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2년 5월호 - 올바른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한 보고서







해적 BBS가 몰고온 그 여파는 ...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IBM PC 호환기종용 게임 소프트웨어의 유통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동서게임채널과 SKC에서 외국 게임 제작사와의 정식 계약에 의해 판매되고 있는 정품이며, 또 하나는 개인 BBS 운용자들이 미국의 해적 BBS에 연결, 다운로드 (Download)해 국내에 판매하는 것 이다.


물론 이 외에도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이 게임 프로그램을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빈도수가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오는 대상국도 대만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 BBS 운용자들이 판매하는 소프트웨어이다.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게임에는 정식 계약을 맺고 판매하는 게임 뿐아니라 음란성 게임 및 폭력성 게임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미국의 해적 BBS로는 한국인이 부시솝으로 있는 켄 BBS가 있고, 그외에 험블 BBS가 있는데 국내 개인 BBS 운용자들은 거기서 다운로드한 소프트웨어에 자신들이 운용하는 BBS의 로고를 삽입, 은근히 그 위세를 자랑하기도 한다.


국제화를 시도한 해적 BBS의 시초는 남미 콜롬비아의 브레인 형제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내 PC 사용자들이 미국의 게임 BBS에 접속하기 시작한 것은 89년 여름 경으로 추측하고 있다.   



당시에 접속한 곳은 어드벤처 게임 제작사로 널리 알려진 시에라 BBS로, 데이터는 받지 못하고 단지 판매 되고 있는 게임 및 그 내용, 그리고 앞으로 판매 예정인 게임 목록 등이었다. 


해적 BBS가 9600bps 이상인 모뎀을 갖추지 않으면 접속이 불가능했던 것에 비해 시에라 BBS는 모뎀의 전송속도에 상관없이 접속이 가능 했다.그러던 중 89년 겨울, 켄 BBS의 나현석이라는 한국인 부시솝이 국내의 한 소프트웨어 취급점에 게임 소프트웨어 '거래' 의사를 밝혔왔다. 


당시 제시된 가격은 1.44 메가바이트 당 20달러였으나 가격 문제 등으로 교섭이 원활해지지 않자 국내 몇몇 BBS와 접촉을 시도했는데 이같은 거래처의 이동은 가격을 높인 결과를 낳았다.  


해적 BBS를 통해 게임 소프트웨어가 대량으로 유통되자 26개 외국 게임 제작사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동서게임채널측은 자사 제품을 불법 복사해 주고 있던 일부 게임 소프트웨어 취급점을 적발,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고발된 소프트웨어 취급점들은 일간지 및 컴퓨터 전문지에 사과광고를 게재, 불법 복제 문제는 일단락 되는 듯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처에도 불법 복사가 끊이질 않자 동서게임채널측에서는 지난 2월, 켄 BBS와 연결되어 있던 BBS를 경찰에 고발, 3월 말 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리고 작년 7월에 고발된 한 소프트웨어 취급점의 경우는 민사, 형사상 책임을 묻기도 했다.



어물전 (게임시장) 망신을 시키는 꼴뚜기들(소프트웨어)

선정적인 저질 만화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라면 음란성, 폭력성 소프트웨어의 절대 다수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문제의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미국의 해적 BBS 에 접속하는 개인 BBS 망이나 주한 미군부대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


PC용 음란 소프트웨어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게임을 풀어나가야만 선정적인 장면을 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전혀 게임을 하지 않고 단지 실행만 시키면 화면에 낯 뜨거운 화면이 나오는 것이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그 정도가 음란 비디오를 방불케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게임을 통해 선정적인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으로는 게이샤(Geysha), 스트립 포커(Strip Poker) 시리즈, 펜트하우스(Penthouse), 댄스댄스 (Dance Dance), 유혹(Fascination) 등을 들 수 있다.


게이샤는 게임을 실행시키면 화면에 일본풍의 방이 나오는데, 방 옆에 펼쳐진 병풍에 선정적인 남녀 그림이 나온다. 남녀 그림 부분에 커서(화살표)를 갖다대면 "두 사람은 지금 매 우 바쁘다" 라는 문구가 화면에 나오는가 하면 중간 중간에 들어있는 보조 게임에는 더욱 음란한 장면이 나 온다.


