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컴 1993년 8월호 - 신기술 시리즈 

 강력한 PC와 범용 워크스테이션의 결합 

 

 

 

컴퓨터에 장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오랫동안 인텔의 x86 계열의 CPU가 시장을 독점해 왔으나 보다. 강력한 고기능의 하드웨어를 원하는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하드웨어 그룹이 형성되고 있다. 인텔은 x86 프로세서 기술을 대치하기 위하여 펜티엄 칩을 선보였고 펜티엄 발표에 맞추어 많은 RISC칩 제조 회사에서는 범용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RISC칩을 발표하였다.

 

 


PC와 워크스테이션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 개발 이후 90년대 초까지 아키텍처와 운영 체제 부분에 있어 PC와 워크스테이션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PC 아키텍처로는 인텔의 x86 계열과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이용되는 모토롤러의 6800 계열의 칩이 이용되었고, 운영 체계로는 IBM 계열에서는 MS-DOS와 윈도우 프로그램이, 매킨토시에서는 맥 OS, PS/2 계열에서는 PC-UNIX가 사용되었다.

 

이런 개인용 컴퓨터와는 달리 RISC칩(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 축소 명령어 세트)이 사용되는 워크스테이션에서는 주로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스팍 CPU, 휴렛 팩커드의 PA, 클리퍼 (CLIPPER), IBM/RS가 사용되었고, CISC (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 복합 명령 세트)로는 모토톨러의 x800이 맥을 이어왔다.

 

OS 역시 도스나 윈도우가 아니라, UNIX 프로그램으로 썬의 솔라리스, HP-UX, IBM-AIX, DEC-ULTRIX들이 주로 사용되었고, 이외에는 특정 기업에서 제작된 워크스테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유닉스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렇게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가 완전히 다른 아키텍처를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지원하는 OS가 달라 설혹 RISC칩을 데스크톱에 사용 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기존에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도 사용할 수 없어 별 쓸모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PC의 워크스테이션급 성장을 어렵게 만들었던 것은 가격이 었다. PC는 80만원(1천달러)에서 4백만원(5천 달러)의 금액이면 충분히 구입이 가능하나, 워크스테이션은 최저가 5~6백만원(7천불) 정도이며 8백만원 (10만 달러)을 넘는 고가여서 PC와의 가격 비교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런 장애의 벽은 90년대 후반기가 되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93년 상반기부터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는데, 이런 바람을 몰고 온 가장 큰 원인으로 펜티엄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각 RISC칩 제작 회사에서도 이전부터 개인용 PC에 장착할 수 있는 범용 RISC칩을 개발 중이었으나 발표 시기가 그때로 몰려 그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펜티엄은 RISC칩의 주요 특징이었던 수퍼 스칼라 형식이나 수퍼 파이프라인 방식을 채택하여 괄목 할만한 성능상의 향상이 이루어져, 586, P6, P7 등 차세대 CPU는 RISC파워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PC 업계의 CPU 성능 향상과 반대로 워크스테이션에서 사용되던 RISC칩은 일반 데스크톱 형 PC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저가형이 많이 등장하였다.


OS에 있어서도 UNIX는 멀티 아키텍처를 지원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윈도우 NT가 등장하여 OS 문제와 상이 기종에서 애플리케이션 사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게 되었다. 또한 여러 다른 기종에서의 데이터 호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터페이스 분야도 여러가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인터페이스를 조정할 수 있는 분야를 일반적으로 바이너리 프로그램이라 하는데 썬의 WABI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복합 명령어 컴퓨터를 보완한 RISC 구조 

새로운 세대의 컴퓨터로 불리는 컴퓨터 그룹은 분명 개인용 컴퓨터의 기능을 뛰어 넘어 사용자들에게 강력한 컴퓨터 환경을 제공해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컴퓨터와 워크스테이션의 경계를 허물면서 일반 사용자들에게 지원될 고급 기능은 분명 PC용 CPU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RISC칩의 기능으로 가능해 질 것이다.

 

우선 RISC의 의미와 왜 RISC칩이 중요 한지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기로 하자. 지난 20년동안 설계된 대부분의 컴퓨터는 복합 명령어 세트 컴퓨터 (CISC)였다.

