를 투자하는 대신 해외 판권을 가져가는 식이다.
넷째, 만에 하나 제작자가 자기 주머니 털어 만든 경우. 그땐 사장 마음이다. 자신 있으면 자기가 다 갖고 아니면 권리금 받고 포장마차 넘기듯 이 사람 저사람한테 팔아넘기는 것이다.
미국도 국내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다. 크게 세 가지 케이스다.
첫째, 기획 단계부터 스튜디오(워너브러더스 그런 곳들)가 나서서 직접 제작, 혹은 자기 계열사를 시켜 제작하는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 배급권도 스튜디오가 갖는다. 이걸 'In-house Development & Production Deal'이라 한단다.
둘째, 스튜디오가 다른 제작사 영화에 돈 만 댄 경우, 이때도 배급권은 스튜디오가 갖는다. 하지만 가끔 끗발이 있는 제작사의 경우 해외 배급권 중 일부를 따내기도 한다. 이런 걸 'PFD(Production-Financing-Distribution) Deal'이라 한단다.
셋째, 독립 영화사가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제작비를 끌어 모은 경우, 해외 배급권은 인디 배급사나 세일즈 에이전트에, 미국 배급권은 미국 배급사에 넘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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