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궁금한 이야기 -  형사는 왜 바바리 코트를 입나?


바바리코트 형사로 가장 유명한 콜롬보 형사



형사는 왜 바바리 코트를 입나?


영화 속, 외국의 고전영화라면 특히, 형사나 탐정같은 캐리터들은 항상 바바리 코트를 입고 있다.


'바바리' 의 원래 이름은 버버리(Burberry)로 1835년 영국 남서부 셔리주에서 태어난 토머스 버버리(Thomas Burberry)가 낳은 세계적인 브랜드다. 평소 옷감 기능 증진에 매서운 관심을 보이던 토머스는 20세에 포목상 주인이 된 후 곧바로 신소재 개발에 착수, 1888년 드디어 개버딘 (gabardine)이라는 신비의 옷감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예기치 않게 쏟아지는 비로 인해 아침에 말쑥하게 차려입고 집을 나선 신사가 저녁이면 물먹은 하마로 변신해 귀가하기 일쑤인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져온 영국인의 두통 치통 생리통에 게보린, 아니 개버딘의 이중 방수 기능과 춘천玉불가마 부럽지 않은 막장 보온력은 가히 혁명적인 발견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탐험가 아문센이 남극 탐험 때 버버리社의 코트를 입고 펭귄 사이를 

당당하게 누볐다니 그 탁월한 성능은 안 봐도 비디오였던 것이다.


바바리는 1899년 남아프리카 보어전쟁부터 영국군 군복으로 채택, 양대 세계 대전 동안 전 유럽에 전파된다. 군인들이 몸을 숨기는 참호 라는 뜻의 트렌치 (trench)에서 이름을 따 '트렌치코트' 라 불린 이 버버리社의 개버딘 트렌치코트가 바로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바바리코트 의 원조다. 


어느 나라건 전쟁 이후엔 밀리터리룩이 유행하게 마련이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입을게 마땅치 않아서다. 6.25 이후 한국에서 군복 바지가 전 국민의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았듯 바바리코트가 사계절 의상으로 사랑받은 건 당연했다. 게다가 1942년 개봉해 청춘남녀의 가슴에 사랑의 불을 댕긴 <카사블랑카>도 바바리 유행에 불을 댕겼다. 


바바리 레인코트를 입은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먼이 안개 낀 비행장에서 이별을 고한 이후 바바리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 유행에서 경찰이나 기자도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다. 남들 다 바바리코트 입는데 혼자 나팔 바지에 징박힌 가죽점퍼 입고 설쳐서야 어디 남의 눈에 안 뜨이게 수사건 취재건 할 수 있겠냐 말이다.  


이게 답변의 전부가 아니다. 여기, 수소문 끝에 찾아낸 패션업계 부리부리박사 유모 부장의 중요한 진술을 부연한다. "바바리코트는 예나 지금이나 지적이고 치밀한 느낌을 전달하는 패션 아이템이죠. 원래 그 출신인지라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적인 디자인을 갖췄으므로 영화에 형사나 기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유용했을 겁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따져보더라도 바바리코트는 매우 실용적인 옷이다.방수 기능과 온력이 뛰어나니 잠복근무가 많은 경찰에게 유용하다. 또 일명 바바리 차크라 불리는 독특한 안감은 땀을 잘 흡수한다.


주머니가 많으니 취재 수첩을 넣기도 편할뿐 아니라 특히 매너를 중시하는 서구 사회의 전통을 감안하면 응급 상향을 많이 겪는 경찰과 기자의 경우 자다가 일어나도 바바리코트만 걸쳐 입으면 어느 정도 정장의 풍모를 갖출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걸로 보인다.

 

그래도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영화 의상 담당자가 생각하는 컨셉이다. <투캅스> 에서 김보성이 가죽점퍼를 입고 나와 형사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 주었듯이 영화마다 각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찾다보니 그 시대엔 바바리코트를 사용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세월이 흘러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는 껄렁껄렁한 형사와 대조적으로 오히려 범인이 바바리코트를 입음으로써 지적이고 치밀한 성격을 드러냈다.



바바리 코트를 입은 영화 <탐정 더 비기닝> 속의 두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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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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