스트립포커 시리즈는 컴퓨터에 나오는 여자와 포커 게임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이길 때마다 상대편 여자가 차례로 옷을 벗는 유형이다. 펜트하우스에는 모두 12명의 여자가 등장 하는데, 1~12월 중 어느 한 달을 선택하면 그 달에 해당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트립포커와 펜트하우스의 경우는 실물 사진을 스캐너로 컴퓨터에 입력, 사실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대만에서 제작된 엑스록과 사천성이 라는 게임도 이와같은 유형의 게임이지만 다른 것에 비하면 그 정도가 비교적 약한편이다.


한편, 게임을 하지 않고도 음란 장면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The Sounds of Sex, Oh Angel 등이 있는데, 이들 프로그램은 게임을 해야만 선정적인 장면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비해 농도가 매우 짙다.


이들 게임은 모두 음란 비디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그대로 컴퓨터에 입력, 음란 비디오에 비해 조금도 떨어짐이 없을 뿐 아니라 VGA 그래픽 카드를 지원, 컬러 모니터상에서 비디오보다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PC 게임 소프트웨어의 해악은 비단 음란성 소프트웨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폭력성 게임은 음란성 소프트웨어와는 또 다른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엘비라 I, II를 들 수 있다. 이 게임에서는 잘려진 목이 끓는 물 단지에 둥둥 떠 있는가 하면, 벽에 피가 뿌려지는 장면 등이 상당수 등장하기도 하는데, KORTEL의 한 사용자는 이 게임을 게시판에 이렇게 평가했다. "정말 쇼 킹한 게임이예요, 전 비명을 질렀어요" 라고,


이 외에 크라임 웨이브(Crime Wave)의 경우 총을 쏘면 총에 맞은 적의 팔다리가 사방으로 날라가는 장면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화면에 나타난다. 특히 이 크라임 웨이브는 동서게임채널에서 '범죄와의 전쟁'이란 제품명으로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가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정비 시급한 대형 BBS

이러한 건전치 못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불법 유통은 비단 해적 BBS나 소프트웨어 취급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KORTEL(전 KETEL) 및 PC-SERVE와 같은 대형 BBS의 게임 동호회에는 인공생체 디제너레이션(D-Generation)을 비롯한 용의굴 III(Dragon's Lair III), 브레인 박사의 성(Castle of DR. Brain) 등 상용 제품이 업로드되어 있는가 하면 Lost in L.A, 게이샤 등 음란성 소프트웨어가 업로드되기도 해 불법 복사 및 음란성 소프트웨어 보급 창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용자들은 자상(?)하게도 Lost in L.A, 엘비라 II, 유혹 등의 매뉴얼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Lost in L.A와 엘비라 I, II는 국내에 판권을 갖고 있는 동서게임채널에서 조차 게임의 외설과 폭력성 문제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다. 


또 게시판을 통해 "성인용 애니메이션 2HD 30장 확보", "야한 것을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미 군부대에서 구한 거라...좀 귀한 거예요" 등 사용자들을 유혹하는 선전 문구가 게시돼기도 해 사행심을 조장시킬 우려마저 안고 있다.


물론 음란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찰의 단속은 몇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지난 3월 17일, 서울지 방검찰청이 해밀턴 컴퓨터, 웍스, 현, 소프트뱅크, 월드를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혐의로 구속했는데, 특히 수색 과정에서 120개의 포르노 소프트웨어를 압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속은 일과성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어서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C 게임은 단지 테이프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작동되는 비디오와는 달리 적어도 게임을 실행시키는 파일 이름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게임을 실행 시킬 수 있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까닭에 컴퓨터에 어두운 부모의 눈을 피해 혼자만 은밀히 즐길 수 있다.


또 비디오가 대개의 경우 거실이나 부모가 있는 안방에 설치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PC는 거의 학생방에 설치되어 있어 부모의 눈을 피해 저질 소프트웨어를 볼 가능성을 얼마든 지 있다.



