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100장면 - 32. 잔 다르크, 오를레앙을 구하다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1339-1453)
*그때 우리 나라에서는
1348년/'서경별곡', '청산별곡', '가시리', '동동' 등장
1359년/홍건적 침입
1363년/ 문익점, 원에서 목화씨 가져옴
1412년,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시작한 지 73년재 되는 해 프랑스 동부 동레미라는 마을에서 잔 다르크라는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그녀는 몹시 쾌활하고 명랑한 소녀로 자랐다.
13살 되던 해 여름, 그녀는 천사들의 합창소리를 들었다. 이어 천사장 미카엘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프랑스를 지켜라, 잔. 오를레앙을 구하거라.'
그러나 태어나서 한 번도 자기 마을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시골소녀인 잔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천사의 소리는 그후로도 몇차례 들려왔다.
'잔, 왜 망설이느냐? 그것이 너의 사명이다.'
그녀는 드디어 결심을 하고 근처에 사는 기사 보르리를 찾아갔다. 그는 왕세자 샤를의 충실한 부하로 알려져 있었다. 잔을 만난 보르리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엾게도 머리가 돈 모양이군. 어서 끌고 나가거라.' 그러나 잔 다르크는 단념하지 않고 매달렸다.
'저는 프랑스를 구하라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어요. 제발 왕세자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잔의 간청에 마침내 보르리는 그녀를 왕세자에게로 보냈다. 1429년 봄, 잔의 나이는 17살이었다.
'네가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데 무슨 증표라도 갖고 있느냐?'
'제게 군대를 주세요. 그러면 오를레앙에서 승리하여 그 증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영국군에게 포위왼 오를레앙은 시시각각 죄어오는 포위망 속에서 어렵게 버티며 원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량은 다 떨어져 사람들은 하루에 검은 빵 한 조각도 입에 넣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굶주림과 피로로 사람들은 쓰러져갔다. 그때 신기한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소녀가 군대를 거느리고 오를레앙을 구원하러 온다.'
사람들은 의심하면서도 기대에 부풀어 기다렸다. 드디어 잔 다르크가 백마 위에 높이 앉아 한 손에 신의 깃발을 들고 오를레앙 시민 앞에 모습을 드런자 사람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다.
잔 다라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영국군을 공격해들어갔다. 마침내 승리는 프랑스 군에 돌아가고 오를레앙은 포위된 지 무려 209일 만에 자유롭게 되었다.
잔 다르크는 왕세자가 있는 시농성으로 돌아와 빨리 대관식을 올려야 한다고 재촉했다. 1429년 북프랑스의 랭스 대사원에서 대관식이 열리고 왕세자는 프랑스 국왕 샤를 7세로 즉위하였다.
잔 다르크는 이번엔 수도 파리를 향해 진격, 영국군 손에 넘어간 파리를 되찾고자 했지만 웬일인지 샤를 7세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 동안 전열을 가다듬은 영국군이 콩피에뉴를 공격해오자 잔 다르크는 곧장 그리로 달려갔다.
그런데 달아나는 적을 쫓다가 그만 적진 깊숙히 들어간 잔 다르크는 사로잡혀 포로가 되고 말았다. 영국은 그녀를 종교재ㅍ에 회부했다. 7번의 재판 끝에 잔은 마녀로 지목되어 화형을 선고받았다.
1431년 5월 30일 루앙 시 광장에는 군중이 가득 찼다. 마녀, 이교도, 우상숭배자라고 쓰인 모자를 쓰고 화형대에 오른 잔 다르크, 그녀는 끝까지 굽히지 않고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음을 주장하면서 불길에 휩싸여 죽어갔다. 열 아홉의 꽃다운 나이였다.
백년전쟁은 왕위계승권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간의 주도권 싸움이었다. 1339년 시작되어 1453년에 끝나 무려 백여 년간 지속되었기 때문에 백년전쟁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전투가 있었던 기간은 그리 많지 않다.
전쟁은 시종 영국이 우세했다. 영국군은 커다란 활을 지닌 보병부대와 대포를 동원, 중무장한 프랑스 기사들을 쓰러뜨렸다.
전쟁기간 중 영국과 프랑스는 양쪽 다 왕권이 불안정하여 몇번이나 왕이 바뀌었다. 프랑스의 샤를 6세가 죽자 영국은 대군을 이끌고 오를레앙을 포위했다. 이곳만 점령하면 프랑스 전역을 수중에 넣게 되는 것이었다. 프랑스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았다.
바로 이때 기적처럼 등장한 인물이 잔 다르크였다. 잔 다르크의 활약과 죽음은 프랑스 인들의 애국심을 드높여주었다. 용기백배한 프랑스 군은 영국군을 차례로 몰아내고 1452년 보르도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백년에 걸친 기나긴 싸움은 프랑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백년전쟁은 봉건시대의 막을 내리는 전쟁이었다. 이 전쟁으로 중세기사층은 대거 몰락했다.
한편 사람들은 오랜 전쟁을 겪으면서 어렴풋하나마 국민감정과 민족의식, 즉애국심을 갖게 되었다. 잔 다르크는 바로 그 애국심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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