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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9.12 마이컴 1993년 10월호 - 사람과 사람들, 영남을 지키는 프로그래머 3인방

 

 

 

 

 마이컴 1993년 10월호 - 사람과 사람들 

 영남을 지키는 프로그래머 3인방

 

 

 

"고맙습니데이"

대구 아가씨의 풋풋하고 발랄한 사투리를 들으며 대구에 도착하던 그날,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잔뜩 찌푸려 있었다. 그러나 이번호의 주인공들을 만나서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환하게 맑아지는 것이 일이 잘 될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3명의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한국인' 의 전병욱씨, '따르릉'의 이병근씨, '능금'의 이종하씨로,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해 하던 그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말하며 서로 오랫동안 사귄 친구들처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이들은 각각 울산, 진해, 대구라는 영남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과 PC통신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는 공통점을 가 지고 있다. 유익한 프로그램을 누구든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자료실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이들의 애환과 노력을 들어보자.

 

 

 

 

프로그램에 소박한 꿈을 펼치는 ‘파란연필' 의 이종하

에디트 프로그램 '파란연필'과 아이콘 제작 프로그램인 '능금'을 개발한 이종하씨(천리안 아이디 LEEJH). 그가 컴퓨터를 처음 접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90년 초이다.

 

기계를 전공하여 취업도 그런 분야로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XT 컴퓨터를 접하고는 쉽게 친해 질 수 있어 그 이후로는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래서 1년 동안 번 돈을 모아 91년 10월 군 입대를 한 달 앞두고 과 감하게 386DX 컴퓨터를 구입하였다.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 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종하씨는 20대 초반의 모든 노력과 젊음을 투자하고 있다.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개발비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종하씨는 "저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대구 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 거든요. 전산학에 대해 정식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고 혼자서 책을 보고 공부했어요. 사실 시스템이라도 좋으면 마음껏 실험을 해 볼 수 있을텐데 그것조차 어려워 안타깝다”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다.

 

그가 혼자 공부한 내용은 놀랄만큼 많았다. 특히 파스칼, C언어, 클리퍼, 베이직 등 웬만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거의 마스터를 하여 함께 자리했던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요즘의 그의 가장 큰 소망은 300메가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는 것이다. 100메가바이트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이종하씨는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적어 윈도우나 유닉스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볼 수 없단다. 특히 용량이 큰 하드디스크만 있으면 유닉스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물론 최근의 추세인 윈도우용 프로그램에 관심도 많지만, 무엇보다 리눅스라는 유닉스 공개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한국형 스프레드시트 개발이 목표인 이종하씨는 "무엇보다 사용자 입장에서 쉽게 사용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종하씨는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램 이름인 능금처럼 언제나 그 맛을 잃지 않는 프로그래머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개발 프로그램 

파란 연필 - 천리안 공개 소프트웨어 유틸리티란

능금- 천리안 공개 소프트웨어 유틸리티란

 

 

 

 


뛰어난 예수감각을 지닌 '따르릉' 의 이병근

'따르릉' 프로그램이나 윈도우용 일기장 프로그램인 '꿈 그리기'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이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예쁘게 꾸며졌는지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개발자는 울산대 4학년에 재학중인 이병근씨(하이텔 아이디 sisi)인데 스스로 세사람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아저씨급에 속한다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한 다른 두 사람과는 달리 이병근씨는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이어서 쉽게 컴퓨터를 공부했겠다는 주위의 평하고는 다르게 군대에서 제대한 '91년도에 처음으로 16비트 PC를 처음 구경했단다. 그 이전까 지만 하더라도 8비트 애플이나 MSX를 사용하였는데 군에서 제대를 하고 보니 세상이 온통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병근씨가 만든 프로그램들은 유난히 깔끔하고 프로그램 내부의 메뉴와 아이콘이 예쁘다. 그는 "프로그래머들의 대부분이 남자여서 그런지 프로그램의 디지인에 그리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는 만든 프로 그램을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꾸며볼 생각으로 노력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보기 좋은 것이 편리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설명한다.