적절한 심의단체 설립 필요.

이러한 실태를 알리고 그 대처 방 안을 강구하기 위해 지난 3월 16일, YMCA 주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청소년과 컴퓨터 영상 문화'를 주제로 한 이 세미나에서 서울대 신문학과 박명진 교수는 발표문을 통해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의 시각적 기술과 지적발달에 도움을 주는 인지적 능력을 키울 수 있을 뿐아니라 놀이자의 능동적 개입이 가능한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어 여가 수단으로는 텔레비전보다 덜 피동적이다.


동시에 컴퓨터 게임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지속적인 소비의 대상이며, 외설적인 내용의 게임과 그래픽, 애니메이션은 폭력 문제 못지 않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해 컴퓨터 게임의 장단점을 동시에 지적했다.


그리고 한국컴퓨터교사회 회장인 이광형 교사는 "기성세대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의 강요로부터의 탈출구가 바로 게임"이라고 주장,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한 아이들만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무조건 하지마라가 아니라 왜 하면 안되는지를 알려줌으로써 올바른 가치관을 심 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청소년들의 컴퓨터 활용 및 컴퓨터 영상 프로그램의 접촉 실태, 그리고 불건전 영상 프로그램의 접촉 경로를 알아보기 위해 YMCA가 실시한 '청소년 영상프로그램 접촉실태 및 의식에 관한 조사보고'에 따르면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는 게임과 그래픽 사진이 39.1%(108명)로 1위를 차지했다.


이로 볼때 비건전 게임이나 영상 프로그램이 청소년들 간에 빠른 속도로 퍼질 가능성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이 외에 컴퓨터 영상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의식을 살펴보면 게임의 경우 다른 내용이 기다려진다. 잘모르겠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폭력적인 게임이 너무 많다, 성적 호기심 및 충동 순으로 나타났다. 영상은 그래픽 분야를 더욱 연구하고 싶어진다, 잘 모르겠다, 다른 내용이 기다려진다, 무응답,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성적 호기심 및 충동 순이다. 


그리고 컴퓨터 영상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으로는 건전하고 교육적인 소프트웨어의 제작, 국산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해야 한다. 기타 (건전한 이용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게임에 몰두해서는 안된다. 호기심 성충동 폭력을 유발하는 프로그램은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 야한 영상의 유통 및 제작을 금지해야한다. 순으로 되어 있다. 


이 설문 조사 결과는 컴퓨터를 갖고 있는 276명을 대상으로 처리했으며, 남자 고등학생이 주 표집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지역적 균형은 강남북 소재 학교 가운데 1개구내 1개학교를 대상으로 표집한 것이다.  


이번 세미나를 개최한 YMCA 손기정 청소년 회관의 김준용 간사는 "선정적인 장면이 극에 달한 애니메이션 화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면서 "부모가 현재 아이들이 무슨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한다" 고 말해 부모의 관심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YMCA 측에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의 내용을 파악, 좋은 게임을 고를 수 있도록 간략한 소프트웨어 소개 책자를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김준용 간사는 건전치 못한 소프트웨어를 추방하기 위해선 대형 BBS에 음란 소프트웨어를 업로드하거나 판매 중계하는 행위는 법에 의해 처벌받는다는 문구를 삽입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청소년용 게임 프로그램에 대한 상설 심의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보처리산업진흥회의 김봉주씨 역시 "이제 불법 유통과 음란성 소프트웨어 복제를 감시할 일종의 감시 단체를 결성할 때" 라고 해 관련 단체의 결성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교육에 도움되고 꿈과 이상을 기를 수 있는 게임도 많다  

PC를 사용함에 있어서 게임은 필 수적인 것인가?