 

점차 명령어의 수가 증가되었기 때문에, 고급 언어를 번역하는 컴파일러가 특정한 명령어 세트 전체를 사용하기가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300개의 키가 있는 계산기를 상상해 보자. 각 키의 기능이 그만큼 세분화된 반면, 특정한 키의 용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컴퓨터도 증가된 명령어 수로 인해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명령어를 찾는 것 자체보다는 사용해야 할 옳은 명령어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많은 특정 명령어 중에서 정확한 명령어를 제대로 찾는 경우는 드물다.


CSIS에 많은 명령어가 사용되지만 컴퓨터가 명령어를 직접 이해하지는 않는다. 컴퓨터는 복합 명령어를 수행하기 위해 더 작은 단위로 복합 명령어를 분해한다. 작업 수행에 필요한 기계 주기의 수는 증가된 반면 이런 부수적인 작업은 중앙 처리 장치의 속도가 메모리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에 컴퓨터의 성능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비교적 느린 메모리가 다음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동안 CPU는 충분히 명령어를 해독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컴퓨터는 작업 수행시 대부분 Load, Store, Branch 등의 단순한 명령을 실행한다. 명령어의 20%만이 전체 실행시간의 80%를 차지했다. 예상외로 단순 명령어의 실행이 지배적이어서 새로운 컴퓨터 명령 구조를 도입한다면 그만큼 실행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에 따라 설계 설정은 더 이상 이전의 기준에 따르지 않게 되었으며, 대폭적으로 단순화되고 축소된 형태의 명령어 세트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새로운 구조의 컴퓨터를 축소 명령어 세트 컴퓨터(RISC) 라 한다.

 

단순 명령어 세트를 사용하면, 명령어를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작성해 넣을 수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빠른 속도로 직접 액세스할 수 있다. 따라서 복합 명령어를 해독할 필요가 없으므로 부수적인 노력도 줄어든다. 그 결과, 명령어는 더욱 빨리 실행되고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된다.

 

 

 


RISC의 특징

RISC 칩의 단순 명령어 세트 외에도 명령어 수행시 실행 속도를 높여 줄 수 있는 처리 구조를 갖고 있다. CISC 칩인 펜티엄칩에서도 RISC의 특성인 몇가지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성능 향상의 핵심 기술이 될 RISC만의 구조적 특징 중 대표적인 것이 파이프라인과 수퍼 스칼라 기능이다. 컴퓨터 기능면에서는 이런 기능의 도입으로 성능이 향상될 수 있었으며, 워크스테이션에 주로 채용되던 RISC 칩을 단일칩화 한 것 역시 RISC칩의 범용화에 있어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① 수퍼 파이프 라인 (spuer pipelin| ing) 

여러개의 파이프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파이프라인의 각 스테이지를 소형 파이프 라인으로 취급하게 된다. 클럭 사이클당 1개 이상의 명령을 실행함으로써 그만큼 실행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즉 파이프 라인으로 거의 동시에 여러개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어 두배의 처리 속도 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파이프 라인은 명령 가져오기, 명령해석, 어드레스 생성, 실행, 기록의 5단계로 정수 명령을 실행한다. 하나의 명령이 명령 가져오기 단계를 지나 명령 해석 단계로 진입하는 동안 그 파이프라인은 다른 작업을 수 행할 수 있다. PC용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한개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각 단계의 정수 명령을 수행하게 되므로 다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명령이 완수될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② 수퍼 스칼라 디자인 

수퍼 스칼라는 1개 이상의 실행 유니트를 포함하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로, 여러개의 파이프라인 (실행 유니트)을 통해 시스템의 다른 부분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및 명령을 처리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퍼 스칼라 아키텍처를 갖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동시에 1개 이상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486 CPU의 경우 한번의 클럭 사이클로 대부분의 명령을 실행할 수 있으나, 그 이전의 x86 계열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한개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개의 클럭 사이클이 필요했다. 수퍼 스칼라 방식을 도입한 경우는 여러개의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하나로는 정수 명령을 하나로는 부동 소수점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클럭 사이클당 여러개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③ 단일 칩 실현 

대형 컴퓨터에서는 CPU와 연산 장치, 캐시 메모리 등을 보드에 장착하여 설치하였다. 그래서 PC용 CPU와는 그 크기부터 차이가 있었고, 작은 데스크톱형 시스템에 장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렇게 분리되었던 CPU와 부동소수점연산 장치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보드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고 제품 생산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보다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이 프로세서에 표준 SRAM을 사용해 캐시 SRAM을 CPU와 같은 속도로 최고 100MHz까지 실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작은 크기의 고성능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범용 시스템 준비하는 RISC 그룹

개인용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인텔의 독점 시장이었다. AMD나 사이릭스와 같은 칩 개발 업체가 있지만 90% 이상을 차지하는 인텔칩은 마치 컴퓨터 흐름을 좌우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인용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는 시장에 변화가 생길 듯하다.

