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농부 (班門弄斧)
班(나눌 반) 門(문 문) 弄(희롱할 롱) 斧(도끼 부)
전문가 앞에서 얄팍한 재주를 뽐내다.
명(明)나라 매지환(梅之渙)은 이태백의 묘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여 제이백묘시(題李白墓詩)라는 시를 썼다.
태백(太白)이라는 자(字)로 더 유명한 이백은 술을 매우 즐겼으며, 사람들은 그를 이적선(李謫仙)이라 하기도 했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많은 전설들이 있다.
채석강에서 익사했다거나, 풍랑과 함께 나타난 거대한 고래와 신선들이 강에 배를 띄우고 놀고 있던 그를 데리고 하늘로 사라졌다고 하는 것 등이 그렇다.
훗날 채석강 부근에는 이백의 묘를 비롯한 적선루, 착월정 등의 많은 명승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많은 문인들도 이곳에서 시흥(詩興)를 느꼈다. 이렇다보니 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저마다 한 수씩를 읊어대게 되었다.
시인 매지환은 나무 공예, 즉 목장(木匠)의 시조라는 노반(魯班)의 고사을 인용하여 이러한 사람들을
다음과 같이 풍자하였다.
채석강변에 한 무더기 흙, 이백의 이름 천고에 높은데,
오고 가는 사람마다 시 한수씩 읊조리니,
노반의 문앞에서 도끼 자랑하는도다(來來往往一首詩, 魯班門前弄大斧)
반문농부(班門弄斧) 란 전문가 앞에서 얄팍한 재주를 뽐냄 을 비유한 말이다.
걸견폐요 (傑犬吠堯)
傑(뛰어날 걸) 犬(개 견) 吠(짖을 폐) 堯(요임금 요)
자기가 섬기는 사람에게는 선악시비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충성을 다한다.
사기(史記) 노중련추양(魯仲連鄒陽)열전에는 한(漢)나라 경제(景帝)때의 유명한 학자인 추양(鄒陽)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처음에, 추양은 뛰어난 문장력과 언변을 가지고 오왕(吳王) 수하에서 벼슬을 하였는데, 오왕이 반란을 꾀하자, 그는 이를 따르지 않고 간언하는 글을 올렸다. 오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추양은 양(梁)나라 효왕(孝王)에게 귀순하였다.
그러나 효왕의 심복들은 추양의 재능을 시기하여, 효왕에게 그를 중상모략했다. 크게 노한 효왕은 추양을 구금하고 사형에 처하려 했다. 그는 목숨을 지키기 위하여 효왕에게 글을 올려 모략당한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모두 충절지사였음을 말하고, 사실을 정확히 살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글에서 어진 선비에게 벼슬과 봉록을 베푼다면, 포악한 걸왕의 개라도 성왕(聖王)인 요임금에게 대들어 짖게 할 수 있다(傑之狗可使吠堯) 라고 하였다. 양 효왕은 이 글에 매우 감동하여, 그를 석방하였다.
걸견폐요(傑犬吠堯) 란, 하(夏)나라 폭군 걸왕이 부리는 개가 그의 명을 받고 요임금과 같은 성왕(聖王)에게도 짖고 덤벼드는 것처럼 자기가 섬기는 사람에게는 선악시비(善惡是非)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충성을 다함 을 비유한 말이다.
청천벽력 (靑天霹靂)
靑(푸를 청) 天(하늘 천) 霹(벼락 벽) 靂(벼락 력)
뜻밖에 발생한 재난(災難)이나 변고(變故)를 비유한 말.
송(宋)나라에 육유(陸游:1125-1210년)라는 유명한 시인이 있었다. 그는 평생 광범한 제재(題材)로 1만여수의 시를 썼으며, 인생을 유유자적하게 보내면서 고독을 즐기기도 하였다.
그의 저작 중의 하나인 검남시고(劍南詩稿)에는 사일야계미명기작(四日夜鷄未鳴起作)이라는 시가 수록되어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이르는 동안 병상에서 지냈던 그는, 음력 9월 어느 가을 날 닭들도 채 일어나지 않은 아침에, 이 시에서 자신의 적막한 만년(晩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내 병든 채 가을을 보내려다, 문득 일어나 붓을 놀리니, 마치 오래동안 틀어박혀 있던 용이, 푸른 하늘에서 벼락을 내리치듯 하네(正如久蟄龍, 靑天飛霹靂)
육유는 병들어 드러 누워있던 자신이 갑자기 붓을 들어 시를 짓는 행동을 맑은 하늘에서 용이 벼락을 치는 것에 비유하였던 것이다.
청천벽력(靑天霹靂) 이란 본시 갑작스런 행동 을 뜻했으나, 지금은 뜻밖에 발생한 재난(災難)이나 변고(變故) 를 비유한 말로 쓰인다.
배반낭자 (杯盤狼藉)
杯(잔 배) 盤(소반 반) 狼(이리 랑) 藉(깔개 자)
잔치가 파할 무렵이나 파한 뒤의 어지러운 술 자리.
사기(史記) 골계(滑稽)열전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있다.
전국(戰國)시대, 제(齊)나라 위왕(衛王)은 주색을 즐겨 국사를 돌보지 않다가, 초(楚)나라가 공격해 오자 언변에 능한 순우곤(淳于 )을 시켜 조(趙)나라에 구원병을 청하게 하였다. 조나라 도움으로 초나라 군대가 물러가자 위왕은 크게 기뻐하며 순우곤을 불러 잔치를 베풀었다.
주량을 묻는 위왕에게 순우곤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합니다 라고 대답하며, 그 까닭을 설명했다.
대왕 앞에서는 황공하여 한 말이면 취해 버리지만, 만약 남녀가 함께 앉아 마신다면, 여덟 말쯤 마셔야 취하게 됩니다. 날이 저물어 술자리가 절정에 이르고, 남녀가 한 자리에서 무릎을 맞대고 신발이 뒤섞이며, 잔과 접시들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아름다운 주인 여자가 저 한 사람만 머물게 한다면 저는 마음이 즐거워져서 한 섬 술도 마실 수 있습니다.
배반낭자(杯盤狼藉)란 잔치가 파할 무렵이나 파한 뒤의 어지러운 술 자리를 형용한 말이다.
화이부실 (華而不實)
華(꽃 화) 而(말이을 이) 不(아닐 불) 實(열매 실)
사람이나 사물이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알맹이가 없음.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文公) 5년조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기록되어 있다.
춘추시기, 진(晉)나라 대신(大臣) 양처보(陽處父)는 위(衛)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노(魯)나라 영성( 城)의 한 집에 묵게 되었다. 집 주인 영은 양처보의 당당한 모습과 비범한 행동을 보고 그와 함께 갈 것을 결심하였다.
양처보의 동의를 얻은 후, 영은 아내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를 따라 길을 나섰다. 그런데 영은 온(溫) 땅에 이르자 생각을 바꾸어 집으로 돌아왔다. 영의 아내는 매우 이상하게 여겨 다시 돌아온 이유를 물었다. 이에 영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그 사람은 다만 사납고 강한 성질로만 처세하고,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속으로는 덕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원망을 집중시키고 있소(且華而不實, 怨之所聚也). 이러한 사람을 따른다면 몸을 안전하게 보존하지도 못하고 이익은 커녕, 도리어 그의 재난에 관련될 것을 두려워했소. 그래서 나는 그를 떠나 돌아 온 것이오.
화이부실(華而不實)이란 사람이나 사물이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알맹이가 없음 을 비유한 말로서, 곧 사람들의 가식과 허영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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