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2년 4월호
세계의 첨단 연구소를 가다 IBM의 표준이 컴퓨터의 표준?!
아이비엠 연구소
'IBM PC 호환기종'.
이 말은 컴퓨터 업계에 떨치는 아이비엠의 위세를 느끼기에 충분한 표현이다.
'아이비엠의 표준이 곧 세계 컴퓨터의 표준이라며 끝임없이 샘솟는 아이비엠 맨의 자신감은 최고의 규모와 수준을 자랑하는 세계 도처의 아이비엠 연구소가 그 원천(源泉)이다.
디지털 컴퓨터의 최초를 다투며
"아이비엠의 역사가 컴퓨터의 역사다."라는 공언에 대해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대 의견을 제기할 필요를 느끼는 이들은 드물다. 이런 회사, 아이비엠은?
1924년, 적자에 허덕이던 NCR 이란 회사를 인수해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킨 토머스 왓슨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회사 이름을 '아이비엠(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이라고 바꿨을 때, 아이비엠 역사의 막이 올랐다.
그 후 1992년에 이르기까지 세계 컴퓨터 시장은 대형도, 중형도, 개인용 컴퓨터 분야에서도 '아이비엠, 아이비엠, 아이비엠..'이란 수식어로 넘실댄다. 수십년간 세계 컴퓨터 시장을 점령해 온 아이비엠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아이비엠은 신속한 회계업무의 처리를 도와주는 사무용 기기 개발로 시작했다. 이후 2차대전 때 자동 소총과 비행기 폭격조준기등 여러 종류의 군용 비행기를 생산하면서 엄청난 재원을 마련하고 한편으론, 컴퓨터 개발에 참여, 프로그램이 가능한 디지털 컴퓨터를 개발하던 하워드 헤이크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쏟았다.
아이비엠은 하워드가 개발한 '마크 I'이 세계 최초냐 아니냐의 여부에 시달리면서 '더 나은, 더 좋은, 더 먼저’를 위해 연구소 설립의 기치를 세웠다.
아이비엠은 설립 시기의 상황이나 회사 이름 자체에서 풍기는 것처럼 업무용 컴퓨터가 중심인 회사이다. 그렇다고 아이비엠 연구소의 연구 분야까지 이에 한정지어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뉴욕의 왓슨에서 동경까지
컴퓨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분야부터, 제품개발과 관련된 최첨단 기술까지 완벽한 시스템으로 연구를 진행하도록 짜여져 있다. 연구소의 명칭도 기초 연구소와 과학센터, 제품 개발연구소들로 불린다. 아시아, 유럽, 남북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각처에 수십개의 연구소를 보유한 아이비엠의 대표적인 연구소를 손꼽으라면 기초연구소 4곳 정도를 들 수 있다.
아이비엠 연구소의 대명사는 역시 왓슨 연구소이다. 설립자인 토머스 왓슨의 이름을 빌려 설립된 왓슨 연구소는 아이비엠 연구소의 모태라고까지 불린다. 산호세 시에 자리한 알마덴 연구소, 스위스 취리히의 근교에 있는 취리히 연구소, 일본의 동경 연구소 등이 4대 연구소이다. 이 네 곳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 인력과 직원만도 3천 5백명에 달한다.
실험실을 벗어나 대외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연구원들이 해 오는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다. 외부 과학계나 대학부설 연구소나 정부 출연 연구소 등과의 협력 체제 형성에 관심 을 쏟는다. 이와 함께 타대학에서 유능한 교수나 박사들을 초빙,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공통적인 업무 외에도 이들 4대 연구소들은 나름의 개성들을 내비치며, 연구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IBM 토마스 J. 왓슨 연구소
뉴욕시에서 30마일 북쪽, 요크타운 하이츠의 전원주택지에 자리한 아이비엠 최대의 연구소인 왓슨 연구소는 연구소 중의 연구소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반원형 3층 단일 건물인 왓슨 연구소에는 2천 3백여명이 넘는 인재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행하는 연구는 과제의 제목만으로는 무엇을 연구하는 것인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컴퓨터공학과 입출력 공학, 제조기술연구, 수리과학과 자연과학, 반도체공학에 이르기까지 여섯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컴퓨터공학은 대형시스템, 지능형워크스테이션, 사용자 인터페이스, 미니컴퓨터, 심볼릭, 뉴메릭 프로세싱, 병렬 프로세싱, 엔지니어링 및과학 컴퓨팅, 통신, VLSI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지식 베이스 시스템, 앨고리즘 및 컴플렉시티, 인공 지능 분야 등이 있다.