이에 대해 이광형 교사는 "해야한다"고 잘라 말한다. 즉 아이들이 컴퓨터를 대함에 있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게임으로, 게임은 많는 컴퓨터 이용 분야 가운데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두뇌의 수리력이나 순발력, 추리력, 공간 지각력, 논리력 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적 게임을 찾아 학교나 학원에서 적절히 활용, 아이들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교육적 측면을 강조한 게임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그 대표적으로는 카멘샌디에고(Carmen Sandiego)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시리즈 제 4탄까지 등장한 이 게임 에서는 귀여운 여도둑 '카멘'을 붙잡기 위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때로는 세계 역사를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세계 지리를 배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카멘이 인도로 도망갔을 경우 인도를 선택하면 인도에 관한 내용이 화면에 나타나기도 하며, 인도를 상징하는 간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게임은 미국에서만 1백만장 이상 팔려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레밍즈(Lemmings)와 동화(Mixed Up Fairy Tales), 에코 퀘스트(Eco Quest-The Search for Cetus)는 가정용 게임으로 높이 평가할만 하다. 레밍즈는 주인공인 레밍을 출구까지 무사히 보내는 게임으로, 때로는 벽을 뚫어야하며 때로는 다리를 놓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당한 사고력이 요구된다.


동화는 외국의 동화를 게임화한 것으로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신데렐라, 잭과 콩나무, 브레멘의 음악대 이렇게 5가지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기존의 게임과는 달리 화면에 나타나는 영어가 비교적 쉬운 편 이어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또 동화의 내용이 대부분 눈에 익은 것이 어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게임을 즐 길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소개된 에코퀘스트는 환경이 주제로, 기름에 뒤덮인 새를 구하거나 돌고래와 친구가 돼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게임이다. 제작사인 시에라에서는 이 게임의 판매수익 일부를 해양 포유동물 센터에 기증한다.  


또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게임으로는 미키의 퍼즐여행 (Mickey's Jigsaw Puzzle)를 비롯 환상의 퍼즐 (Electronic Jigsaw), IQ (The Berenstain Bears-Junior Jigsaw), 그림 맞추기 (Jigsaw)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게임은 조각을 맞추는 퍼즐 게임으로 그림을 수 십개의 조작을 나누어 맞출 수 있을 뿐아니라 프린터로 출력도 가능해 색칠까지 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에서도 교육적 측면을 강조한 게임이 있는데, 심어스(Sim Earth)와 최근에 등장한 심앤트(Sim Ant)를 언급할 수 있다. 


심어스는 지구의 생성 원리를 다룬 게임이며, 심앤트는 개미의 실제 행동에 기초해 만들어진 게임으로 게임을 통해 개미의 생태를 알 수 있다. 심어스는 지구를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로 보는 과학자 제임스 라블록의 '가이아 가설'에 기초했으며, 심앤트 에서 개미의 생태는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자인 버트 홀드브러와 E.O.월슨의 공저 The Ant를 참고했다. 


이 책은 1990년 퓰리쳐상을 받은 유명한 책이다. 이 두 게임은 각각 미국 시사주간지인 타임지와 뉴스위크지에 게재될 정도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한국외국어대학 경영정보대학원 이주헌 교수는 최근 모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컴퓨터 게임을 이렇게 평가했다. "과거의 컴퓨터 게임은 빠른 손놀림과 약간의 추리력을 요구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창조력과 상상력, 계획성을 요구하는 게임도 등장했다"면서 문베이스(Moon Base)를 그 일례로 들었다.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문베이스는 달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주택이나 발전소, 산소공급시설, 공장 등을 건설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공개된 NASA(미항공우주국)의 달나라 기지 계획서를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외에 윌리비미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Willy Beamish)은 비록 교육성을 강조한 게임은 아니지만 전반전인 내용이 악당으로부터 아버지를 구출한다는 것으로 아이들이 즐기는데 무리가 없어 추천할만 하다. 이 게임의 특징은 기존의 게임과는 달리 그래픽이 수채화풍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며, 아버지를 구출하는 과정이 상당히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게임에 대한 인식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 게임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위치는 어느정도일까? 


하드웨어를 살 때 게임 소프트웨어 몇개 정도를 끼워주는 것은 이미 일반화돼 있어 일반 소프트웨어에 비해 상당히 천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프로그래머라 하더라도 게임을 짜는 프로그래머들은 상대 적으로 하위 취급을 받는다. "그 좋은 머리로 왜 게임을 만드느냐", "내가 게임짜러 회사에 들어왔나"라 는 식이다. 



