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죄인 인도법안 관련 대규모 시위 전체 전개과정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다시 일어난 이유
홍콩에서 하루에 100만여명이 참가한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홍콩인구가 700만명 정도인것을 감안하면 홍콩전체인구에서 7명중 1명은 이번 시위에 참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시위가 일어난 이유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는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은 나라에게만 범죄자 인도를 하고 있었는데 개정이 되면 협정을 맺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중국이든 어디든 인도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심의과정에서 지금까지는 입법회(우리나라의 국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어 있어서 그 내부적으로 견제가 가능했었는데 개정이 되면 행정수반이 결정하고 법원에서 문건상 문제가 없다고 하면 바로 인도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행정수반에 대한 이야기를 짚어 봐야 할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이전에 있었던 우산혁명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 시위 이전 2014년 9월에 홍콩에서는 대학생이 선두에 나서고 수많은 시민들이 동참했던 우산혁명이 있었습니다.
이 시위는 중국정부가 홍콩의 행정수반을 마음대로 뽑으려는것을 막으려고 했던 시위였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직선제이지만 후보를 중국정부에서 추천을 하고 그 추천한 후보중에서 뽑으라고 하는 사실상 체육관 선거와 다를바 없는 가짜 직선제였습니다.
이에 홍콩의 대학생들이 먼저 시위에 나섰고 그후 중고등학교 학생단체인 '학민사조' 가 동참을 하면서 시위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해 수많은 시민들이 참가하면서 장장 79일간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우산혁명으로 불린 이유는 경찰이 쏘는 체류탄을 시민들이 우산으로 막으면서 시위를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시위는 센트롤을 점령하면서 79일간 이어졌지만 수많은 시민들의 시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중국정부가 원하는대로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행정수반이 중국정부의 사람이라고 볼수 있기때문에 결국은 중국의 뜻대로 인도가 이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더 공포스러운것은 이 제도가 홍콩인만 대상이 되는것이 아니라 외국인도 포함되며 심지어 홍콩공항에서 환승하는 사람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홍콩내(공항포함)에 있기만 하면 다른 나라에서 그 사람에 대해 어떤 이유를 가지고 인도해 달라고 하면 너무나 간단한 심의과정을 거쳐서 인도를 할 수 있게 한다는것이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예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NSA 폭로 사건의 주역이였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홍콩에 머물렀을때 미국에서 인도해 달라고 했으나 홍콩은 스노든을 인도해 주지 않았던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범죄자 인도협정을 통한 범죄자 인도는 어느나라던지 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중국정부가 원하면 홍콩에 있는 누구던지 데려갈 수 있게 되어 중국정부가 다른 이유를 대고 반정부 인사나 양심수 등의 신변을 확보하는데 악용될 소지가 대단히 높습니다.
중국은 이전에도 정치적인 사안에 해당하는 정치범을 갑자기 경제사범으로 바꾸어서 잡아들였던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홍콩시민들은 이렇게 중요한 법을 갑작스럽고 빠르게 결정한것에 대해 분노하며 결국 시위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되기전까지 영국령이였지만 정치적으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민주적인 형태를 가졌던 것을 반환 이후 중국정부에서 지속적으로 홍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시민의식도 상당히 높은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콩은 중국에서 분리된 국가가 아니고 현재 1국양제 체제인 상태인데 중국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자치권을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우산혁명을 일으켰던 이유나 이번처럼 중국이 홍콩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하게되자 홍콩시민들은 중국에 대한 상당한 공포심을 받고 있는거 같습니다.
한편 이번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서 전 세계의 언론이 주목하고 있자 중국 정부는 왜 외국인들이 간섭을 하느냐 심지어 미국에서 개입한것 아니냐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비비씨 등 외신은 이는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대중 소요 사태로 분석했으며. 또한 '우산 혁명(Umbrella Revolution)'으로 불리는 2014년9월 불복종 민주화 시위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쏘며 강력히 진압을 한 시위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위 전개 상황과 홍콩정부의 입장
6월 11일
첫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법안의 예정된 토론을 앞두고 정부 건물에 대한 접근을 막으려고 시도함에 따라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웠습니다. 그러나 수요일 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습격하려 하자 경찰이 최루탄, 고무탄, 콩자루탄 등을 발포하며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날 경찰 등은 마스크와 고글, 헬멧 등을 착용하고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했고 시위대는 경찰관 등에게 쇠파이프와 벽돌 등을 던지며 맞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당시 오후 10시 기준, 15~66세 연령의 부상자 72명이 발생했으며 이들 중 2명은 매우 위중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앤드류 룽 입법회 의장은 지난 1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12일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에 이어 61시간의 토론 시간을 갖고 오는 20일 3차 심의와 표결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밤샘 시위를 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이날 오전 입법회 주변 도로를 차단하고 시위에 돌입했으며 노동단체와 홍콩 7개 대학 학생들도 휴업에 들어가는 등 또다시 시위가 격화할 양상을 보이자, 홍콩 정부는 일단 12일 강행하기로 했던 심의를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6월 12일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 ‘총리 질의응답 (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홍콩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전 식민지의 자유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야 하는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에 많은 수의 영국인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범죄인 인도 법안'의) 잠재적인 효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범죄인 인도 법안은 영국과 중국의 공동선언에서 정한 권리 및 자유와 긴밀히 연결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메세징 서비스 텔레그램이 최근 홍콩 시위기간동안 중국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아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고 합니다.
