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2월호 - 이달의 포커스
고급 시스템을 요구하는 게임 소프트웨어
IBM PC 게임의 대용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91년 겨울, 오리진 시스템즈의 윙코맨더Ⅱ가 약 21메가바이트(음성 데이터 포함)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92년에 등장한 울티마Ⅶ 역시 약 21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했다. 게다가 92년 12월에 판매된 명탐정 셜록홈즈는 한발 더 나아가 Save Play Time을 선택할 경우, 무려 29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Disk Space를 선택하더라도 18메가바이트를 요구한다.
이들 게임 외에도 킹스퀘스트 Ⅵ는 15메가바이트, 아마존의 비밀은 12메가바이트, 우리나라에서도 곧 판매될 태스크 포스 1942는 10메가바이트, F-15 스트라이크 이글Ⅲ는 9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의 쓸만한 게임들은 적어도 10메가바이트 이상의하드디스크 용량을 기본으로 할 뿐아니라, 울티마Ⅶ이나 태평양의 에이스들은 386 이상을 기본으로 하며, 최소한 2메가바이트 이상의 RAM을 필요로 한다. 또 올 3월 판매 될 예정인 스트라이크 코맨더도 제작사인 오리진 시스템즈에서 최소 20MHz 이상의 386에 2메가바이트 이상의 RAM을 권장하고 있다.
이들 게임 가운데 하드웨어적으로는 비록 AT를 지원 하지만, 속도가 엄청나게 느리다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제대로 게임을 즐기려면 386 이상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를 지원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게다가 국산 게임 역시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를 외면하는 추세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게임이 대용량화 되면서 디스켓 장수도 그만큼 많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윙코맨더Ⅱ와 킹스퀘스트Ⅵ, 명탐정 셜록홈즈를 들 수 있다. 결코맨더Ⅱ는 음성을 포함한 11장의 5.25인치 2HD 디스켓 외에 각각 2HD 1장으로 된 비밀 임무Ⅰ,Ⅱ와 2장의 특수 임무가 별도로 있어 모두 15장으로 되어 있다.
이 외에 킹스퀘스트Ⅵ와 명탐정 셜록 홈즈는 모두 5.25인치 2HD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대용량의 게임들은 하드디스크에 인스톨(Install) 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 윙코맨더Ⅱ나 울티마Ⅶ, 팰콘 3.0 등은 20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약 7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하는 팰콘 3.0의 경우, 기존의 디스켓과 임무가
추가된 파이팅 타이거를 인스톨 한 결과 386DX (33MHz)에서 25분 정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의 고급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386 이상의 시스템과 100메가바이트 이상의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 업체의 경우, 윙코맨더Ⅱ가 판매되면서 386 시스템을 몇 대 팔았다고 한다. 그러나, 92년들어 386 PC가 AT를 제치고 판매의 주종을이루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XT 및 AT 기종을 갖고 있는 사용자들이 많다.
본지 93년 1월호 엽서 295 장을 분석해 보면, 386 이상 컬러모니터를 갖고 있는 사용자가 104명으로, 전체의 약 35.3%를 차지한 데 반해, XT와 AT 사용자는 191명으로 과반수가 넘는 64.7% 를 차지했다. 이 중 XT 사용자의 거의 대부분이, AT 사용자 가운데 49명은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고 있어 전체의 약 41.4%가 아직도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결국, 화려한 그래픽과 사실적인 음성을 지원하는 지금의 게임을 단지 '그림의 떡'으로만 여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게임은 지금보다 상위 기종과 대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요구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 분명하며,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40메가바이트 게임도 머지않아 등장 할 것이다. 이것은 CD-ROM을 기본으로 하는 멀티미디어로 흘러가기 위한 시작 단계라 여겨진다.
복합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살려줄 구세주인가
컴퓨터 산업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이 색다른 판매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것은 복합 소프트웨어 패키지 판매 방식인데,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도 또한 높아가고 있지만 이러한 소프트웨어 판매 방식이 앞으로의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러한 형태의 패키지는 92년 10월 IBM에서 '블루 팩'을 선보인 이후 많은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에서 잇달아 신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복합 소프트웨어를 보면 한국 소프트웨어 유통센터의 오랜지팩, 날개 정보시스템의 스칼랫팩, IBM의 블루팩, 소프트 라인의 화이트팩과 번들 마당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라인에서 판매하는 화이트 팩에는 도스 5.0, 훈민정음, 글꼴지기, 프린트 마당, 열쇠, 알라딘수첩 등 10여개의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복합 패키지에는 5~10개의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각 업체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존의 낱개당 구입하는 가격에 비해 20~50% 정도까지 할인을 해주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불법 복제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 복합 패키지에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중에는 원래의 소프트웨어에서 전문 기능들이 빠진 일반 보급형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것도 있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들이 사용하기에는 보급형으로도 사용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전문적 기능을 원하는 사람이 구입하였을 경우에는 필요한 기능들을 모두 제공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또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필요치 않은 프로그램들까지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복합패키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구입은 했지만 정작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필요한 프로그램을 위해 불필요한 프로그램의 가격을 지불한 것이므로 그 차액은 소비자가 판단하고 선택해야 할 문제일 것 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이미 판매가 잘되고 있는 제품들이고 점차 정품 소프트웨어 대한 의식이 자리잡아 가고 있어 복합 패키지를 만들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가격 유통 질서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점에 대해 소프트라인의 김옥숙씨는 "각각의 제품이 차지하던 포장 비용이 대폭 감소되어 그만큼 소비 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상거래는 여러가지 물건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가격을 깍아주는 예가 많다. 그러나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는 그러한 차원에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복합 패키지는 대부분 인기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기가 없는 제품이거나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복합 패키지로 판매가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인기있는 제품의 낮은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여겨지고 판매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우리의 프로그램 구입 성향이 가격에 커다란 비중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 점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복합 패키지가 아닌 단일 제품으로 판매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상대적인 가격 책정이나 상품성의 배려가 뒤따라야 하 지 않을까 한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이나 유통업체들이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강구한 새로운 방법의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복합 패키지 판매 방식은 확실히 획기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고 거시적인 전략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2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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