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4년 1월호 - 그래픽 세상 

 우리에게 가까워진 가상현실, HMD(Head Mount Display) 

 

 

 

 

대전 엑스포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바로 첨단 영상 기술이다. 이들 영상들 가운데 가상현실 기술을 채택한 곳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최근, 서울대공원을 비롯한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는 곳에는 가상현실 기술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활용은 단지 가상 현실의 시작일 뿐이다. 현재의 가상 현실 기술은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고, 가상현실의 최종목적에 근접하려면 아직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가상현실과 관련된 주변장치를 개발 하는 회사의 개발 능력에 따라서 가상현실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변 장치 개발 회사들이 개발된 가상현실 주변기기는 가상현실을 더욱 실감있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가장 대중화 된 것으로 HMD라는 전용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다.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장치는 상업적으로 가장 발전된 것이지만, 지금까지 선보였던 1세대 HMD는 불편한 점이 많아 최근 교체 위기에 놓여있다. 사용자들은 1세대 HMD가 낮은 해상도만 지원하고 있고, 좁은 가시 영역, 완벽하지 않은 입체 기능, 약한 내구성, 부피와 무게가 비대하다는 점 등을 불만사항으로 들고있다.

 

또 여러명이 사용하는 장치임에도 위생면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어떤 HMD는 음성인식을 위해 마이크까지 부착되어 있는데, 이를 여러명이 동시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한 제품들이 개발되어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들은 발전된 컴퓨터 디스플레이 기술과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채택하여 이전의 제품들이 헬멧 형태이었던 것에서 소형 선글래스나 헤드폰 크기 정도로 줄어들었다. 또, 기존의 모노크롬 CRT 대신에 고해상도 컬러 CRT를 채택해 더욱 선명한 영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된 제품들은 컬러 휠(COLOR WHEEL)과 액정 셔터(SHUTTER)라는 새로운 기술을 채용하였는데 눈과 CRT 사이에 빨강, 녹색, 파랑 등 3개의 필터를 삽입하여 떨림이 전혀없는 화상을 제공한다. 또, 가시영역을 넓히기 위해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 중인데, 지금까지는 최대 40도 정도 밖에 볼 수 없었으나, 최근에는 80~90도 정도의 가시영역을 제공하고 있다.

 

기술적인 것 외에도 최근에 개발된 HMD에는 외형상으로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초의 HMD는 부피가 오토바이용 헬멧보다 크고, 무게도 매우 무거웠는데 이것은 무거운 2인치 액정화면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것을 보면 0.7인치 다중실리콘 액정화면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무게는 낮춘 반면 더욱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고 있다.


또 HMD 개발 회사는 경량 합성 소재를 사용해 HMD 전체의 무게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전 제품이 약 2,268g이었으나 지금은 84.9g 정도로 개발되고 있다.

 

 

 

 

 


HMD 이외의 방법으로 구현하는 3차원 영상

HMD를 제외하고 3차원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3차원 구현 장비는 바로 입체안경으로 컴퓨터 화면 상에 나타난 이미지가 좌우 눈에만 보일 수 있도록 빠른 속도로 겹침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나타난 이미지의 가시영역은 6도 정도로 매우 협소 하다.

 

또 입체안경을 사용하려면 모니터 위에 입체안경의 위치를 추적해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가 별도로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은 입체로 보이는 영역밖으로 사용자의 머리가 쉽게 움직인다는데 있다.


실제, 자연농원이나 서울대공원에서 볼 수 있는 입체안경은 앞에서 설명한 입체안경보다 제작비가 저렴하지만, 진짜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해 내지는 못하고, 단지 두가지의 다른 색 이미지를 합친 영상을 보는 것일 따름이다. 그러나 한 장소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여러명이 3차원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이러한 입체 안경은 가볍고, 컴퓨터와 전선으로 연결되지 않아 사용에 제약이 없지만, 조명 상태에 따라 깜빡임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사무실에서 모니터에 반사되는 빛이 존재한다면 깜빡임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이러한 광학적인 입체안경 외에도 기계적으로 입체영상을 구현해 내는 장치도 있다.