 

신세대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앞두고 RISC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른 업체에서도 준비가 만만치 않다. 펜티엄 프로세서의 개발 이후 그런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져 썬마이크로시스템의 마이크로 스팍이나 수퍼 스팍, IBM의 파워 PC, DEC의 알파, 휴렛팩커드의 PA-RISC 등이 범용 시스템을 위한 RISC 그룹으로 등장하고 있다.

 


① IBM의 파워 PC

IBM의 설계 기술과 모토롤러의 제조 기술, 애플의 소프트웨어가 결합되어 만들어낸 RISC칩이다. 이 프로세서는 IBM이 유닉스용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으로 선보인 RS/6000 시리즈의 POWER(PERFORMANCE OPTIMIZATION WITH ENHANCED RISC) CPU를 단일 칩에 구현한 것이다.

IBM RS/6000의 CPU는 5개의 칩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386 급 PC가 4MIPS 정도를 보이는 것과 비교해 파워 PC는 56MIPS를 나타내는 강력 프로세서이다.

 


② 썬마이크로 시스템의 SPARC-수퍼 스팍

수퍼 스팍은 1992년 발표된 최초의 수퍼 스칼라 스팍 칩으로 TI 텍스트인스트루먼트와 공동 개발한 것이다. 내부에 4개의 파이프 라인과 8기능 유니트(3정수 ALU, SHIFTER, LOAD/STORE BRANCH, 부동점 곱셈, 부동점 나눗셈)가 지원된다.

 

마이크로 스팍칩 계열은 칩 하나로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구현한 것인데, 100달러 대의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싱글 스칼라,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디자인된 마이크로 스팍 CPU는 스팍 인터내셔널이 정의한 스팍 아키텍처 버전 8에 기반을 두고 있는 32비트 아키텍처이다.

 


③ 디지탈사의 알파

가장 완벽한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불린다. 200Mz의 내부 클럭 속도를 갖고 있으며 168만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 있다. 수퍼 스칼라 구조를 갖고 있고 클럭 사이클당 2개의 명령어를 수행 한다.

 


④ MIPS의 R4000

현재 Rx000과 같은 RISC 구조를 채용하였으며, R2000과 R3000, 그리고 R6000 등과 코드 레벨에서 호환된다. 완전한 64비트 RISC칩으로 정수 연산 유니트와 부동점 소수 유니트, 가상 주소 공간과 내부 데이터 버스, 그리고 외부 데이터 버스도 완전한 64비트로 구성된다.

 

정수 연산이나 부동 소수점 연산을 모두 64비트 단위로 수행한다. 32개의 범용 64비트 레지스터를 포함하고 있으며 32비트 프로세서로 동작할 때는 이들 레지스터는 32비트 폭이 된다. RISC의 특성상 명령어의 길이는 모두 32비트를 가진다.

 

 

 

문제는 소프트웨어

개인용 워크스테이션으로 예상하고 있는 신세대 컴퓨터는 하드웨어 차원의 통합은 이미 완성된 듯하다. 하지만 컴퓨터는 소프트웨어의 지원 없이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하드웨어적으로 이미 PC와 워크스테이션의 차이가 없어 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원해줄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5월달의 윈도우 NT 발표로 소프트웨어의 통합이나 지원도 이제 개발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사용자는 아무리 시스템이 고급화되어도 기존에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면 선뜻 고급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려 하지 않는다. 결국 IBM과 맥이 각 시스템과 운영 프로그램의 특성상 다른 분야에서 각 각 더 뛰어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데이터 호환이 보장되지 않아 두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가 맥과 IBM으로 두갈래의 길을 가듯이 소프트웨어의 지원없이는 PC와 워크스테이션은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결국 완벽한 통합 시스템은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PC와 워크스테이션의 통합 이 완벽한 성능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복잡하고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더 큰 용량의, 더 빠른 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급 기종의 뛰어난 기능을 PC에서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각 시스템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가능한 것인데, 이런 개발들은 그런 환경을 마련하는 기초 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글은 지금은 없어진 컴퓨터 잡지, 마이컴 1993년 8월호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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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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