그는 요즘 공개 프로그램에 신경을 거의 쓰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학교에서 하는 프로젝트 때문인데, 랜(LAN) 시스템과 광파일에 관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앞으로 6개월 정도 개발 기간을 갖고 통신 에뮬레이터를 개발할 계획인데 이것도 공개할 생각이지만 지금 그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4학년 2학기인 관계로 취업 문제여서 계획대로 될지 걱정이란다.

 

"다른 사람들은 프로그램 개발을 사용하기 쉬운 프로그램들 위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사용이 조금 어렵더라도 인공 지능이나 복잡한 프로그램 개발이 활성화되어야 소프트웨어 분야의 발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름대로 프로그램 개발의 소신을 밝힌다.

 

또한 프로그램의 발표 시기도 중요하다고 덧붙이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공개하자니 이미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판매되고 있어 그런 부분의 충돌도 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가 개발 환경이 어려운 국내 여건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프로그래머들끼리라도 서로를 북돋아 주는 태도가 중요하다."면서 프로그래머의 자세에 관해 짚고 넘어 간다.


개발 프로그램 

GUI 전화 프로그램 따르릉 : 하이텔 공개소프트웨어 유틸리티란

윈도우용 일기장 꿈그리기 : 하이텔 공개소프트워어 유틸리티란 

윈도우용 전화 데이터 베이스 114 : 하이텔 공개소프트웨어 유틸리티란

 

 

 

 

 

한국형 데이터베이스 '한국인'의 전병욱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여 미안함의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던 전병욱씨(천리안 아이디, 하이텔 아이디 : jenmania)는 경남대학교 생물학과 4학년이다. 너무 잘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어서 당연히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일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기대밖이었다.

 

마이컴에 '한국인'이 소개되었던 것은 지난 92년 11월호였다. 그 당시만 해도 공개 소프트웨어였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시켜 쉐어웨어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인'의 개발과 판매를 담당하기 위해 한국인이라는 컴퓨터 매장을 운영하는 학생 사장님이기도 하다.


'한국인'을 셰어웨어로 처음 내놓았을 때는 외국 프로그램과 비교하여 기능도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니 당장 그만두라는 메일도 여러번 받았다고 한다. 셰어웨어란 공개소프트웨어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셰어웨어는 일단 무료로 프로그램을 구하여 사용해 볼 수 있는데, 공개 버전에는 프린트 기능이라든지 몇가지 중요한 기능은 빠져 있게 마련이다. 사용자들이 써 보고 구입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해당 금액을 입금하면 완전한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한국인'은 현재 2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공개소프트웨어와 셰어웨어일 때의 기능 차이점이 많다. 공개일 때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으나, 셰어웨어로 된 다음부터는 칭찬보다는 비판과 사용자의 요구가 커졌단다.

 

"한국인이 셰어웨어로 바뀐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 부담도 되지만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셰어웨어가 활성화되면 개발자들의 의욕도 늘어 소프트웨어 발전에 좋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아쉬워하는 것은 장비가 부족하여 프로그램의 테스트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레이저 프린터나 다른 값비싼 장비를 지원할 경우, 책을 참조하여 이론적으로 그 기능을 첨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현재 '한국인'은 1.85 버전이 8월 통신에 소개되었다. 그는 셰어웨어 등록자를 위해 꾸준히 '한국인'의 다음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관계형 데이터 베이스나 케이스 툴(CASE TOOL)같은 개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개발 프로그램  

한국형 데이터 베이스 한국인 - 천리안과 하이텔의 공개 소프트웨어 유틸리티란

 

 

 

 

 


국내 프로그램 개발 활성화의 발판으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일에 미쳐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이들은 지방에 거주하여 모든 정보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극복하면서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공개 소프트웨어가 세상에 알려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10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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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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