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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3.29 마이컴 1993년 8월호 - 사람과 사람들, 속독 프로그램 개발자 현성윤

 

 

 

 

 마이컴 1993년 8월호 - 사람과 사람들 

 빠른 책읽기를 보급하는 독서운동가, 현성윤 

 

 

 


105년 채윤의 종이 발명과, 1450년경 구텐베르그의 인쇄기 발명으로 인쇄 매체는 많은 사람들의 지식 전달 수단으로 대중화되어 갔다. 그러나 1920년대 라디오 보급을 시작으로 파급되기 시작한 전자 매체의 엄청난 힘은 인쇄 매체가 몰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져져 왔지만 인쇄 매체의 수요가 줄었던 것은 잠깐 뿐이었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책이 수행하던 기능을 전자 매체가 분담하여 가짐으로써 책을 통해 얻고자 했던 기대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이 나타나고 생활속에 파급된다고 해서 기존의 것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그 시대의 새로운 모습에 맞추어 변화된 모습으로 재등장하게 마련이다. 1970년대 말, 중요성이 강조되었던 속독 교육이 컴퓨터라는 환경속에서 변신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글과 나란히 인생을 걸어온 사람

컴퓨터에서의 빠른 책읽기 연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독서를 권장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바로 40대의 독서광인 현성윤씨다. 그가 처음 독서 권장 운동과 연관을 맺게된 것은 국민 독서운동 본부에서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부터이다.

 

그는 국민 독서운동 본부의 중앙본부장을 역임하면서 국민들의 독서 생활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한 독서 운동의 일환으로 속독 교육을 보급시키기 시작했다. 1979년부터 1983년까지 속독에 관한 많은 관심과 정부의 지원으로 학교에서도 속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교과 시간에도 활용할 정도였으나 부적합한 사설 학원에서의 교육으로 이렇다할 큰 성과없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후 그가 시작한 것은 글을 새기는 일이었다. 그의 관심사는 바로 서각이었는데, 서각이란 나무 원목에 글을 음각 또는 양각으로 새기는 것이다. 그가 서각에 관심을 갖고 일을 시작한지 이제 7년이 되었다. 잠시도 정체된 형태로 남아있기를 거부하는 그는 또 다시 글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였다.

 

그것은 바로 그가 79년에 관심을 기울였던 속독과 이 시대의 상황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글을 읽히는 것에서 새기는 것으로, 다시 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속독운동으로, 그의 글에 대한 사랑을 펼쳐 나가고 있다.

 

 

 


시대에 맞는 속독 교육을 위해

현성윤씨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빠른 책읽기 교육을 시키기 위해 책벌레라는 속독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그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속독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 것은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독서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점차 컴퓨터의 사용이 증가하고, PC 정보화 시대가 됨에 따라 PC 통신을 이용하여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인들에게 독서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요가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속독 교육을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 능률적으로 풀어가기 위하여 그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컴퓨터 속독 프로그램 개발이었다.

 

현성윤씨는 "원래 우리 민족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민족이었고, 학자를 가장 높이 우러러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보다도 독서율이 떨어지는 것은 한글 구조상 빠르게 책을 읽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글은 1분당 300~500 자를 읽는 것에 비해 일본어는 900자, 영어는 1200~1300자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읽는 속도가 빠른 것이 사실이지만, 보통 사람이 책을 볼 경우 같은 속도로 읽는다면 일본인의 경우는 최고 3배, 영어권의 사람들은 최고 4배의 많은 양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은 그가 주장하는 속독교육을 통하여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더구나 현대인의 필수 환경인 컴퓨터를 통한 것이라면 더욱 권장할 만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4번의 시도끝에 이루어낸 야심작

현성윤씨가 속독 교육을 컴퓨터 프로그램화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10여년 전인 1982년으로 8비트 시절이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현성윤씨는 미래의 생활 환경이 될 컴퓨터와 독서 운동을 접목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속독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심볼을 움직이도록 하여 눈동자가 움직이는 심볼을 따라 훈련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화면을 따라 심볼 자체가 움직이고 심볼 훈련이 끝나면 점차 글자를 읽어 들이도록 해야 하는데, 그 당시의 가장 큰 문제는 한글 출력이었다.

