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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0.03 마이컴 1993년 10월호 - 컴퓨터 세상살이, 컴퓨터를 통해서 하는 서류결재 1

 

 

 

 마이컴 1993년 10월호 - 컴퓨터 세상살이 

 컴퓨터를 통해서 하는 서류결재 

 

 

 

결재받는 동안 하루 해는 저물어

 

우리는 TV 드라마에서 직장인들이 윗상사에게 결재를 받는 장면을 종종 본다. 손을 앞으로 모으고 다소곳이 서있는 상태로 야단을 맞기도 하고 칭찬을 듣기도 하지만 아뭏튼 결재서류가 들어있는 파일을 옆에 끼고 복도를 힘없이 돌아가는 월급쟁이를 보면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업은 하루에도 수많은 종류의 서류가 작성 된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사업확장 기획안부터 볼펜 한자루를 구입하는 비품 구입서류를 비롯하여 일상의 업무를 조사하는 일지 등 하나에서 열까지 윗사람의 확인과 결정이 반드시 필요로 한다.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 사장에 이르기까지 결재를 한번 받으려면 도장이 몇개가 찍히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게다가 결재권자가 자리에 없으면 몇 시간, 몇 일이 걸릴지는 보장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단계적인 권위주의가 팽배하면서 기업운영이 둔해지고 새로운 추세나 신기술에 민감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우리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창고에서 물건 하나를 꺼내는 일에도 도장이 수십개가 찍혀야 하는 것이 우리네 실정이고 보면 결재 망국에 이를 지경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공장 하나를 설립하는데 최소한 6개월 이상을 담당 관청에서 요구하는 서류준비와 도장 찍는 일로 허비하는 것을 보면 급행료라는 악습이 유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종이없는 사무실이 실현될 수 있다

 

이제는 바야흐로 컴퓨터가 만능인 시대가 아닌가. 모든 길은 컴퓨터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구조로 조직이 변해가고 있으며 그렇게 변해야만 한다. 따라서 점차 사람이 하는 수고를 많은 부분에서 컴퓨터가 대신해 주고 있다.

 

아무리 컴퓨터가 사람일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하지만 서류에 도장찍는 일 만큼은 사람이 직접 도장을 들고 눌러야 할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컴퓨터의 능력은 이런 도장찍는 일까지도 가능하도록 하여 사람의 생각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통신은 전국 전화국 사무실에서 발생하는 문서의 결재를 컴퓨터로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올해 봄부터 시스템 개발에 착수, 이미 지난 8월 13일부터 서울 중앙전화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결재를 컴퓨터를 이용하여 실시한다는 것은 외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는 일로서 랜(LAN) 구축을 통해 담당자의 컴퓨터에서 직접 사장의 컴퓨터로 결재 서류를 전송하여 확인을 받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도 언젠가는 시행되어야 하는 일인데 컴퓨터 보급과 사용자들의 마인드가 부족한 탓으로 대부분 기업이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통신에서 개발한 결재시스템은 결재가 필요한 양식을 프로그램화하여 컴퓨터에서 작성하도록 한 다음 디스켓에 저장하였다가 결재 권자에게 넘기도록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국적인 통신망이 구축되지 않아 통신으로 결재 서류 전송은 불가능하다.

 

이 시스템이 궁극적으로 완성되려면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서류를 전송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결재 내용이 들어있는 디스켓을 들고 다녀야 하는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어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시스템의 원리는 결재권자의 도장이나 사인을 스캐너로 인식하여 저장을 시켜둔다. 그리고 각 결재권자에게 암호(패스워드)를 부여하여 암호와 결재권자의 도장이나 사인 이미지를 1:1로 대응시켜 컴퓨터에 기억시킨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결재권자의 대부분이 컴퓨터에 둔한(?) 양반들이 많아 최대한 간단하고 편리한 메뉴 구성이 되도록 개발하였다.


이제 각 사무실의 기안자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필요한 서류를 작성한 다음 저장하고 그 내용을 결재권자에게 전송한다. 그럼 결재권자는 편리한 시간에 자신에게 발송된 문서들을 검색한 후 결재내용을 확인한다. 도장을 찍기 전에 미리 기억시켜 둔 암호를 입력하고 도장 이미지를 불러들여 해당난에 찍으면 된다.

 

도장을 입력하기 전에 암호를 물어오는 것은 다른사람이 도장을 마음대로 찍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 이다. 그리고 한번 도장이 찍힌 문서는 내용의 수정이 불가능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내용중에 필요하다면 각종 데이터를 스프레드시트화 하여 통계치를 얻을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발전하면 종이없는 사무실을 실현할 수 있다. 종이없는 사무실은 곧 사무실의 업무 자동화와 연결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통신의 경우 매일 일상적으로 작성하는 일지를 비롯한 서류가 트럭 수백대 분량씩 쏟아진다고 한다. 이것을 일일이 종이에 작성하거나 프린트하여 보관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양의 종이 절약과 효율적인 근무시간 활용, 환경문제도 해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처럼 개인용 컴퓨터를 제대로 사용한 것도 이제 불과 3~4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흔히 사용하는 486 PC의 성능은 몇 년 전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워크스테이션은 물론, 중형급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지금 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서류 결재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10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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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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