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4년 1월호 - PC통신
백 투 더 스크린 (Back to the Screen)
영화라는 예술 장르에 대해, 아니 영화 그 자체에 대해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 하나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텔레비전이 안방을 차지하기 전까지 영화는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전해 주었으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실제로 한 나라의 문화적 자긍심은 영화 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 분야에 쏟는 열정은 지금 도 대단하다.
경제적인 낙후가 문화적인 열등감으로 이어진다는 명제(?)를 비웃는 예가 바로 인도이다. 인도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어느 곳보다 뜨거워 아직도 해마다 영화를 제작하는 분량에 있어서는 미국의 헐리우드를 앞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소리꾼의 애환 가득한 삶을 그린 영화 '서편제'가 국내 영화 사상 최초로 1백만 관객 돌파를 기록,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그간 말도 많았던 국산 영화의 작품성과 흥행성 시비에 마침표를 찍어준 '서편제'로 인해 영화 애호가들의 자부심은 조금 되살아난 듯 싶다.
이번 호에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꾸려가는 통신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넓은 층의 애호 인구를 자랑하는 영화의 스크린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영화 동호회
통신 서비스 : 천리안 구분
장르 : 예술
시숍: 민병수(ID : POET6TH, ZSCRN)
영화 동호회는 천리안의 톱 메뉴에서 동호회를 선택한 후 다시 예술란을 선택하면 영화 동호회에 접속할 수 있다. 영화 동호회는 영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며, 영화 모임을 통한 친목도모가 그 목적인 만큼 각기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자료 열람 외에 회원들이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게시판에 올라 있는 항목의 수가 매우 풍부하다. 동호회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가입란에 들어가 주소와 전화 번호, 생일을 입력한 후 운영진 앞으로 자기 소개서와 의견을 작성하여 보내면 된다. 게시판에 들어가 자료를 열람하고 싶을 때에는 <비회원 참여>란의 번호를 선택하면 영화 동호회의 게시 판이 나타난다.
표지판을 따라가면
영화 동호회의 게시판은 누구에게나 모두 공개되지는 않는다. 물론 회원인 경우에는 동호회 게시판을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비회원은 게시판 사용에 제약을 받는다. 바로 <회원 정보>, <전자 회의〉, <동호회 탈퇴> 등의 메뉴가 회원만이 참여할 수 있는 곳이다. 그 밖의 메뉴는 비회원이라도 정보를 볼 수 있어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은 동호회에 직접 가입을 하지 않아도 영화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알립니다>란에는 영상 자료원이나 대학에서 열리는 각종 영화제의 상영 영화와 일정이 소개되어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에는 회원들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직접 게재한다.
<생각나는 명화>란에 는 러브 스토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깊고 푸른 밤 등 국내외 추억의 명화가 자세한 평과 함께 실려 있고, 영화 음악을 특히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주제가나 사운드 트랙 을 소개하고 해설해 놓은 <영화속의 음악>이라는 코너도 마련해 놓았다.
<스크린 이야기>에는 회원들이 알고 있는 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나 서편제의 시나리오 등이 올라 있고, <Video/TV>란에는 출시 예정인 비디오나 방영 예정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또 회원들의 잡담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 <횡설수설>이라는 란을 만들어 놓았으며, 이색적인 것으로 회원들의 컴퓨터 사용시 문제점과 해결책을 실어놓은 <컴퓨터 이야기>와 영화 이외의 음악회 평이나 여행소감을 실은 <오솔길>란이 있다.
<공개 편지>란은 비회원도 참여하여 서로 공개적으로 편지를 주고 받는 장이며, <공개 자료실>란에는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종류의 영화관련 자료가 올라와 있다.
<설문조사>란에는 흥미진진한 제목의 '애인 혹은 친구가 국산 영화를 보자면 당신의 첫마디는?', '하이텔과 천리안의 영화 동호회 비교' 등에 관한 조사 내용과 결과를 올려 놓았다. 게시판의 자료실을 통해 풀지 못한 궁금한 사항이나 문제점이 있으면 <시솝 수신 편지>에서 전자 메일을 보내면 된다.
영화 바로보기
개인의 성장 과정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시각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시각의 차이는 예술분야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곤 한다. 자신만의 시각을 벗고 다른 사람들의 시각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일이다.