입출력 공학분야는 평면 디스플레이, 프린터, 재료 및 장치, 입출력 시스템, 자기및 광학 레코딩 기술 등을 연구한다.
제조기술연구는 설계자동화 공학, 프로그래머블 자동화, 계측공학, 프로세스 컨트롤 및 툴링, 오염관리,자동조사시스템, 재료 개발 연구 및 특화, 로지스틱스 및 시스템 시뮬레이션 및 이론 등의 연구가 진행된다.
수리과학분야는 수리분석, 유사이론, VLSI 설계 수학, 수학적 프로그래밍, 통계학, 통계적 모델 및 수학적 소프트웨어 등이 진행된다. 자연과학분야는 컨덴스드 매터(Condensed matter) 물리학, 재료 및 공정공학, 표면 및 인터페이스 공학, 레이저 물리학 및 화학, 이론물리학 초전도 등을 심도있게 연구한다.
반도체 공학 및 기술은 실험장치 연구, 선진 기술개발, VLSI, 패키징, 리소그래피, 재료 및 가공공학, 물리학 등 컴퓨터 개발의 기본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취리히 연구소
취리히 연구소는 1986년과 1987년, 두 차례에 걸쳐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유럽 유일의 아이비엠 기초연구소이다.
중립국이며, 유럽 중앙에 위치한 점, 스위스 연방 기술연구소와 긴밀한 협력이 가능한 등, 유럽 최적의 입지 조건때문에 1956년 취리히에 연구소가 설립되었다.
취리히 연구소는 이런 이유로 인해 세계 각국의 다른 연구소나 대학 연구소와 깊은 연대 관계를 맺고 있다.
초기 60여명의 연구원으로 시작해 200여명이 넘는 연구원을 보유할 정도가 된 취리히 연구소는 아이비엠의 어떤 연구소보다 자유로운 연구분위기를 보장받고 있다.
토큰링 제품이나 전화선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강력한 모뎀 등이 취리히 연구소의 작품들이다.
물리학, 통신 및 컴퓨터공학, 레이저 공학 등의 3부분으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원자물리학 실험, 고온 초전도, 수리집약 컴퓨팅, 재료 특성 분석, 자기 박막 등 노벨 물리학상을 두번씩이나 수상한 물리학 분야. 고속 통신시스템,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데이터 전송을 위한 시그널 처리 기술 등의 컴퓨터 및 통 신공학 분야와, 레이저 공학분야의 애플리케이션 및 기능 향상형 반도체 레이저, 광전자 재료 및 구조 등이 중점 연구과제들이다.
알마덴 연구소
알마덴 연구소는 1986년에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에서 55마일 떨어진 산호세시에 자리하고 있다. 약 3천 36만 평방미터 (690에이커)의 너른 연구소 부지위에 17만 6천 평방미터 (40에이커)에 달하는 건물을 연구소로 사용하고 있다. 박사급의 연구원들이 소규모로 팀을 짜 연구를 진행하는 알마덴은 특히 아이비엠이 세계적인 특허권을 많이 보유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외부 학술지나 학회, 총회 등에서 연구결과나 논문을 발표하는 등의 외부 활동이 두드러진 연구소이다. 스탠포드나 버클리 같은 외부 대학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특별 하계 강좌나 외부 대학의 박사과정 전후에 있는 학생들을 불러 함께 공부할 기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박사 과정에 있는 많은 학생들이 이 과정을 이수했다.
이들이 주로 연구하는 분야는 넷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컴퓨터공학 분야의 차세대 컴퓨팅 이론, 언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분산시스템, 워크스테이션 및 컴퓨터 엔지니어링 분야의 첨단기술 등이 연구과제이다.
무소음 프린터 기술의 전자사진 인쇄와 잉크젯 인쇄 분야 등을 연구하는 입출력 공학 기술 분야. 자연과학은 재료공학 분야의 연구로 표면 및 분석공학, 컴퓨터 화학 등과 폴리머 공학 및 기술분야의 폴리머의 구조, 특성 연구 등을 진행한다.
