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룡지기 (屠龍之技)
용의 눈물, 여기에서 그치다
屠(잡을 도) 龍(용 룡) 之(갈 지) 技(재주 기)
장자莊子 <열어구편列禦寇篇>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있다.
장자는 주팽만은 용을 죽이는 방법을 지리익에게서 배우는데, 천금이나 되는 가산(家産)을 탕진하고 삼 년만에야 그 재주를 이루었지만 그것을 써먹을 곳이 없었다(朱 漫學屠龍於支離益, 單千金之家, 三年成技, 而無所用其巧).
성인은 필연적인 일에 임할 때에도 필연으로 여기지 않으므로 마음속에 다툼이 없지만 범속한 사람들은 이와 반대로 마음속에 다툼이 많다. 라고 말하며, 소인들은 사소로운 일에 얽매여 대도(大道)를 이룰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屠龍之技 란, 곧 많은 돈과 세월을 투자하여 배웠으나 세상에서 써먹을 데가 없는 재주를 말한다. 본시 龍 이란 상상 속의 동물일뿐이니, 주팽만이 고생 끝에 배운 기술은 결국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는 것이다.
호가호위 (狐假虎威)
여우 뒤엔 호랑이가 있었다
狐(여우 호) 假(빌릴 가) 虎(범 호) 威(위엄 위)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에는 기원전 4세기 초, 중국의 전국시대 초나라의 선왕(宣王)이 위(魏)나라 출신의 신하인 강을(江乙)에게 북방 강대국들이 초나라 재상(宰相) 소해휼(昭奚恤)을 두려워 하는 이유를 묻는 대목이 실려 있다.
강을은 여우와 호랑이의 고사 를 인용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즉, 짐승들이 두려워 한 것은 여우가 아니라 그의 뒤에 있던 호랑이였다는 것이다.
이는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두려워 하는 것이 재상 소해휼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선왕의 강병(强兵)임을 비유한 것이었다.
이렇듯 狐假虎威 란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의 권세나 배경을 빌어 위세 부리는 사람 을 비유한 말이다. 狐假虎威 를 일러 영어로는 an ass in the lion's skin(사자의 탈을 쓴 나귀) 이라고
하지만 죽은 사자의 탈을 쓴 나귀보다는 살아있는 호랑이를 꼬여 뭇 짐승들을 속인 여우쪽이 훨씬 교활하고 가증스럽다.
烏鳥私情 (오조사정)
할머니를 모시는 손자의 효심
烏(까마귀 오) 鳥(새 조) 私(사사 사) 情(뜻 정)
진(晋)나라 사람 이밀(李密)이 쓴 <진정표陳情表>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실려있다. 이 글은 조모 유씨의 병세가 위독하여 이밀이 부득이 관직을 사양하게 됨을 황제께 고하는 글이다.
저는 조모가 안계셨더라면 오늘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며, 조모께서는 제가 없으면 여생을 마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금년 44세이고, 조모 유씨는 96세이니, 제가 폐하게 충성을 다할 날은 길고 조모 유씨에게 은혜를 보답할 날은 짧습니다.
까마귀가 어미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 까지만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烏鳥私情, 願乞終養). 이밀은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하씨가 개가하자,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으며, 효심이 두터워서 할머니의 병 간호를 하고자 황제가 내린 관직을 물리쳤다.
烏鳥私情 이란 까마귀가 자라면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듯 그처럼 부모를 모시는 지극한 효심 을 이르는 말이다. 옛부터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이밀의 <陳情表>를 읽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라고 하였다.
'알쓸신잡 >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사성어 - 교토삼굴 (狡兔三窟), 국사무쌍 (國士無雙) (0) | 2019.06.06 |
---|---|
고사성어 - 거안사위 (居安思危), 교언영색 (巧言令色) (0) | 2019.06.06 |
고사성어 - 일엽지추 (一葉知秋), 가인박명 (佳人薄命), 일목난지 (一木難支) (0) | 2019.06.05 |
고사성어 - 삼인성호 (三人成虎), 일각삼추 (一刻三秋), 개관사정 (蓋棺事定) (0) | 2019.06.05 |
고사성어 - 가빈사양처 (家貧思良妻), 간뇌도지 (肝腦塗地), 청출어람 (靑出於藍) (0) | 2019.06.05 |
고사성어 - 고복격양 (鼓腹擊壤), 서시빈목 (西施顰目),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 (0) | 2019.06.04 |
고사성어 - 신출귀몰 (神出鬼沒), 정중지와 (井中之蛙), 조장 (助長) (0) | 2019.06.04 |
고사성어 - 온고지신 (溫故知新), 후안무치 (厚顔無恥), 난신적자 (亂臣賊子) (0) | 2019.06.03 |