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4년 2월호 - 이달의 포커스 

 

학습지 업체의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 본격화

한성숙 기자

 

학습지 출판 업체들의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동아출판사, 웅진출판사, 대교문화 등, 회사 이름만으로도 제품명을 익히 연상해 낼만한 학습지 시장의 대표 주자들이 컴퓨터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미 오래전 일.

 

지금까지는 한 두 제품 출시로 시장 분위기 탐색에 나섰던 이들 업체들은 지난 해말부터 앞다투어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있다. 예년의 준비 운동 자세와 달리 올해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해 12월 21일 '스쿨버스 100'을 발표하며 의욕적인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대교의 경우, 그전까지만 해도 대교컴퓨터가 컴퓨터소설 만화삼국지를 내놓은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들어 개발은 대교컴퓨터가 판매는 주식회사 대교로 전문화시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일찌감치 CD-ROM 시장쪽으로 방향을 잡고 국내 최초의 본격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라고 자랑하는 '오성식 생활영어'를 발표한 동아출판사는 오성식 생활영어가 비싼 가격 때문에 예상만큼 활발하지 못했다고 분석, 1월 14일 저가형 CD-ROM 소프트웨어인 유아용 '두기의 하루'와 영어학습용 '팝 하우스'의 발표회를 가졌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 게임형 교육용 소프트웨어로 꼽히는 카멘샌디에고 시리즈 형식을 도입한 '소프트마을'을 발표 하면서 주목받았던 웅진미디어. 올해는 한자성의 비밀, 도깨비 소동, 타임 워(Time War) 등 여전히 게임이나 역할 놀이 형식을 도입해 한자, 국어, 동양사 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를 2월중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많은 학습지 업체들이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 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다. 학습지 시장에서 엮어낸 거미줄과 같은 전국적 유통망, 회원 제도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소비자 층, 오랜 교육 시장 참여로 쌓은 특유의 다각적인 마켓팅 전략 등을 확보한 이들이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지닌 값어치를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다.

 

학습지를 운영하면서 'xx선생님' 방식을 채용해 재미를 본 한 업체는 컴퓨터 전공 교사까지 모집해 컴퓨터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돕도록 하는 방법까지 도입하려고 한다.


이미 종이 학습지 시장에서 쌓은 명성과 축적해 둔 풍부한 양질의 학습 자료들, 교안 작성에 오랜 경험을 가진 인력 등 이미 기본을 갖춘 이들과 먼저 시작한 일세대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과의 싸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방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준비

나혜원 기자

 

세계의 모든 언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유니코드 시대에 대비하여 차세대 워드프로세서 개발이 추진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휴먼 컴퓨터와 한컴퓨터는 두 회사의 워드프로세서 기술을 병합하여 나라소프트라는 새로운 워드프로세서 전문 회사를 세우는데 합의했다.

 

나라소프트는 문방사우로 유명한 휴먼 컴퓨터의 글사랑 팀과 사임당 개발 회사인 한컴퓨터가 합쳐진 것으로, 글사랑과 사임당의 프로그램 소스와 인원이 참여하게 되며 투자비는 외부에서 조달한다.

 

이에 따라 한글 2000을 비롯한 사임당 2.1 등 국내 컴퓨터 초창기의 열악한 환경에서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선도하던 한컴퓨터는 간판을 내리고 되었으며, 휴먼컴퓨터는 워드프로세서 개발팀이 빠진 폰트와 DTP 프로그램 개발 회사로 남게 되었다.

 

휴먼 컴퓨터의 정철 사장은 "외국 워드프로세서 개발 회사의 경우, 수백명의 개발진이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은 대부분 상황이 좋지않아 5명 안팍의 인원이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에서 여러 회사가 같은 기능을 여러번씩 개발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낭비라고 생각한다. 유니코드 실시 이후 도입될 외국 제품에 비해 더 뛰어난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이런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라소프트를 만든 기본 적인 취지이며, 어떤 회사도 동참할 의지가 있다면 받아 들이겠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유니코드란 세계의 모든 언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통합 언어 코드로, 이 유니코드를 채택하게 되면 외국에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과정이 지금보다 훨씬 쉬워지고 빨라지게 된다.

 

더구나 93년에 개발된 윈도우 NT 운영체제가 유니코드를 지원하고 있어, 유일하게 국내 개발 프로그램이 주도를 하고 있 는 워드프로세서 시장마저 위기의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또 사용상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깔끔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으로 미국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워드퍼펙이나 아미 프로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워드프로세서들이 계속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넘보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강태진 사장은 "유니코드의 채택을 나쁜 쪽으로만 해석하지는 않는다. 외국 제품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능 해졌듯이 국산 제품도 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오히려 국내 개발자들의 개발 의지를 자극 할 수 있는 새로 여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글사랑 기술과 사임당 기술을 바탕으로 외국의 워드프로세서에 뒤지지 않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라 소프트에서 개발할 첫번째 프로그램은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로, 2월말이나 3월부터 정식으로 개발이 시작될 것이다. 새로 개발될 워드프로세서는 우리 정서에 맞는 제품으로 특화할 예정이며, 오자 검사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과도 쉽게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나라소프트는 워드프로세서 뿐 아니라 폼프로세서, 데이터베이스매니지먼트 프로그램 등 OA 패키지 소프트웨어도 개발할 예정이며,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는 94년 6월 한국 소프트웨어 전시회 (SEK)를 기점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갑술년 새해에 출범한 나라소프트의 무궁한 항해를 기대해 본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4년 2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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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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