저장 시스템 및 기술분야는 자기 저장 기술을 극대화하여 기록되는 정보의 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자료 접근 속도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특히, 광디스크 저장장치를 중심으로 더욱 진보된 제조기술과 저장장치에 대한 대안적 접근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동경연구소
'기초과학의 메카'로 명성이 높은 동경연구소는 '기초과학과 기술분야의 발전과 아이비엠의 미래를 걸머지겠다'는 목표아래 지난 70년대에 설립되었다. 동경 연구소는 연구결과들 이 아이비엠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본 전역의 기술 개발 분야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데서 다른 아이비엠 연구 소와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가시적인 연구 성과보다는 5~10 년 뒤에 과학기술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대비하고 향후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을 위한 기반 조성에 연구목적을 두고 있다.'는 동경연 구소 노리히가 스즈키 연구소장의 말이 바로 자유로운 분위기에 행해지는 일본 아이비엠의 연구 방향이다. 연구분야도 독특해 소형로보트 개 발, 문서인식시스템, 자동환경처방시스템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동경 연구소는 모터와 센서의 크기가 0.1밀리미터에 불과한 소형로보트를 개발, 영화에서나 등장해 인체의 혈관을 타고 다니며 치료하는 로보트의 현실화를 앞당기고 있다. 손으로 입력하지 않고 센서를 통해 직접 입력하고 오자 수정까지 가능토록 하는 분야도 동경연구소의 주력분야이다.
인공지능 최고의 연구소란 명성을 새삼 확인시키는 자동처방 시스템 개발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전화선을 통해 병의 진단과 처방 등을 제공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 외에도 멀티미디어와 점자 연구 등이 진행중이며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 3천대가 넘는 PC들을 랜으로 연결한 거대한 그물망 또한 동경연구소의 자랑이다.
연구계의 멜팅 포트(Melting Pot), 아이비엠 연구소
"나는 우리의 강점은 '다양성'에 있다고 봅니다. 다양한 문화와 성장 배경을 가진 각국의 연구원들이 부딪히고 갈등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니까요." 라는 부사장이며 연구분야 총책임자인 제임스 C.맥그로디씨의 의견은 연구원들의 면면을 보면 금방 수긍이 갈 내용이다.
다른 표준과, 다른 가치, 다른 관점으로 살던 세계 각국의 내노라 하는 인재들을 엮고 조화시켜 내는 작업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특히나 고집세고 자존심 강한 최고 수준의 연구원들을 상대로. 그러나, 생존을 위해 이들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을 터득했다.
각자의 차이는 인정하고 국적보다는 과학자나 수학자로서, 공학자로서 학문적인 공통분모 찾기에 주력한다. 소련인 화학자나 미국인 화학자가 그들의 정치관이나 종교, 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쉽지 않아도, 화학에 대한 토론은 활발히 이루어 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들의 해결책이다.
일년에 두번, 6개월동안 최고의 성과를 거둔 이들을 선정하는 아웃스탠딩 어워즈(Ouststanding Awards) 라는 제도는 자유롭게 운영되는 이면에, 이루어 낸 업적에 대해 확실하게 평가한다. 업무적인 혁신이나 기술 분야의 업적 등을 다각도의 분야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작은 우물에 사는 큰 물고기라고 신세를 한탄하는 연구원들이 없다는 것도 아이비엠 연구소의 자랑입니다. 다시 말해, 이곳에서 썩고 있다고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없습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아이비엠의 최고는 곧 세계 최고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만든 표준들이 세계 표준으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비엠에서 나온 최고의 아이디어는 언제나 세계적인 잡지에 발표될 수 있고, 원할 때는 언제든지 세계 각곳의 현지 공장에서 세계 최고, 최대의 벤치마크 테스트를 행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를 위해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만큼 자랑스런 만족감이 또 있겠습니까? 세계를 향한 봉사와 더불어 각자의 모국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아이비엠맨인 동시에 그들의 모국을 가진 이들이기 때문이지요." 하염없이 이어지는 맥그로디 부사장의 자랑은 이들이 품고 있는 자부심을 확실하게 내보인다. 전 세계의 과학 역사에 쏟아진 아이비엠의 공헌에 대한.
왓슨과 알마덴 연구소에는 20여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우수한 두뇌에 열정을 더해 연구를 진행 하고 있다.
아이비엠 연구소에 있다가 귀국해 고국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들 또한 다수다. 지식에 대한 갈구와 새로운 관점에 접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실력있는 과학자들에게 아이비엠의 손짓은 계속되고 있다.
