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침망식 (廢寢忘食)
廢(폐할 폐) 寢(잠잘 침) 忘(잊을 망) 食(밥 식)
잠 못자고 끼니를 거를 정도로 바쁘거나 매우 열심히 공부함을 비유한 말.
송사기사본말(宋史記事本末) 왕안석변법(王安石變法)에 실린 이야기다.
북송(北宋)시기, 유명한 정치가이자 문인(文人)인 왕안석은 신종(神宗)년간에 두 차례 재상을 지냈다.
당시 일부 귀족들이 많은 토지를 차지하고 납세(納稅)를 거부하여, 중앙 정부의 재정이 날로 악화되자, 재상으로 있던 왕안석은 변법을 실행하였다. 그러나 완고한 무리들의 반대에 부딪혀 두 차례 모두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왕안석은 공부하기를 좋아하여 널리 제자백가서를 읽고, 각종 이론들을 진지하게 연구함으로써 형공신학(荊公新學) 을 정립하여 변법의 이론으로 삼았다. 그는 강동에서 관직생활을 하면서, 저명한 학자인 주돈이(周敦 )를 만났다.
그는 주돈이와 여러 가지 사상 문제를 토론하며 밤을 세웠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그 문제들을 몇번이고 생각하며, 잠 자는 것, 밤 먹는 것까지도 모두 잊어버렸다(安石退而精思, 至忘寢食).
폐침망식(廢寢忘食) 이란 잠 못자고 끼니를 거를 정도로 바쁘거나 매우 열심히 공부함을 비유한 말이다.
일일천리 (一日千里)
一(한 일) 日(해 일) 千(일천 천) 里(마을 리)
말이 매우 빠르게 달리는 것을 뜻하였으나, 지금은 진보나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름을 비유하는말.
후한서(後漢書) 왕윤(王允)전의 이야기다.
왕윤은 동한(東漢)때의 인물로서, 헌제(獻帝) 재위 시기에 사도(司徒)를 지냈다. 그는 젊은 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무예를 연마하였다.
그와 동향(同鄕)인 곽림종(郭林宗)은 왕윤의 총명함과 학문하는 태도를 보고, 그를 칭찬하여 왕윤의 학문은 매우 빨리 발전하고 있는데(王生一日千里), 장차 제왕(帝王)을 보좌하여 대사(大事)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王佐才也). 라고 하였다.
왕윤이 사도로 재임하던 때에, 동탁(董卓)은 전권을 잡고 방탕하고 도리를 모르는 포악한 생활을 하였다. 왕윤은 겉으로는 동탁에게 순종하였지만, 몰래 여포(呂布)를 부추겨 미인계로써 동탁을 죽이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는 동탁의 부하인 이각(李 )과 곽사(郭 )에게 살해되고 말았으니, 그의 나이 56세. 一日千里 라는 말은 본시 사기(史記) 진본기(秦本紀)에 나온다. 기록에 의하면, 서주(西周)시대 주나라 목왕(穆王)의 휘하에 조보(造父)라는 마부가 있었는데, 그가 모는 말은 하루에 천리길을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일일천리(一日千里) 란 본시 말이 매우 빠르게 달리는 것을 뜻하였으나, 지금은 진보나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름 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대인착도 (代人捉刀)
代(대신할 대) 人(사람 인) 捉(잡을 착) 刀(칼 도)
사람을 대신하여 일을 함 을 비유한 말.
세설신어(世說新語) 용지(容止)편의 이야기다.
위(魏)나라 무제(武帝) 때, 흉노의 사신이 위 무제를 만나러 왔다. 위 무제는 자신의 키가 작고 풍채가 초라하여 사신들에게 위풍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에 위무제는 대신(大臣) 최계각(崔季珪)으로 하여금 흉노의 사신을 접견하게 하고, 자신은 칼을 잡고 시위(侍衛)처럼 서있었다(帝自捉刀立牀頭).
최계각은 본시 큰 몸집에 짙은 눈썹과 큰 눈으로 풍채가 당당하고 위엄있었으며, 우렁찬 목소리에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흉노의 접견을 마친 후, 위 무제는 몰래 사람을 보내어 흉노의 사신이 위 무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 보게 하였다.
흉노 사신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위왕의 고상한 덕은 대단했습니다만, 칼을 들고 옆자리에 서있던 그 사람은 위풍이 당당하여 정말 영웅같았습니다.
위 무제는 이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흉노의 사신을 죽여 버렸다. 위 무제는 다름아닌 조조(曹操)인데, 그는 체구가 작았다고 한다.
대인착도(代人捉刀) 란 사람을 대신하여 일을 함 을 비유한 말이다.
화호유구 (畵虎類狗)
畵(그릴 화) 虎(범 호) 類(같을 류) 狗(개 구)
서투른 솜씨로 큰일을 하려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침.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의 이야기다.
동한(東漢)시기,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은 마엄(馬嚴)과 마돈(馬敦)이라는 경박한 조카들을 훈계하기 위하여 <계형자엄돈서(誡兄子嚴敦書)>라는 편지를 썼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장점이나 단점을 비난한다거나, 국가의 대사(大事)를 함부로 말하는 것을 가장 싫어 한다. 나는 사람됨이 후덕하고 신중하며 청렴했던 산도현(山都縣)의 현령 용백고(龍伯高)와 의협심이 강한 월기사마(越騎司馬) 두계량(杜季良)을 존경하고 있지만, 너희들이 그들을 본받기는 바라지 않는다.
용백고처럼 되는지 못한다하더라도 조정의 신임을 받는 관리는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너희들이 두계량을 본받는다면, 그와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천하의 경박한 사람이 될까 두렵다. 이는 마치 호랑이를 그리려다 도리어 개를 그린 것과 같기 때문이다(畵虎不成反類狗者也).
화호유구(畵虎類狗) 란 서투른 솜씨로 큰일을 하려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침 을 비유한 말이다.
고양주도 (高陽酒徒)
高(높을 고) 陽(볕 양) 酒(술 주) 徒(무리 도)
술을 좋아하여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한 말
사기(史記) 역생육가( 生陸賈)열전의 이야기.
진(秦)나라 말기, 유방(劉邦)은 패현(沛縣)에서 군대를 일으켜 진류(陳留)현의 교외에 주둔하였다. 당시 진류현의 고양이라는 시골에는 역이기( 食其)라는 한 가난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책 읽기를 좋아하였으나, 일정한 생업을 갖지는 못했다.
역이기는 유방의 휘하로 들어가고자 했는데, 유방이 유생(儒生)들을 싫어하여 그들이 찾아오면 관(冠)을 벗겨서 거기에 오줌을 누고 욕을 퍼붓는다는 말을 듣었다. 역이기는 심사숙고한 후 대책을 마련하여 유방을 만나러 갔다.
유방은 유생이 찾아왔다는 말에 크게 노하여 유생 따위는 만날 시간이 없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역이기는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고양땅의 술꾼이지 유생이 아니오(吾高陽酒徒. 非儒人也) 시위의 보고를 받은 유방은 발을 씻다말고, 맨발로 나가 역이기를 맞았다. 그후 역이기는 유방을 도와 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고양주도 (高陽酒徒) 란 술을 좋아하여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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