이것은 굳이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에 관여하는 제작진들을 우대하는 외국의 현실을 들추지 않더라도 마땅히 시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일례로 오리진 시스템의 달라스 스넬씨는 작년 한해 동안 약 50만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데 디자이너를 비롯한 프로그래머, 화가, 작곡가, 시장 전문가 등이 한 팀이 돼 1년 이상의 제작기간을 필요로 한다. 컴퓨터 게임은 이제 하나의 종합예술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그 제작과정은 영화처럼 점차 세분화 돼가고 있다.  


컴퓨터 게임을 외면하는 풍토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서자' 취급하게끔 만들었으며, 나아가서는 게임 문화의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1/2 컴타운의 방치환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게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기 위해선 우선 소프트웨어 취급점들부터 의식 개혁을 해야합니다. 


적어도 자신이 취급하고 있는 게임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거든요. 또 취급점 중에는 관련 책자조차 없는 곳도 있는데, 이것은 소비자에게 불신감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요."


한편, 우리나라보다 하드웨어 수준이 앞서 있는 대만은 게임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도 역시 우리를 한 발 팔서고 있다. 대만 게임 소프트웨어의 제작사 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으로는 지관과기유한공사(Soft Star)와 정신자신유한공사(KingforImation)를 꼽을 수 있다.


지관과기유한공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2인용 테트리스는 우리나라 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게임은 소련에서 만들어진 테트리스의 변형으로, 두나라 모두 거의 비슷한 시기에 테트리스를 즐겼는데도 대만에서는 다른 형태로 만들어 상품화했던 것이다. 


이것은 아이디어에서 조차 대만에 비해 뒤떨어졌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코리아 테트리스 등 변형 작품이 등장하였지만 상품화까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게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아이디어까지 빼앗아간 셈이다.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게임이다. 게임을 하면서 사용자는 멋진 그림을 보게 되며, 그러한 그림을 직접 그려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림을 그렸으면 이번에는 정지된 그림이 아니라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고 싶어 한다.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려면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래픽은 물론 언어까지 배울 수 있게 된다. 즉 컴퓨터 게임은 '컴퓨터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 는 인식을 갖게 해주는 기능도 갖고 있다.


또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게임을 다루고 있는 모든 컴퓨터 전문 잡지의 게임 분석이다. 마치 화면에 나오는 메시지를 보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경쟁적으로 지나치게 자세한 분석을 게재하고 있다. 이것은 사용자로 하여금 진정으로 게임을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따라서 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즉 사용자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추리하는 능력을 빼앗아가는 역기능을 제공 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 꾸준한 관심 기울이자  

컴퓨터 관련 업계에서는 93년의 PC 수요 전망을 200만대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컴퓨터는 더이상 어느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세대들은 어차피 컴퓨터를 다뤄야하므로 부모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우리들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며, 미국의 동화 게임처럼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도 충분히 게임으로 만들 수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업체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녀의 교육에 관한한 남부럽지 않는 열의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부모들이지만 유독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은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게임 소프트웨어 선정에 무관심하기 십상이다. 


비디오 테이프나 영화 등을 심의하는 공연윤리위원회에서는 지난 해 5월, 청소년이 볼만한 우수 영화나 비디오를 선정, 추천하는 「청소년을 위한 우수 영화 및 비디오 추천 제도」 를 마련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하나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기껏해야 게임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 아니면 게임 소프트웨어 취급점에서 게임의 판매 여부를 나름대로 판단하는 정도이다. 


게임도 영화처럼 성인용과 청소년용으로 구분해야 하며, 음란성 소프트웨어는 엄격히 단속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4월초 컴퓨터 음란 프로그램에 관한 관련 법규를 정비, 음란 소프트웨어를 유통시키는 사람에게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키로 하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음란 소프트웨어를 근절시키고, 건전한 게임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선 YMCA 등에서 공정한 단체를 결성, 게임에 대한 홍보 책자 등을 발행 배포해 게임을 널리 알려야하며, 자율적 단속을 통해 건전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2년 5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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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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