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100장면 - 72. 지구 최후의 자연보고, 남극
-아문센, 남극점 도착(1911년)
*그때 우리 나라에서는
1911년/조선총독부, 어업령, 삼림령, 교육령 발표. 105인 사건
지구의 양극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20세기 초 북극과 남극이 각각 정복됨으로써 이러한 의문은 풀리기 시작했다. 북극은 바다, 남극은 두터운 얼음으로 뒤덮인 대륙이다.
남극대륙은 면적 1,350만제곱킬로미터, 한반도의 약 62배이며 평균 두께 2,450미터의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지구상에 있는 얼음의 약 90%가 이곳에 있는 셈이다. 평균 기온은 여름 영하 30도, 겨울 영하 70도에 이른다.
남극대륙은 불모의 땅으로 보이지만 실은 금, 은, 크롬, 니켈, 우라늄 등 지하자원과 석유, 천연가스가 풍부히 묻혀 있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최후의 자연보고이다.
1961년 노르웨이, 뉴질랜드, 미국, 벨기에, 소련, 남아프리카, 아르헨티나, 영국, 호주, 일본, 칠레, 프랑스 12개국이 남극조약을 체결, 남극대륙의 국제법상의 지위를 정하고 남극 이용의 원칙을 세웠다. 조약가맹국은 1986년 현재 28개국으로 늘어났다.
세계최초로 남극점에 발을 디딘 사람은 아문센이다. 북극점은 그보다 조금 먼저 미국의 피어리에 의해 정복되었다.
로알 아문센은 1872년 7월 16일 노르웨이의 작은 항구 보르게에서 선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가 14살 때 사망했다. 아문센은 일찍부터 탐험가가 될 생각으로 축구, 달리기, 스키 등으로 체력을 단련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문센이 의사가 되길 바랐으므로 그는 오슬로 대학 의학부에 들어갔다. 얼마 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1893년 21살이 된 아문센은 학교를 그만두고 탐험가가 될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선 일등항해사 자격을 얻고, 이어서 선장이 되었다.
1903년 6월 16일 밤, 아문센은 요어 호를 타고 북극으로 떠났다. 그의 항해목적은 북서항로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9월 12일 킹 윌리엄 섬의 남쪽에 도착한 아문센 일행은 에스키모들과 겨울을 지내고 1905년 8월 13일 다시 항해를 떠났다.
8월 26일 그들은 요어 호로 다가오는 배 한 척을 발견했다. 베링 해협을 지나 태평양으로 고래를 잡으러 가는 포경선이었다. 이로써 노르웨이 오슬로를 떠나 그린랜드와 알래스카 북안을 거쳐 베링 해협을 통과하는 북서항로가 처음 개척되었다. 아문센이 33살 때 일이다.
아문센은 곧이어 북극점을 탐험할 계획을 세웠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탐험가 피어리가 북극점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러자 아문센은 남극점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1911년 1월 17일 프람 호는 남극대륙 서쪽의 로스 섬 연안에 닻을 내렸다. 거기서 65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는 영국의 스코트 탐험대가 기지를 세워놓고 있었다. 그 역시 남극점이 목표였다. 아문센은 스코느 일행을 앞지르기 위해 극점에 이르는 최단거리 코스를 선택했다.
1911년 10월 20일 아문센 일행은 네 대의 개썰매를 타고 극점을 향해 출발했다. 스코트 탐험대는 11월 1일 출발했다. 그들은 아문센과는 다른 코스를 선택했다.
아문센 일행은 모두 52마리의 개를 데리고 있었다. 예정된 지점에 이르면 개를 차례로 죽여 그 고기를 먹으며 전진했다. 한 달 후인 11월 21일 남위 85도 39부, 높이 3,200미터 지점에 이르렀다.
12월에 들어서자 맹렬한 눈보라가 몰아쳤다. 동상 때문에 아문센의 얼굴에선 피고름이 흘렀다. 그러나 아문센은 멈추지 않았다.
12월 14일 오후 3시, 일행은 드디어 남극점에 도달했다. 위도계의 바늘이 남위 9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문센은 그곳에 노르웨이 국기를 꽃았다.
극점에서 3일을 머문 후 일행은 귀로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은 더욱 험난했다. 아문센은 만약 돌아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뒤에 올 스코트 일행에게 증표를 남기고 출발했다. 그러나 일행은 2,976킬로미터를 걸어 무사히 프라미 호로 귀환할 수 있었다.
한편 아문센 일행이 극점을 정복한 지 한 달 뒤인 1912년 1월 17일 스코트 탐험대가 극점에 도착, 바람에 휘날리는 노르웨이 국기를 발견했다. 이들의 실망은 대단했다.
4명의 스코트 탐험대는 곧 귀로에 올랐다. 그러나 3월 대설폭풍을 만나 조난, 한 사람도 살아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세계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아문센은 다시 북극으로 관심을 돌려 비행기를 타고 북극해를 횡단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비행기는 얼음 위에 내릴 수가 없었으므로 비행선을 타기로 했다.
1926년 5월 11일 노르웨이, 이탈리아, 미국 세 나라의 공동탐험대가 비행선 노르게 호를 타고 킹즈 만을 출발, 다음날 1시 25분 북극점에 도달하고 비행을 계속, 알래스카에 도착했다. 북극해 횡단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2년 후인 1928년 5월, 아문센과 함께 북극횡단 비행을 했던 이탈리아의 노빌레가 다시 북극탐험에 나섰다가 행방불명된 사건이 일어났다. 아문센은 즉시 그를 구조하기 위해 비행선을 타고 북극으로 향했다.
6월 16일 오전 4시, 아문센이 탄 프랑스 비행선 라탐 호가 노르웨이의 도르모소 비행장을 이륙했다. 그것이 로알 아문센의 최후였다.
노빌레를 태운 이탈리아 호는 다른 탐험대에 구조도어 무사히 돌아왔지만, 아문센의 비행선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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