 

지금처럼 한글 폰트나 지원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으며, 한글을 표현한다해도 출력되는 속도가 너무 느려 훈련의 효과를 가져올 수가 없었다. 더구나 심볼의 잔상이 남아 훈련자가 심볼의 어디에 촛점을 맞추어야 하는지 혼동을 하자 제대로 된 속독 훈련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1차 도전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그후에도 2차례 시도를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그후 모든 사회 환경이 컴퓨터와 연관 되면서 다시 한번 프로그램 개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1990년 4월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4번째 시도끝에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10여년전에 시작한 도전을 이제야 이루게 된 책벌레 프로그램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빠른 정독 교육을 위한 책벌레 프로그램

속독(速讀)이란 단어의 의미처럼 책을 그저 빨리 읽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빨리 보면서도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여 이해할 수 있어야 그것이 바른 속독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책벌레 프로그램은 우선 빠른 책읽기 연습을 한 후 인지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단계별 학습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그램의 기본 단계는 안구 탄력 운동, 시각 확대 훈련, 순간 지각 훈련, 인지 능력 훈련 등 4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3개월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빠른 정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 한다. 각 단계는 디스켓으로 데이터가 공급되며, 이런 모든 단계를 훈련한 후 예제로 주어지는 옛이야기 디스켓을 통해 스스로 판독 능력을 검사해 볼 수 있다.

 

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속독훈련은 물론, 문자방송에서 빨리 지나치는 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모니터 판독 훈련까지 할 수 있다. PC통신 서비스는 자신의 읽기 속도에 맞추어 정보를 보면 되지만 문자 방송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빠른 글읽기가 필요하다.

 

 

 

 

눈의 근육 운동으로 시력 보호까지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은 그 사람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즐겨했던 현성윤씨는 시력이 좋지 않아 계속 안경을 써야 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눈을 가장 걱정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금방 눈이 나빠지는 것은 시력 보강 요법을 무시한 채 독서를 하기 때문이다. 눈은 상·하, 좌·우 근육 등 모두 12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근육이 모두 제대로 움직이며 활동을 해야 시력이 보호되는 것인데, 책벌레 프로그램은 눈의 근육 운동과 속독 훈련을 모두 고려하여 만들어졌다.


안구 탄력운동은 동양 의학적인 면과 헤럴드 페퍼드 박사의 안근론에 기초를 두어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이 안구 탄력운동을 통하여 시력을 보호할 수 있고, 지구력 향상과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훈련 기간은 약 1달간이다.

 

안구 탄력운동은 7개의 카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1~5까지의 카드는 눈의 저항력을 향상시켜주기 위해 좌우 가로보기와 상하 세로 보기 기초 훈련을 거친 후 다양화 적응 훈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지나친 운동은 눈의 피로를 몰고와 시력이 더욱 나빠질 수 있으므로 카드 하나의 훈련을 마치고 나면 휴식 시간을 주어 눈의 피로를 덜어주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든 사람에게 필요한 독서 정보 제공하고 싶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현성윤씨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다. 그가 운영하는 한국 독서정보 센터는 현재는 책벌레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각종 교육기관에 공급하지만, 그 보다는 PC통신을 통해서 좀 더 완벽하고 이해하기 쉬운 독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물론 하이텔이나 천리안에는 각종 신간서적과 베스트 셀러에 관한 정보가 있지만, 그는 신간이나 베스트 셀러 정도가 아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교양 독서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만 되면 우리 국민은 책을 읽느니 안읽느니 하는 수치상의 비교를 자주한다. 이 통계가 어찌되었든 책벌레 프로그램을 통해 속독 연습을 한 사람들이 책읽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8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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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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