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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15 고서성어 - 지상병담, 간담초월, 교언영색, 개권유익, 학철부어




지상병담 (紙上兵談)

紙(종이 지) 上(위 상) 兵(군사 병) 談(말씀 담)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공론(空論)을 비유한 말

  

사기(史記) 염파 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는 허울좋은 한 장군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전국(戰國)시대 조(趙)나라에 조사(趙奢)와 염파(廉頗)라는 명장이 있었는데, 이들은 진(秦)나라의 침공을 수차례 격퇴하였다. 


당시 진나라의 대장이었던 백기(白起)는 염파의 지략(智略)을 당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조나라에 거짓 정보를 흘렸다. 조나라 왕은 결국 염파를 대신하여 조사의 아들인 조괄(趙括)을 장군으로 임명하였다.


조괄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서 병법을 공부하였지만 실전(實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장군의 직에 임용되지 않기를 원하였으나 조나라 왕은 끝내 그를 대장으로 임명하여 전투에 내보냈다. 


진나라 장군 백기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조나라 군대를 유인하여 공격하였다. 이 전투에서 조괄은 진나라 군사의 화살에 죽고 수십만의 조나라 군사들은 항복했다가 모두 생매장 당하였다.


紙上兵談(Mere paper talk) 이란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공론(空論)을 비유한 말이며, 탁상공론(卓上空論:an armchair argument) 이라는 말과 같은 표현이다.

  


  


간담초월 (肝膽楚越)

肝(간 간) 膽(쓸개 담) 楚(나라이름 초) 越(나라이름 월)

거리상으로는 서로 가까이 있지만 마치 매우 멀리 있는 것 같이보이는 경우를 비유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에는  중니가 말하길 뜻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 같으며(肝膽楚越也), 뜻이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만물도 모두 하나이다 라는 대목이 있다. 


또한 남조(南朝) 양(梁)나라의 유협(劉 )이 지은 문심조룡(文心雕龍) 비흥(比興)편에는  물체가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합치고 보면 간과 쓸개처럼 가까운 사이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간담(肝膽) 이란 본시 관계가 매우 가까운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회남자(淮南子) 숙진편( 眞篇)에서는  肝膽胡越(간담호월) 이라 하였는데, 肝膽楚越 과 같은 표현이다. 이는  간과 쓸개의 거리가 초나라와 월나라의 관계처럼 멀다 라는 뜻이며, 비록 거리상으로는 서로 가까이 있지만 마치 매우 멀리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경우를 비유한 것이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도 입장에 따라서는 멀어 질 수도 있고, 또 서로 다른 관계가 있는 것일지라도 형편에 따라서는 가까워질 수 있다. 




  

교언영색 (巧言令色)

巧(공교할 교) 言(말씀 언) 令(착할 령) 色(빛 색)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하게 꾸민 말과 거짓된 표정  


상서(尙書) 경명( 命)편에는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백경(伯 )을 태복(太僕)으로 임명하며 훈계하였던 말이 기록되어 있다.


그대의 아래 사람들을 신중히 고르되, 교묘한 말을 하는 자, 좋은 듯 꾸민 얼굴을 하는 자, 남의 눈치만 보는 자, 아첨하는 자는 쓰지 말고, 오직 올바른 사람만을 쓰도록 하시오(無以巧言令色便 側媚, 其惟吉士).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는  교묘한 말과 꾸민 얼굴에는 인이 적다(巧言令色鮮矣仁(교언영색선의인). 이라는 말이 있으며, 공야장(公冶長)편, 양화(陽貨)편 등에도 巧言令色 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巧言(fine words) 은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하게 꾸민 말 을 뜻하며  令色(an insinuating appearance) 이란  보기 좋게 꾸민 거짓된 표정 을 뜻한다. 

  

  


개권유익 (開卷有益)

開(열 개) 卷(책 권) 有(있을 유) 益(더할 익)

책을 읽으면 이로움이 생긴다

  

승수연담록( 水燕談錄)은 송(宋)나라 왕벽지(王闢之)가 남송(南宋) 고종(高宗) 이전의 잡다한 일화들을 모아 엮은 책인데, 이 책의 권6에는 독서를 무척 좋아했던 송나라 태종(太宗)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태종은 이방(李昉) 등 14명의 학자들에게 사서(辭書)를 편찬하도록 명하였다. 이들은 이전에 발간된 많은 책들을 널리 인용하는 등 7년 동안의 작업을 통하여 사서를 완성하였다. 55개부문으로 일천권에 달하는 방대한 이 책은 처음 서명을 태평편류(太平編類)라 하였으나 후에는 태평어람(太平御覽)으로 개칭하였다. 


태종은 이 사서가 완성되자 몹시 기뻐하며 매일 이 책을 읽었다. 스스로 하루에 세 권씩 읽도록 정하여 놓고, 정사(政事)로 인해 못 읽는 경우에는 쉬는 날 이를 보충하였다.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신하들에게, 태종은 항상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책을 펼치면 이로움이 있으니, 짐은 이를 피로하다 여기지 않소(開卷有益, 朕不以爲勞也). 


開卷有益(Reading gives advantages) 이란 책을 읽으면 이로움이 있음을 말한다. 

  

  


  

학철부어 (涸轍鮒魚)

(물 마를 학) 轍(바퀴자국 철) (붕어 부) 魚(물고기 어)

극도의 곤경에 처하여 있음 을 비유한 말

  

장자(莊子) 외물(外物)편에는 다음과 같은 비유가 실려있다.

집이 가난한 장주(莊周:장자의 이름)는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빌리러 갔다. 고을의 세금을 거둬들여 그때 삼백금을 빌려주겠다는 감하후의 말에 장주는 화가 나서 얼굴빛이 달라지며 말을 했다.


내가 이리로 오는데 도중에 부르는 소리가 있어 뒤를 돌아보니 수레 바퀴 자국에 붕어가 있있소(車轍中有 魚焉). 그 붕어는 약간의 물만 있어도 자신을 살릴 수 있다고 했소. 그래서 나는 남쪽의 오월(吳越)의 왕에게로 가서 촉강(蜀江)의 물을 보내주겠다고 했지요. 


그러자 그 붕어는 불끈 성을 내며 차라리 건어물전에 가서 자기를 찾으라고 하더군요. 


涸轍鮒魚는 학철지부(轍之), 철부지급(轍之急), 고어학철(枯魚轍), 학부() 등이라고도 하며, 극도의 곤경에 처하여 있음 을 비유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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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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