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2월호 - 그래픽 세상




컴퓨터 그래픽의 진일보

미국의 한 방송사에서는 세계의 첨단 기술을 소개하는 새로운 TV 프로그램을 신설하였다. 그 프로그램의 사회자를 본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내용보다도 그 사회자에 많은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 사회자는 마치 사람처럼 말하고 웃고, 움직이며 이것 저것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인조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어딘지 어색하고 딱딱해 보이지만 첨단 기술을 소개하는 그 프로그램에는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리는 사회자임에 틀림없었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컴퓨터 그래픽은 막연한 동경과 경이의 표현 기법으로 생각되곤 한다. 


그래서 TV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모양을 보면 의례히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되었으려니 생각한다. 사실 많은 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되어 신비롭고 환상적으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런 모든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았을 때, 컴퓨터 그래픽은 아직 완벽하고 완전하게 모든 움직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TV 화면에 움직이는 그림들이 나오면 대부분 그 화면들은 많은 수작업을 거쳐 완성된 만화들이다. 얼마전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던 미녀와 야수도 모든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것은 아니었다. 2차원으로 표현된 두 주인공을 3차원적 그래픽으로 처리하여 배경을 만들었는데도 그 기술과 신비로움에 사람들은 많은 갈채를 보냈었다. 


3차원 그래픽으로 완성된 배경에 이어 그 환경 안에서 움직이는 주인공들까지 3차원으로 처리해 보려는 노력이 계속되어 왔으며 드디어 서서히 결실의 열매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집념 

TV 방송에 소개된 프로그램은 '다음 단계(THE NEW STEP)'라는 최신 기술 소개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리차드 하트라는 전문 진행자와 'MEG'라는 인조인간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 시리즈는 아주 최첨단 기술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자 자체를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최신의 기술로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다. 퍼시픽 데이터 이미지(PACIFIC DATA IMAGES)사의 애니메이터는 미리 그 견본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최첨단의 퍼포먼스 애니메이션 틀을 모아 작업에 착수했다. 


애니메이션 틀은 MEG가 마치 살아 있는 연기자처럼 움직이게 만들었다. MEG 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연기자가 그의 몸에 움직임 감지 장치를 입고 MEG의 애니메이션을 연출해야 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MEG나 로버트 로버(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인조인간) 등은 당당히 애니메이터 캐릭터 그룹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모든 컴퓨터 캐릭터들은 뒤에서 움직여 주는 인간 행동에서 생명을 얻었다. 키-프레임 애니메이션 기술이나 셀 등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와는 다르게, 이런 디지털 꼭두각시들은 인간에 의해 직접 조정되는 것이다. 


실험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해도, 사람의 행동을 이용하여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던 처음 시도는 8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과 86년 쯤 짐 헨슨(Jim Henson)이라는 애니메이터는 처음으로 디지털 꼭두각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디지털 프로덕션 (digital production DP)사를 찾아 갔다. 헨슨은 원거리 조정 장치인 'Waldo'라는 것을 함께 가져갔는데 디지털 프로덕션의 프로그래머들은 와이어 프레임 컴퓨터 캐릭터를 조정하기 위해 'Waldo'를 사용하도록 했으나, 한번도 실제 제작시에 사용된 적은 없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옴니버스라는 스튜디오에서 제프 클라이저 (Jeff Kliser)는 만화를 만들면서 실제 인간의 행동을 캡처하여 만화와 접목시키기 위해 연구에 여념이 없었다. 이 기술 역시 실제 제품에서는 이용되지 못했으며, 두 회사는 그후 없어겼다. 이 두사람의 노력은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퍼포먼스 캐릭터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의 움직임에서 만들어진 퍼포먼스 캐릭터  

그후 1988년, 89년 움직임 추적 애니메이션 (motion-driven animation) 기법이 사용된 세가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클라이저와 와크젝 이라는 두 애니메이터는 도조(DoZo) 라는 가수를 만들어냈는데, 도조는 3.5분 동안 상영되는 컴퓨터 애니메이트된 뮤직 비디오에서 'Don't Touch Me'라는 곡을 불렀다. 


시그래프 인터랙티브 퍼스낼러티 (SiGraphich Interactive Personalities)사는 사람의 행동과 연관지어 퍼포먼스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실시간 모션 데이터를 입력, 분석하여 깔끔한 행동으로 변화시키고, 이미지는 렌더링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선택하였다. 



우선 캐릭터의 행동과 표현을 조정하기 위해 사람을 스크린 뒤에 숨겨놓고 그 조정자의 움직임에 따라 캐릭터의 움직임이 만들어지게 한다. 이런 모든 과정은 마치 꼭두각시 인형극에서 인형 조종자들에 의해 움직여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영화 스튜디오에서 모든 과정을 다 촬영한 후, 그것을 재편집하는 것과 같이 연출가는 장면의 윤곽을 그린 후 배우가 연기를 하고 그 여러 부분에서 행동을 뽑아 내기도 한다. 