더버지 등의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12일 홍콩 거리에서 100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 수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동안 중국에서 대규모 서비스거부공격(디도스공격)을 받았습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는 "IP주소를 추적한 결과 이번 공격은 중국에서 유입된 국가 수준의 디도스 공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홍콩시위 기간 이루어진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하며 4년전에도 비슷한 규모의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6월 13일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는 13일 사평에서 범죄자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홍콩인들의 시위를 미국이 "선동"하고 있다면서 거친 논조로 비난했습니다.
이 신문은 일부 미국 의원들이 "막돼먹은" 극단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이전에 홍콩의 반대파 인사들을 여러 차례 만났으며 이번 시위가 일어나자 성명을 내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 "무섭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미국 의원들은 통제되지 않는 거리폭력 정치 운동으로 홍콩을 혼란에 빠뜨리기를 원하는 음침한 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미국 의원들이 대중을 조종하며 선동한다", "도덕과 양심이 부족하다", "왜곡과 날조로 대중을 속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펠로시의 천박한 말은 질 낮은 미국정치를 잘 보여줬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펠로시와 의원들이 중국에 벽돌을 던질 때 그들이 파괴하는 것은 강대한 미국을 만든 이성"이라고 말했습니다.
6월 14일
홍콩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 조례' 반대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무대 위에 올라 "이 노래의 내용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구글에서 '광주의 노래'로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만약 여러분이 한국 영화 세 편 <변호인>, <택시 드라이버>, <1987>을 보셨다면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아실 것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7년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100만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부른 노래"라며 "좋은 노래는 오래 전해져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참가자는 이렇게 시위대를 향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소개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중국어로 번역해 '우산 행진곡'이라고 이름 붙인 노래를 부른다. 이후 이 참가자는 다시 한국어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시위대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흔들며 호응을 보냈습니다.
6월 15일
미국 의회가 최근 홍콩의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는 홍콩 관련 법안을 추진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맹비난했습니다. 15일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음흉한 미국이 새 법안으로 홍콩을 얽매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홍콩 행정당국이 시민 반대에도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게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미 의회가 홍콩에 대한 기존 특별대우를 매년 재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의 행정장관 캐리 람 은 15일 오후 3시 긴급 기자 회견을 열어 "이틀간 검토한 결과 법안 추진의 잠정 중단을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오후 홍콩 핵심 관료들과의 심야 회의를 한 뒤 이날 오전에도 대책 회의를 하고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캐리 람 장관은 송환법과 관련해 홍콩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점을 의식한 듯 스스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2년간 상대적으로 평온했던 사회에 상당한 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사람들을 실망 시킨 것에 대해 매우 슬프고 후회한다"면서 "진심 어린 마음으로 겸허하게 비판을 듣고 수용할 것이다. (상황을) 개선시켜 홍콩 시민들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캐리 람 장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홍콩 정부가 송환법을 철회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추후 법안 통과를 재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법안이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데 있어 일정표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측은 6월 16일 100만명의 '검은 대행진'이라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검은 대행진'이라고 불리는 이번 시위에서 홍콩 시민들은 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 검은 옷을 입고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정부청사까지 행진할 계획입니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지난 일요일 시위에 나온 100만 명의 시민이 다시 나올 것"이라면서 "당시 나오지 않은 시민들도 최근 경찰의 과잉 진압에 분노해 다음 시위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6월 16일
휴일인 16일 어제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홍콩 시민들이 검은 옷을 입고 대규모 집회를 벌였는데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로, 홍콩인 10명 중 3명이 거리로 나온 셈입니다.
이들은 4km 밖 정부 청사까지 행진하며 송환법 완전 철회와 캐리 람 행정 장관의 사퇴 등을 요구했습니다. 정부 청사 인근의 유명 쇼핑몰에서는 송환법에 반대하며 고공시위를 벌이던 30대 남성이 추락사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사고 장소를 찾아 꽃을 바치며 추모했습니다.
주최측 추산 200만명이 참가한 6월 16일 대규모 시위
이렇게 범죄인 송환법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민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자 캐리 람 행정장관은 결국 공개 사과했습니다.
장관은 "정부 업무에 부족함이 있었고 그로 인해 홍콩 사회에 커다란 모순과 분쟁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깊은 슬픔과 후회를 느낍니다." 라고 했습니다.
시위를 주최한 홍콩 재야단체 연합은 일단 법안 심의가 연기된 만큼 17일 예정이였던 파업 집회는 철회했습니다.
한편 SCM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홍콩 정부의 고위 관료는 "홍콩 정부가 유예된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가 없다는 말은 송환법을 완전히 폐기했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체면 등을 고려해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는 수사를 썼을 뿐 사실상 송환법이 완전히 폐기됐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7월 현 입법회(홍콩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이 법안은 '자연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SCMP는 현 행정부가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 송환법을 그대로 둠으로써 자연적으로 송환법이 폐기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6월 17일
캐리 람 장관이 지난 15일 홍콩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연기한다고 선언한 이후 중국 정부가 행정장관을 교체할 거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지도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중국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그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캐리 람 장관은 국내에서도 퇴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15일 캐리 람 장관이 범죄인 인도법 개정 연기를 발표한 다음 날에도 20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에 동참해 행정장관 퇴진과 인도법 완전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람 행정장관을 여전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17일 밝혔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을 여전히 신임하느냐'는 질문에 "중앙정부는 람 장관과 홍콩특구 정부의 시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계속해서 람 장관과 홍콩특구 정부의 법에 따른 시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홍콩 시위 현장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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