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10월호 - 매킨토시를 알자 7
매킨토시 소프트웨어의 명품, 하이퍼카드
하이퍼카드(HyperCard)는 매킨토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의 하나로 매킨토시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필요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작성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간단한 개인용 데이터 베이스로부터 주택의 가전기기를 콘트롤하는 멀티미디어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사용자층 또한 매우 두텁게 분포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하이퍼카드는 사용자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그 범용성 등으로 IBM-PC 환경에까지 큰 영향을 끼쳐, 현재 멀티미디어용 개발툴로 인기를 끌고 있는 툴북(ToolBook)이라는 하이퍼카드와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탄생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러면 이번 호에서는 하이퍼카드란 과연 무엇이며,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하이퍼카드의 탄생 배경
1984년 매킨토시가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그 이면에는 새로운 개념의 개인용 컴퓨터를 탄생시키기 위한 많은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들의 땀이 흠뻑 배어져 있었다.
매킨토시 개발에 참여한 대다수의 개발자가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하루 12시간의 근무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즐겨입던 것과 달리 이들은 간편한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에 몰두하였으며, 그 결과 그때까지의 컴퓨터 개념을 무너뜨리는 명품 "매킨토시"가 발표된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한명이었던 천재 프로그래머인 빌 앳킨슨(Bill Atkinson)은 동료 프로그래머들이 매킨토시의 발표 이후 심한 허탈감과 몇몇 이유로 애플사를 떠나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그는 매킨토시 사용자를 위한 순수한 열정을 지니고 무료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작성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하이퍼 카드이다.
댄 윈클러(Dan Winkler)라는 동료 프로그래머과 하이퍼 카드의 기본적 개념에서 설계 및 코딩을 마치고 1987년 7월 보스톤 맥월드 전시회에 처음 일반에게 공개되었다.이때부터 매킨토시 구입자는 기본적으로 하이퍼 카드를 제공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하이퍼카드를 이용한 공개 프로그램이 날마다 수십개이상 쏟아져 매킨토시 사용자는 이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어 명실공히 매킨토시 표준 개발툴로 자리잡았다.
하이퍼카드는 워드프로세서, 데이터베이스, 그래픽 프로그램 등 개인용 컴퓨터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들과 같이 통합 소프트웨어 개념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최신 버전 2.1이 발표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킨토시의 전 기종에서 실행가능하며 적은 메모리만으로도 구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프로그램보다도 이식성( 性)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이퍼카드의 내부 구조
하이퍼카드는 일종의 개인정보관리 시스템 (PIM-Personal Information Manager)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텍스트, 음성, 그래픽, 사운드 데이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스택개념으로 다루는 환경을 지닌다. 기본적으로 스택(Stack, 도서관의 서가 (架)), 홈스택(Home Stack) 및 백그라운드(Background)라는 환경하에서 필드(Field)와 레코드(Record)의 개념으로 프로그램을 구성 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적인 측면에서는 사용자가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일종의 저작 도구(Authoring Tool)로 내부 프로 그래밍을 위한 스크립트(SCRIPT) 언어인 하이퍼톡(HyperTalk)을 자체적으로 내장하고 있다.
또, 하이퍼카드에 외부적으로 C등의 언어를 이용한 외부 명령어 (XCMD:External Command)를 제작하여 하이퍼카드에서 쉽게 호출이 가능하므로 자체적으로 구현할 수 없는 각종 기능을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와 혼합해 완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컬러 환경을 사용하거나 매킨토시 멀티미디어 환경인 퀵타임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을 첨가할 수있다.