그후, 마지막 필름이나 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오프 라인으로 렌더링된 이미지와 사운드트랙, 가장 훌륭한 모션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캡처된 모션은 기존의 테크닉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사실적인 인간과 같은 인물을 만들어 낸다.  


'Don't Touch Me'를 만들기 위해 클라이저와 와크젝은 3차원 데이터와 함께 무희들의 행동을 캡처하기 위해 행동 분석 시스템을 사용했다. 행동 분석 시스템은 행동을 추적하고 기록하기 위해 비디오 카메라와 이미지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이때 반전된 물질로 구성된 특별한 내용이나 구의 표현이 연결부분만큼 중요한 요점이다. 그리고 마치 사람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그 시스템은 각 표시에 해당하 는 X, Y 위치를 결정하고, 삼각형의 Z 위치를 계산한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2차원 관점으로부터 캡처된 모션의 다양한 표현을 볼 수 있다.



춤추며, 말하는 종이 복권들의 행진  

해롤드 프리드맨 콘스트리움(Harold Friedman Constrium) 사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모션을 캡처하여 사용한 내용을 TV 광고에 이용하기로 했다. 이번 광고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아주 호화로운 의상 파티이다. 이 의상 파티의 주인공들은 사람들이 아니다. 초대 손님을 기다리며 웃고 깡총거리며 떠드는 등장 인물들은 바로 의인화된 복권들이다.



각각의 복권들은 각자 다른 의상을 입고 다른 동작과 목소리, 다른 얼굴 표정을 하고 있다. 마이클 코리 감독은 모두 일곱 부분의 말하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그들의 얼굴과 티켓에 맞는 모션을 만들어 냈다. 


코리의 모션을 캡처하기 위해 호머 & 어소시에이트사는 하드웨어와 엘리트(ELITE) 소프트웨어 등 수퍼 플로우 (super fluo)가 제공하는 각종 자료들을 이용했다. 수퍼 플로우는 프란세스와 라자리라는 두 사람이 만든 회사로 1980년부터 3차원 컴퓨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응용 부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술적 차이가 있다해도 엘리트와 행동 분석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엘리트 시스템 또한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했는데 이 카메라의 렌즈 주위에는 적외선 빛이 쪼여지게 된다. 또 반전된 표시의 X, Y 좌표를 포착하여 그 포지션을 계산한다. 


고무같이 탄탄해 보이는 복권을 만들기 위해, 코리는 좌표로 모든 위치가 점찍혀 있는 가면을 뒤집어 쓴 후 각 인물들에 해당하는 움직임을 연기한다. 


마치 적외선 카메라가 그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것처럼 캡처된 데이터로 간단한 부분을 직접 조정해 보곤 한다. 


"대부분 모션을 캡처하는데 3일 정도 소요되며 각 키 프레임을 만드는데 약 3개월 정도 소용될 것인데, 그것은 너무 많은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코리는 말한다.  


각 인물의 얼굴은 코리에 의해 아무 모양이 없는 진흙덩어리 같은 모양에서 아주 훌륭하고 섬세한 표정을 지닌 모습으로 디지타이즈된다. 


이런 자연스러운 얼굴 표현을 위해 여러 개의 다양한 개인 표정을 만들어 놓은 다음 하나 하나의 움직임을 캡처해 나간다. 코리는 표현하고자 하는 얼굴의 표정을 완성하기 위해 얼굴을 조사한다. 


그 다음 수퍼 플로우 시스템은 그가 각 인물에 맞게 연출한 안면 표현화 입술의 움직임을 캡처한다. 그 캡처된 움직임은 다시 소프트웨어적으로 재편집되어 각 복권들의 특이한 얼굴 표현을 완성하게 된다.



완벽한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며..

컴퓨터 그래픽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비디오 카메라나, 다른 인간의 행동, 여러가지 장비들을 빌어왔다. 하지만 애니메이터들은 다른 장비의 의존에서 탈피하고자 한다. 


컴퓨터만으로 배우들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 즉 상호 보완적이고 실시간 수행의 캐릭터와 디지털 꼭두각시를 만든다는 것, 바로 그것이 컴퓨터 그래픽 회사와 애니메이터들이 바라는 것이다. 


화면에서 얼굴 표정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행동을 표현할 때, 입력된 다른 아무 데이터 없이도 완벽하고 세밀하게 나타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원하는 시스템의 성능향상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조건들이 모두 만족되어 진다해도 소트웨어가 완벽히 지원해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많은 프로그래머들과 애니메이터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목적을 위해 앞으로 계속 새로운 그래픽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할 것이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2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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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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