MDO, 생존을 위한 새 바람
연간 총 매출액의 10퍼센트가 넘는 액수를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하고, 연구의 절대 자유주의를 보장하던 아이비엠 연구소. 연구 결과가 상품화되지 못할 것이 걱정스러워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연구는 그저 연구로 그쳐도 괜찮았다. 그러나, 이곳에도 혁신의 태풍이 불고 있다.
엠디큐(MDQ:Market Driven Quality).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고 그들에게 아낌없는 지원과 무한한 자유를 보장 하라 (Hire the best, Give money, Leave let them)'는 설립자 토머스 왓슨이 세우고 그 이래로 연구소 운영의 전통이던 규칙을 무너뜨리면서 까지 진행되는 이 운동은 연구원들도 상품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요구한다. 각종 분야의 적자가 회사를 휘청 거리게 하는데, 그 중에서도 연구분야에서 쌓이는 적자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거대한 조직의 변화는 난형난제의 작업이다. 그러나 순간 순간의 초를 보며 대응할 정도의 탄력성을 요구하는 컴퓨터 산업계의 특성상, 아이비엠의 변화는 필요불가결이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거대한 공룡 조직 아이비엠도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었다. 연구만 하던 연구원들에게 판매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엠디큐(MDA)라는 운동을 통해 아이비엠은 대단한 성공사례들을 만들어 냈다.
알마덴 연구소는 새로운 개념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인 '생명선(Life boat)' 은 엠디큐의 대표적 사례라고 소개할 수 있다. 아이비엠의 시스템이 있는 곳은 어디나 절대 데이터나 서비스를 잃어버릴 위험이 없도록 해 주는 것이다.
정전된 경우까지도. 이 시스템은 원거리에 제2의 컴퓨터를 마련해두고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활용 컴퓨터가 고장을 일으키거나 정전으로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면 재빨리 제2의 컴퓨터와 연결, 데이터를 복구시키는 시스템이다.
알마덴 연구소의 컴퓨터전공인 켄트 트레이버씨가 제안한 이 시스템은 계속적으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금융관련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 일본에서는 메인프레임 컴퓨터의 판매 실적까지 향상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왓슨 연구소는 행정적인 체계의 합리화를 이뤄냈다. 실험 설비나 물품을 하나 구입하려고 해도 70여일 정도의 시간을 요구하던 치명적인 소요 시간을 최소한 10일안에 처리되도록 개선했다. 비용과 구입제품의 크기, 중요도 등에 따라 등급을 정하고 신속하게 구입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그간 있었던 손해와 문제점 등을 해 결했다. 이 혁신은 비용과 개발 결과 물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는 공헌을 했다.
취리히연구소는 예술이라고까지 격찬받은 풀 웨이퍼 레이저 기술을 경쟁 사보다 한발짝 앞서 개발에 성공했고, 또한 창조적인 재능을 보유한 인재들이 서로의 의견을 모아 팀웍을 통해 이룩한 기술로서 더욱 가치를부여받았다.
왓슨 연구소의 실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소는 그간 중복되어 온 소프트웨어 개발과정과 절차를 혁신, 새로운 프로그래밍 팀의 절차를 개발 했다. 이로 인해 코드의 질은 두 배를, 생산성은 5배가 넘는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여전히 아이비엠!
컴퓨터 분야에서 수없이 많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기록을 올려왔던 아이비엠도 불황의 몸살을 앓고 있다. 마치 삼한시대 성역인 '소도 같던 아이비엠 연구소에도 개혁의 바람은 불고 있다. 생존과 대의명분의 갈림길에 선 아이비엠 연구소. 아이비엠의 재기여부는 엠디큐(MDA) 등에 보이는 자구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것인가로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 연구소를 거느리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올해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설립한 아이비엠은 거대한 몸집으로 오히려 발전에 저해를 받는 사정이 되었다. 거기다 현지 아이비엠의 발전과 그와 함께 그 나라에의 공헌이 균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날로 심해지는 비판도 역시 아이비엠이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그렇다고 해도 아이비엠의 두뇌인 아이비엠 연구소가 그동안 인류의 과학과 기술사에 쌓아 온 공적의 만리 장성은 쉽게 넘볼만큼 그리 녹녹한 수준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다. 컴퓨터 업계에는 아직도 아이비엠에 의해, 아니 아이비엠 연구소가 제정하고 세워놓은 표준이 건재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2년 4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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