 

일명 '붐(BOOM)'이라 불리는 이 장치는 HMD와 달리 별도의 디스플레이로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표시각도가 변경된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붐3C는 풀컬러, 1280x960에 이르는 고해상 이미지를 제공한다. 덩치가 큰 것을 제외한다면 3차원 영상 표현 장치로 가장 뛰어난 기능을 가진 제품이다. 그러나 가격이 9만달러 정도여서 우리에게는 선듯 구입이 쉬운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을 위한 여러가지 선택 사양 

새로 개발되는 HMD에는 개발 회사들이 여러가지 선택사양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여러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므로 각 사용자들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부분품들을 내놓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HMD에는 사용자의 머리 모양에 적합하게 조절할 수 있는 손잡이가 부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제품으로 카이저 전기광학사에서는 헤드밴드 부착형 액정 판넬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단지 자신의 머리에 맞는 헤드밴드만 가지고 필요할 때에는 액정 판넬을 쉽게 붙여 사용할 수 있어 위생적으로나 사용의 편리함은 이전의 제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다.이것은 여러 사용자 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과 위생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또, 미국 RPI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에서 개발한 HMSI(Head Mounted Sensory Interface)이라는 제품은 각 액정 판넬을 사용자의 눈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며, 눈동자 사이가 다른 사용자에 따라 조절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전의 헬멧 방식의 HMD는 사용자 머리를 완전히 감싸는 방식으로 위생 문제가 항상 대두되었지만 최근의 제품은 헬멧 형태가 아니라 선그래스 형태를 따르고 있다.

 

또 회전식으로 설계된 제품도 선보였는데, 이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다가 다른 작업을 할때 이전처럼 헬멧을 벗을 필요가 없이 액정 판넬 부분만 회전시키기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 모니터와 함께 작업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뷰- 쓰루 (VIEW-THROUGH)' 라는 개념을 HMD에 채택한 경우도 있는데 이 기술은 가상현실 화면을 실제 눈에 보이는 영상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생산현장이나 복잡한 기계 수리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대형 항공회사인 보 잉사는 벌써 이 기술을 채택해 실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술은 건축, 도시계획, 오락 분야에서 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지원되는 화면의 해상도가 낮아 아주 정밀한 작업에 활용 되려면 적당하지 않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HMD 제품들은 6천달러에서 10만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5백달러에서 1천달러 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현실화는 매우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저가격에 고해상도가 지원되는 HMD를 실현하는 것은 현재 HMD 관련 산업이 아주 빠르게 발전되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 내년쯤이면 HMD의 가격이 하락해 데스크톱 컴퓨터에 서서히 채택될 전망인데 최근 게임기 로 유명한 세가에서 가상현실 아케이드 게임용으로 2백달러 미만의 HMD를 내놓기도 하였다.


HMD의 가격이 떨어지면 가상현실을 가정에서도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세가의 가정용 HMD는 가상현실 기술을 대규모 소비시장에 선보인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예로 카이저 전기광학사는 지금까지 10만달러 이상의 고가 HMD만을 생산하다가 작년 시그래프 전시회에서 VIM (Vision Immersion Module)이라는 저가 HMD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또 자사의 생산 기술을 오락실용 게임기 개발사에 판매해 환상적인 게임기 개발을 앞당기는데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HMD 시장이 최근 여러가지 신기술 개발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 디스플레이 재료로 모노실리콘이나 폴리실리콘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몇년후, HMD는 더욱 인체공학적인 면을 강조하게 될 것이므로 이 분야의 혁신도 지켜볼 만하다.

 

 

 

 

 


현재의 시장 상황

HMD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가올 HMD의 시장을 세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저가의 가전제품 부문이다. 여기에는 세가의 HMD가 포함된다. 둘째, 1만달러 이하의 개발자나 상업용 시장을 중급 부문으로 보고 있다. 셋째, 군사용으로 사용될 1024x1280의 고해상도 모노크롬 내지는 VGA 해상도의 컬러를 지원하는 고급 제품이다.

 

컴퓨터 자체의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됨으로 지금부터 사용자들은 디스플레이와 같은 주변기기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곧 HMD의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4년 1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글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공감버튼 살짝 눌러주세요.

공감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전화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