이들 명령어는 매킨토시 사용자 사이에서 많이 소개되어 현재 활용되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독립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편리한 프로그래밍 환경을 제공한다. 초보자의 경우,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툴박스를 마우스로 지정하여 사용 하면 되므로 간단한 명함 관리라던지 기타 정보 관리 프로그램 등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활용 분야
하이퍼카드는 다양한 기능만큼 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개인에서 큰 회사 조직에 이르기까지 사용되어지고 있다. 활용분야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정보 관리 분야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분야로 하이퍼카드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스택 개념을 사용하여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스택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메모지의 페이지 구성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쉬 운데,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명함, 일정관리에서 크게는 회사 재고, 판매 관리라던지 여행사 정보관리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매킨토시의 특성상 한글/한자를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으므로 국내에서도 하이퍼카드를 이용하여 개인 명함 관리에 활용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교육 분야
하이퍼카드를 컴퓨터 교육에 널리 활용하고 있는 미국내 학교 및 교육 기관에서는 이를 이용한 수천 종류의 교육용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 또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어 컴퓨터 교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하이퍼카드를 개발한 빌 앳킨슨도 이 프로그램의 가장 적합한 용도를 교육용으로 꼽았을만큼 교육 분야에 있어서 하이퍼카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하이퍼카드 프로그램은 주로 공개용(Freeware)이나 공유 소프트웨어(Shareware)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사용자들은 경제적인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매킨토시 사용자들에게 보급되는 인텔리메이션(Intellimation) 소프트웨어의 경우도 하버드 대학이나 스탠포드 대학 혹은 MIT 공대 등과 같은 미국내 유수 대학에서 개발한 전공 학습용 프로그램들로 많은 부분이 하이퍼카드를 이용하여 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화학, 수학, 의학 등 각 분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하여 하이퍼카드의 위력을 보여주고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개구리의 해부 시뮬레이션, 미적분 방정식의 설명과 해법, 연극의 감독이 되어 극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스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질 수 있다.
한편, 하이퍼카드를 기본적으로 채택한 상용 프로그램들도 상당수 있는데, Growing Mind사의 뮤직 메스트로(Music Maestro) 프로그램은 피아노, 기타, 플룻 등의 여러 악기가 그림으로 제공되어 이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악기의 연주음을 직접 감상하거나 원하는 악기를 지정하여 자신이 직접 연주할 수도 있어 매킨토시가 지닌 장점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하이퍼카드를 이용한 교육용 프로그램이나 개인 일정 관리 프로그램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분야
최근 멀티미디어 프로그램들 중 상당수가 하이퍼카드와 매크로 마인드사의 디렉터 (Director)를 함께 사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대화형 게임이나 기타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국내에서 CD-ROM 형태로 판매 중인 오성식 생활영어의 경우도 이들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퀵타임, 애니메이션 등을 통합해 교육적인 효과를 높인 제품이다. 이 제품을 제작할 때 하이퍼카드는 멀티미디어 제작툴로써의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이퍼카드는 외부 주변기기를 쉽게 콘트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구조와 인터페이스를 지니고 있기때문에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도 좋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CD(Compact Dise)나 LD(Laser Disc) 등의 정보 매체 장비들을 콘트롤하는데 널리 사 용되고 있다.
또, 사운드 입력 장치를 조절하는 프로그램도 하이퍼카드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이 많은데 이는 기능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에서 다른 개발 툴로 작성된 것에 비해 월등한 기능을 지닌 것들이 많아 멀티미디어 관련 개발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비디오 편집 분야에서 퀵타임을 이용한 편집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디바(Diva)사의 비디오샵(VideoShop)을 예로 들면, 하이퍼카드를 기초로하고 있어 레코딩한 비디오나 오디오 혹은 캡처받은 화상 등을 하이퍼 카드로 직접 저장시켜 활용할 수 있다.
하이퍼카드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은 정도로 놀라운 편집 기능을 제공하며 프로그램 운영 하에서 별도의 데스크 톱 가상 화면을 만들어 작업을 손쉽게 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지니고있다.
근래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뉴미디어 전자출판(New Media Publishing)은 종이가 아닌 컴퓨터 디스켓, CD, LD 및 비디오테이프 등의 매체를 이용한 저장 방식으로 많은 각광을 받고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과 손쉽게 검색을 할 수 있어 작업의 능률을 높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CD를 이용해 백과 사전이나 의학 정보와 같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보는 편리하게 찾아 볼 수 있는 검색 프로그램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자료가 된다. 보통 이를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하이퍼카드이다.
하이퍼카드의 미래는
앞으로 하이퍼카드는 컬러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기본적으로 지원할 것이고 기능이 더욱 많아진 컴파일러를 제공해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 활발해 질 것이다. 지금까지 외부 명령어들을 통해 제공받았던 각종 기능들은 계속적으로 버전이 변화되면서 하이퍼카드 내에 포함되고 있으며 사용자층도 한층 두 터워지고 있다.
또, 컴퓨터 뿐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애플 사에서 발표한 뉴튼(Newton)은 입력장치로 펜을 사용하는 팜탑으로 기본 인터페이스를 하이퍼카드와 유사한 것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진영 · 매킨토시 멀티미디어 동호회인 MMG회장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10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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