영화 동호회의 경우는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영화평을 하거나 자료를 올려주는 회원에서부터 소박하게 자신의 느낌만을 적어 올리는 초보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영화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의견과 접촉해 보는 것이 순서일 듯 하다. 게시판을 잘 활용하면 영화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더불어 관심 사항들을 알아볼 수 있으며, 차츰 좀더 넓은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길러질 수 있다.
영화 마을 (Shincine)
통신 서비스 : 하이텔
구분 장르 : 문화/예술
운영자: 신씨네(ID: shincil)
영화 마을은
'미스터 맘마', '결혼 이야기' 등으 로 잘 알려진 국내 영화 제작사 신씨네에서 최근 하이텔을 통해 영화 마을이라는 통신 서비스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화 관련 정보를 통합 정리하여, 통신을 사용하는 누구라도 영화 전반에 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기존에도 통신 동호회란에 영화에 관련된 동호회가 있어왔지만, 개인이 아닌 영화 제작사에서 영화 관련 정보의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제 하이텔 통신 서비스를 통해 영화 마을에 들어가 보자.
하이텔에 접속해서 톱 메뉴상의 생활/문화란을 선택한 후, 다시 문화/예술란을 선택하면 영화 마을의 표지 판이 보인다.
영화 마을에서 있는 표지판
영화 보기
<영화 마을에 오신 분께>와 <알려 드립니다>는 영화 마을에 대한 소개와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을 일러두었고, <시네마타운>은 개봉관을 중심으로 현재 상영중인 영화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비디오방>에는 이달에 출시된 비디오에 대한 정보가, <주말의 TV>와 <이달의 위성 TV 영화>는 각기 그 주에 방영될 국내와 위성 TV 영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그리고 프랑스, 독일 문화원이나 영화사랑, 시앙씨에 등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대한 정보는 <시네마 떼끄〉에 올라 있다.
국내 영화 소식
<영화 광장>은 영화계에 있는 국내외 감독, 배우 등의 근황과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으며, <우리 영화 미리보기>에는 국내에서 현재 제작중인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 된 것을', '장미의 나날'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이번 주 흥행순위>는 한국 영화의 금주 흥행 순위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 도서관
국내외 약 80명의 감독, 배우 인명사전인 <영화인 사전>, 지금까지 제작된 대표적인 국내외 영화 1100 편 정도가 실린 <영화 사전>, 영화 관련 단행본이나 잡지의 기사를 소개 하는 <영화 서적>란이 있으며,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영화평을 게시할 수 있는 <영화>란이 신설되었다.
해외 영화 소식
<해외 영화계 현장보고>에는 해외 영화의 화제거리들이 올라있고, <해외 영화 미리보기>에는 제작중인 해외 영화에 대한 정보가, <헐리우드 박스 오피스>에는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의 흥행 집계를 팩스로 전송받아 올려놓았으며, <헐리우드 영화흥행 기록>에는 국내외 영화의 각종 흥행 기록이 소개된다.
이 외에 <칼리가리 박사의 영화 이야기>는 전문적인 영화평이나 외지의 기사를 토대로 하는 영화 강좌인데, 칼리가리라는 이름은 오래 전의 괴기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으로 흔치 않고 특색이 있어 표지판 이름으로 정했다고 한다. 하이텔 이용자들이 보내오는 각종 이야기들은 <영화마을 우체통>에 담겨 있으며 담당자만이 볼 수 있다.
영화속으로 떠나는 여행
사람은 누구나 욕심을 가지고 있다. 하나를 가지면 두개를 원하는 심리가 그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한번 그맛을 느끼면 푹 빠져버릴 만큼 매력을 지닌 장르이다. 스크린 앞에 앉은 관객은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같은 공주가 되기도 하고, 서부 영화의 총잡이가 되기도 한다.
추리물에서는 집요한 추적자와 급박하게 쫓기는 도망자가 되고, 스타워즈를 보며 우주선을 타고 광선검을 휘두르고, 중세의 마차에 올라있기도 한다. 비록 2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이지만 관객은 생활에 갇혀있던 상상력과 감성에 날개를 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한편의 영화를 보고서 "형편없군", "정말 감동적이야"라는 피상적인 말보다 좀더 깊은 지식과 이해를 동원해 근사하게 영화평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지 생각만이 아니다.
영화 동호회와 영화마을에 들러 바구니에 차곡차곡 자료를 담아가다 보면 영화에 대해서 만큼은 달라진 시각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쌀쌀한 날씨. 문득 눈이라도 내리 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가까운 사람들과 거대한 영화 스크린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4년 1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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