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100장면 - 78. 자유방임주의에서 수정자본주의로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1933년)
*그때 우리 나라에서는
1932년/이봉창, 윤봉길 의거
1933년/조선어학회, (한글맞춤법통일안)제정
1933년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미국 제32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곧 특별의회를 소집, 뉴딜 법안을 만들었다.
미국은 대공황에 시달리고 있었다. 생산은 반으로 줄고 실업자는 1,300만을 넘어섰다. 새 대통령의 임무는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경제를 하루바삐 재건하는 일이었다.
뉴딜 정책의 골자는 정부가 경제에 적극 개입하여 공공사업을 일으켜서 유효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경기를 되살린다는 것이었다. 이는 아담 스미드 이래 자본주의 경제의 철칙이 되어 온 자유방임주의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했다.
뉴딜 정책의 이론적 지주는 케인스 경제학이다. 영국 사람 케인스는 자본주의 경제의 치명적인 약점, 즉 생산의 무정부성을 통찰하고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제시한 최초의 부르주아 경제학자이다.
그는 지금까지 부인되어온 과잉생산 공황을 이론적으로 입증하고 그 해결책으로서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주장했다. 즉 정부가 공공사업을 일으켜 실업자를 고용하면 국민소득이 늘어나며, 국민 소득이 늘면 소비재 수요가 늘고 수요가 늘명 생산설비를 늘이기 위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난다. 그러면 다시 소득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자유방임주의를 최선의 경제제도로 여기던 당시로서는 그의 주장은 처음엔 별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정부가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공산주의자나 하는 이야기로 간주되고 있었으므로, 케인스는 한동안 공산주의자냐는 질문을 기자드로부터 받아야 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의 이론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자본주의의 국가에 전폭적으로받아들여졌다.
루스벨트는 제일 먼저 농업의 부흥에 손을 댔다. 1933년 5월 농업 조정법을 제정, 정부통제하에 경작면적을 제한하고 과잉생산물을 사들여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켰다.
또한 테네시 강 유역 종합개발공사를 시작했다. 이는 테네시 강에 16개의 댐을 건설하여 홍수를 막고 수력발전에 의해 종전의 3분의 1의 요금으로 전력을 공급하며 주변의 토지개량과 삼림조성을 꾀하는 대규모의 다목적 개발공사였다.
6월에는 전국산업부흥법을 만들어 각 산업마다 생산제한과 최저가격을 정하고 노동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며 최고노동시간, 최저임금을 규정했다.
1935년 8월에는 사회보장법을 만들어 65세 이상 된 노인에게 양로연금을 지급하고 실업자에게는 일정기간 동안 실업수당을 제공하며 신체불구자, 무능력자 구제 및 의료시술 투자를 시행했다.
그리고 중앙은행을 만들어 통화량을 조절하고 외환관리를 하여 은행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 누진세 제도를 채택, 호경기에 소득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세율이 올라 소비를 억제하고 불경기에는 그 반대작용을 하게 하여 경기변동 폭을 줄였다.
뉴딜 정책에 따라 대외정책도 바뀌었다. 그때까지 미국은 소비에트 연방을 승인하지 않고 있었다. 제정 러시아 시대의 외채를 지불하지 않고 각국에 사회주의 혁명을 선전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공화타개책의 일환으로 1933년 11월 소련을 승인하고 34년 5월에는 보호국이던 쿠바의 독립을 인정해주었다. 그리고 이른바 '서린정책'를 천명, 중남미 여러 나라들과의 경제 협력을 추진했다.
뉴딜 정책으로 미국은 서서히 불황을 극복해나갔다. 루스벨트는 1936년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재선되었다.
뉴딜 정책은 미국경제와 정치를 중앙집권화시켰으며, 자유방임원칙에 입각한 고전적 자본주의로부터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라는 수정자본주의로 나아가게 했다.
세계대공황은 여러 가지 새로운 제도와 이론을 낳았다. 민주주의 전통이 강하고 식민지를 통해 나름대로 불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미국과 영국은 수정자본주의의 길로 나아갔지만, 그렇지 못한 후발자본주의 국가인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이라는 극단적인 전체주의가 생겨났다.
파시즘은 국내경기의 불황을 전쟁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또한 차례의 세계적 규모의 전쟁이 이때부터 준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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